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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공포에 다 떠는데 느긋하게 웃는 이 회사

1일 전북 고창의 매일유업 상하목장에서 관리인이 젖소 ‘냉수 샤워’를 시키고 있다. 계속되는 폭염에 스트레스를 받은 젖소들의 우유 생산량이 10일째 20% 줄었기 때문이다. [사진 매일유업]


밀·옥수수 같은 곡물 값이 올라 식품업체들에 비상이 걸린 요즘, 밀가루 제조사인 동아원은 상대적으로 느긋한 표정을 짓고 있다. 사전에 밀을 충분히 확보해 놨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평소 외국 기상정보업체로부터 미국 대륙에 대한 3~4개월 장기 예보를 받아 봤다. 그러다 지난 5월 ‘앞으로 미국 가뭄이 극심해질 것’이라는 분석을 입수했다. 동아원 관계자는 “기상 변동성에 대비해 적극적으로 대처하고있다.”고 말했다.

기업들 앞다퉈 날씨경영 도입
W의 공포 예방한 곡물업체 … 미 가뭄 예보에 원료 미리 사놔



 정확한 날씨를 예측하는 것이 기업의 경쟁력인 시대가 됐다. 기후변화에 따라 기상이변이 잦아져서다. 극심한 가뭄이나 홍수·태풍 같은 기상이변은 기업의 원자재 조달은 물론 판로에도 영향을 미친다. 태풍이 잇따르면 해양 수송에 이상이 생겨 제때 원자재를 받을 수 없게 된다. 지난겨울처럼 날씨가 따뜻해지면 패션업체들은 겨울 농사를 망친다. 기업들은 이렇게 날씨 탓에 경영이 흔들리는 현상을 ‘W(weather·날씨)의 공포’라고 부른다.



 W의 공포를 넘어서기 위해 기업들은 날씨를 미리 파악하고 대책을 세우는 ‘날씨경영’에 골몰하고 있다. 제일 민감한 곳은 식품업체다. 아무래도 기상이변이 농사에 영향을 많이 주기 때문이다.



 패션업체도 마찬가지다. 제일모직은 2010년 ‘기상 태스크포스팀’을 꾸렸다. 지난해 1월 장기간에 걸친 이상한파가 있다는 예보를 바탕으로 점퍼·외투 1만 장을 추가 생산하는 식으로 기상정보를 활용하고 있다.



 STX조선은 민간 기상정보업체로부터 조선소가 있는 곳의 국지 기상정보를 제공받아 용접이나 페인트칠을 하는 날짜를 조정한 결과 연간 70억원을 절감했다. STX 측은 “비가 오지 않을 것으로 생각해 용접이나 페인트칠을 했다가 집중호우가 쏟아진 뒤 다시 작업하곤 했다”며 “최근엔 세부적인 날씨 정보를 받은 덕에 비가 오기 전에는 작업을 미루는 방식으로 용접·페인트 비용을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홈쇼핑회사 CJ오쇼핑의 편성팀 김영익 과장은 지난달 25일 폭염이 일주일 이상 지속된다는 예보를 스마트폰으로 받았다. 회사가 계약을 맺은 사설 날씨정보업체로부터 온 것이다. 이에 김 과장은 28일 오후 9시에 한 번 예정됐던 쿨매트 판매 방송을 늘렸다. 주말 동안 총 5회 방송을 했다. 김 과장은 “더위에 잘 맞춰 판매한 덕에 시간당 1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전했다.



 삼성그룹은 2000년대 초반 삼성지구환경연구소를 만들어 이상기후와 기후변화에 따른 경영전략을 짜고 있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기후변화에 대비해 구체적인 전사적 목표를 설정한 뒤 부문별로 목표 달성을 위한 전략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들이 모은 기상정보를 기상청이 활용하고 있다. 현대상선 화물선 6척은 기상청에 정보를 보낸다. 전 세계 바다 곳곳에 흩어져 있다가 현지시간 정오가 되면 기온·해수온도·풍속·풍향 같은 기상 상황을 전해 준다. 이는 기상청이 날씨를 예보하는 자료로 활용된다.



 앞선 기업들이 날씨경영에 나서고 있지만 국내 기업들의 전반적인 상황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미국의 경우 민간업체가 제공하는 기상정보 시장 규모가 9조원에 달하고 종사자는 3만5000여 명에 이른다. 이에 비해 국내 민간 기상정보 시장은 연간 800억원에 불과하다. 민간 날씨정보업체 케이웨더의 김동식 대표는 “미국 기업은 절반 이상이 날씨 정보를 구입해 경영에 활용하는 반면 국내 기업은 이 비율이 9% 정도”라고 했다. 박광준 한국기상산업진흥원장은 “기상이변에 대비하는 기업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다”며 “기업들이 기상정보 활용에 더 큰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라고 말했다.





◆날씨경영=기업이 기상정보를 활용해 원자재 구매나 생산·판매·마케팅 등의 전략을 수립하는 것을 말한다. 기상정보는 기존엔 음료나 빙과류·냉난방기 업체 등의 관심사였지만 최근 이상기후가 빈번해지면서 다른 기업들에도 중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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