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주식 끝났다 vs 그래도 주식

그로스 핌코 CIO(左), 시겔 펜실베이니아대 교수(右)


“주식 투자의 시대는 갔다.”

그로스 “20세기 같은 높은 수익 불가능” … 시겔 “여전히 최고의 장기 투자처”
‘주식 숭배’ 찬반 논쟁 가열



 세계 최대 채권 운용사 핌코(PIMCO)의 최고투자책임자(CIO) 빌 그로스(68)의 주장이다. 그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회사 홈페이지에 ‘8월 시장전망’ 보고서를 올렸다. 제목은 ‘우상화된 숫자(Cult Figure)’.



 그로스는 보고서에서 “주식시장에 투자해서는 지난 세기에 얻었던 것과 같은 높은 수익을 더 이상 얻기 어려울 것”이라며 “수세기 동안 월스트리트의 주문과도 같았던 ‘주식 숭배(Cult of Equity)’가 막을 내리고 있다”고 밝혔다.



 주식 투자를 두고 세계적 금융 전문가 사이에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투자 수단으로 주식의 시대는 끝났다는 ‘공격’과 아직 주식은 충분히 투자가치가 있다는 ‘방어’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이는 세계 금융위기가 깊어지면서 생긴 그늘의 단면이기도 하다.



 ‘주식 숭배’는 미 펜실베이니아대 와튼 경영대학원의 제러미 시겔(67) 교수가 주장한 “장기적으로는 주식이 가장 뛰어난 투자 수단”이라는 믿음을 말한다. 그는 저서 『주식투자 바이블(Stock for the Long Run)』에서 1802년부터 2006년까지 204년에 걸친 미국의 주식·채권·금의 수익률을 분석했다. 물가상승(인플레이션)을 고려한 이 기간 동안의 상승률은 주식이 연 6.8%, 채권은 연 3.5%, 금은 거의 0%였다. 1802년 초에 각각 1달러씩 투자했다면(복리 기준) 204년 뒤 주식은 약 75만5000달러, 채권은 1083달러, 금은 2달러가 됐다는 의미다.



 실제로 1900년대 초 100에도 못 미치던 미 다우지수는 현재 1만3000선을 웃돈다. 그래프는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주식시장에서 ‘언젠간 오른다’는 지난 세기의 경험은 ‘장기 투자’라는 교리를 만들었다. 20세기는 주식 숭배의 시대였다.



 그로스는 그러나 “최근 주식과 채권의 장기수익률 하락세를 감안할 때 시겔 교수가 제시한 주식시장의 연평균 수익률은 우리가 생전 다시 접할 수 없는 역사적인 돌연변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때 푸른 사시나무가 콜로라도의 가을에 노란색으로, 또다시 붉은색으로 변하는 것처럼 ‘장기적으로는 주식이 최고’라거나 ‘어느 기간을 두고 봐도 주식’이라는 주식 숭배는 죽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가 이렇게 주장하는 이유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뛰어넘는 주식 수익률은 지속될 수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로스는 “연평균 수익률 6.6%(1912~2012년)라는 것은 ‘행운의 편지’나 ‘폰지(다단계) 사기’ 같은 것”이라며 “GDP 성장률이 3.5%에 그치는데 어떻게 경제의 한 분야(주식 보유자)가 지속적으로 다른 분야(근로자·정부 등)를 희생시켜 더 높은 이익을 누릴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자 주식 숭배의 원조 시겔 교수가 나섰다. 지난달 31일 미 경제전문 채널인 CNBC에 출연해 그로스의 논리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시겔 교수는 “주식 수익률이 GDP 성장률을 웃돌 수 없다는 논리에는 결함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본 투자를 통해 배당금·이자 등을 얻을 수 있고, 이를 모두 합하면 GDP 성장률보다 높다”며 “심지어 성장이 제로인 경제에서도 자본 이득은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주식 수익률이 GDP 성장률을 웃도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 10~12년간 증시 수익률이 부진하기는 했지만 주식은 여전히 최고의 장기 투자처”라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불황 탓인지 그로스의 비관론이 힘을 받는 분위기다. 앞서 대표적 약세론자인 캐나다 투자회사 글러스킨셰프의 데이비드 로젠버그 이코노미스트 역시 “주식 숭배가 거의 끝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모건스탠리의 애덤 파커 수석전략가는 “연말까지 주가가 12%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