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상대 오르는데 머리 못했어요” 엉뚱한 위트 김장미는 즐거워
10m 공기권총과 25m 권총에 출전한 김장미는 이제 모든 올림픽 일정을 마쳤다.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일이 뭐냐는 질문에 “팀원들과 회식을 하고 싶어요. 제가 쏴야죠”라고 답했다. 취재진이 영국의 비싼 물가를 걱정하자 “그래도 금메달 땄으니 괜찮아요”라며 해맑게 웃었다. 김장미는 여자사격에서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여자 소총에 출전한 여갑순 이후 20년 만에 금메달을 따낸 주인공이 됐다. 여자 권총에서는 첫 금메달이다. 이런 사실을 알고 있었느냐고 묻자 “저 기사 다 찾아봐서 알고 있었어요. 기사 보면서 ‘금메달 따면 내가 이렇게 되겠구나’라는 생각에 기대도 됐고요”라고 말했다. 자신을 향한 관심을 부담으로 여겨 무너지는 선수들도 있지만 김장미는 이 모든 상황을 충분히 즐겼다. 특히 대회를 앞두고 충북 진천 선수촌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는 “변경수 감독님이 인터뷰 금지령을 내렸는데 고마운 마음이 크지만 나는 이런 것에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고 말해 듣는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김장미는 한국으로 돌아가면 평소 소원했던 필리핀 세부로 여행도 떠나겠다고 한다. 한때 우유 CF 제의가 들어왔으나 거절했다던 김장미는 이제 CF 제의가 물밀듯이 들어오겠다는 질문에 허리를 숙이며 “어휴, 감사합니다”고 해 폭소를 자아냈다.
발랄하게 인터뷰를 이어가던 김장미는 다음 올림픽에 대한 욕심을 묻자 사뭇 진지해졌다. 그는 “ 기술적으로나 심리적으로 더 보완한다면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도 한번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평소 군인이나 경호원이 되겠다던 자신의 원래 꿈은 어떻게 되는 걸까. 김장미는 “금메달 땄잖아요. 사격선수 계속 해야죠”라고 쿨하게 답했다.
런던=오명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