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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부른 검사들, 2시간 동안 엉뚱하게…"

솔로몬저축은행 등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체포영장이 청구된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가 31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두했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는 박 원내대표 뒤쪽으로 민주통합당 법사위원인 박범계·송호창·이춘석 의원(왼쪽부터)이 보인다. [김성룡 기자]


박지원(70) 민주통합당 원내대표가 31일 검찰에 스스로 출두했다. 전날 저녁 민주당은 의원총회를 통해 8월 임시국회를 열고 필리버스터(의사진행 방해)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체포동의안을 저지하기로 결론 냈다. ‘방탄국회’라는 비난에도 아랑곳하지 않겠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박 원내대표는 지난달 19, 23, 27일 세 차례에 걸쳐 검찰의 소환을 거부했다. 그랬던 그와 민주당이 갑자기 방향을 틀었다. 이날 오후 2시30분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변인은 “박 원내대표가 조금 전 검찰청으로 출발했다”고 발표했다. 박 원내대표가 탄 검은색 승용차는 2시58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정문을 지나 ‘서 있는 눈’ 조형물 앞에 섰다.



 카메라 앞에 선 그는 “8월 민생국회를 실종시킬 수 없고, 여야 의원들에게 부담을 드려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혐의와 관련해서는 답하지 않았다. 이춘석·박범계·송호창 의원 등이 동행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장 출신인 유재만 변호사도 함께했다. 모두 박 원내대표의 변호인단이다. 이들은 “검사들이 이날 제1야당 원내대표를 불러놓곤 2시간 동안 인생 역정만 물어봤다”며 “엉뚱하게 시간을 끈 뒤 조사가 부족했다는 이유로 계속 소환해 상처를 주려는 시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검찰에 출석하기 전, 박 원내대표는 바쁘게 움직였다. 검찰 간부 출신 민주당 관계자들과 오전에 긴급 회동을 했다. 이 자리에서 체포동의서에 담긴 혐의와 향후 대책을 논의했다. 당 관계자는 “회의를 통해 체포동의서에 적시한 혐의 외에 검찰에 또 다른 ‘히든 카드(구속을 결정할 수 있는 큰 혐의)’가 없다고 판단했다. 검찰이 밝힌 혐의가 사실과 다른 것을 보고 자신감도 얻었다”고 전했다.



 회동이 끝난 뒤 박 원내대표는 곧장 이해찬 대표를 만났다. 이 대표는 전날 의총에서 “당의 명운을 걸고 싸우겠다”며 ‘박지원 사수’의 선봉에 섰었다. 당 관계자에 따르면 이 대표는 공식적으론 출두 반대 의견을 전달했지만, 원내대표의 출두를 막지는 않았다.



 박 원내대표의 검찰 출두를 지켜본 당 핵심 당직자는 “그가 여러 포석을 깔고 매우 영리한 판단을 내렸다”고 했다. 당은 의총을 통해 8월 임시국회를 열기로 했다. 9월 초에는 11월까지 이어지는 100일간의 정기국회가 개원한다. 국회가 끝나면 본격적인 대선 선거운동이 시작된다. 국회 일정, 정치 일정이 겹쳐 구속될 가능성이 작아진 셈이다.



 그런 안전판과 함께 명분도 노렸다. 스스로 출두함으로써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라는 구속 사유로부터 자유로워졌다. 당 관계자는 “제1야당 원내대표가 자진 출두했기 때문에 검찰도 불구속 수사를 하는 데 문제가 없는 게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민주당 대선 주자들은 큰 짐을 덜게 됐다. 당내에서는 “체포동의안이 처리될(혹은 부결될) 2일에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지지율이 빅뱅을 할 것”이란 자조 섞인 진단이 나돌았다. 박 원내대표를 사수하려다, 민심이 당을 떠나고 대선 주자들의 지지율이 하락할 것을 염려한 말이다.



 동시에 민주당은 대대적인 대여 공세를 예고했다. 우상호 최고위원은 “(부담을 털고) 8월 국회에서 우린 모든 것을 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민간인 불법사찰, 내곡동 대통령 사저, 저축은행 비리,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관련 이슈 등 여권의 의혹에 대해 화력을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박 원내대표의 자진 출두로 ‘방탄국회’ 논란이 마무리된 것은 아니다. 민주당은 이날 단독으로 8월 임시국회 소집요구서를 제출했다. 이로써 국회는 4일 토요일부터 다시 열리게 됐다. 이에 새누리당 홍일표 원내대변인은 “ 8월 국회는 앞으로 필요한 방탄을 위한 대비 차원에서 여는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체포동의서에 적시한 혐의가 사실이거나 새로운 혐의가 발견될 경우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 법무부는 박 원내대표의 체포 동의를 국회에 다시 요구할 수 있고, 방탄국회 논란도 재점화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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