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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아이] 중국의 문명굴기와 김영환


최형규
베이징 총국장


요즘 중국은 말 그대로 ‘역발산 기개세’(力拔山 氣蓋世)다. 남중국해 영토분쟁에서 북한 핵문제, 시리아 내전, 그리고 올림픽 금메달까지 중국 빼고 말하기 어렵다. 그럼 중국인들의 속내는 어떨까. 세 권의 책 속에 답이 있다고 본다.

 먼저 ‘노(No)라고 말 할 수 있는 중국’(中國可以說不)이다. 쑹창(宋强) 충칭(重慶) 경제방송국 기자 등 5명이 쓴 이 책은 1997년 나왔다.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군에 의한 유고 주재 중국대사관 피폭 사건(1999년) 이후 무려 500만 부가 팔려 나갔다. 중화의 응집력으로 미국과 서방에 낸 중국의 첫 도전장이다.

 책은 말한다. “사자(중국)는 조련사(미국)보다 강하다. 이 사실을 조련사는 알지만 사자는 모른다. 사자가 이 사실을 알게 됐을 때 조련사가 자기 식대로 한다면 어떻게 될까”라고 묻는다. 이어 책은 “중국의 13억 인구는 언제든지 군복을 입고 워싱턴으로 갈 수 있다”고 위협한다. 실제로 중국은 이때부터 세계패권을 위한 해군력 강화에 박차를 가해 오늘의 대양해군의 초석을 닦았다.

 두 번째 책은 ‘중국이 뿔났다’(中國不高興)이다. 극작가 황지쑤(黃紀蘇) 등 5명이 2009년 펴냈다. 역시 수백만 부가 팔리며 1년이 넘도록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켰다. 책은 먼저 중국이 화가 난 이유 10가지를 제시한다. 예컨대 1840년(아편전쟁) 이후 후퇴한 자국의 국부(國富)에 화가 나고 “역사상 단 한 번도 없었던 (청나라 말) 중화문명의 퇴보에 화가 치민다”며 자기진단을 한다.

 이어지는 글은 이렇다. “이제 중국은 ‘노’라로 말하는 게 아니고 ‘상대도 안 할 수 있다’(中國可以不說)”. 한걸음 더 나아가 중국은 “조건부로 서방과 결별할 수 있다”며 근육 자랑을 한다. 더 이상 (중국을) 무시하면 가만 있지 않겠다는 거다.

 세 번째 책은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 베스트셀러인 ‘중국에 놀란 세계’(中國震?)다. 장웨이웨이(張維爲) 푸단(復旦)대 교수가 지난해 썼는데 지난 6월 유인우주선 선저우(神舟) 9호 발사와 시험용 우주정거장 톈궁(天宮)과의 도킹 성공 이후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이 책은 한마디로 중국 굴기(?起)의 완결판에 가깝다.

 책은 이제 ‘완력’은 충분하고 문명대국으로 우뚝 솟을 것이라고 선언한다. 한걸음 더 나아가 서구식 발전모델은 갔고 중국식 발전모델이 세계를 호령할 것이라고 단언한다. 그래서 세계가 기겁(氣怯)하고 있다는 거다. 지금의 중국 발전 속도로 보면 능히 예견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이 대목에서 중국에 묻고 싶은 것 하나. 김영환씨가 중국에 구금돼 있는 동안 받았다는 온갖 고문 말이다. 김씨는 고문을 받았다는데 중국 정부는 아니라고 오리발이고 한·중 공동조사까지 거부했다. 이게 중국이 말하는 ‘문명(文明)굴기’는 분명 아닐 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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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