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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없어서 …” “아들 많아서 …” 병영 뛰어든 아줌마 부대

아산 여성 예비군소대 권영숙 소대장과 이순예·김해경·이옥재·갈춘령·송맹숙(오른쪽부터) 대원이 지난 23일 아산예비군 훈련장에서 서바이벌 사격을 끝내고 기념 촬영을 했다.

아산시 여성예비군 소대가 이달 초 아산 실옥동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하고 내 고장 안보 지킴이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 아산시 여성예비군 소대는 연간 4회 이상의 사격, 제식훈련 등 군사훈련을 비롯해 GOP 경계 체험, 전적지와 안보현장 견학 등 지역안보태세 확립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운영되고 있다. 23일 아산예비군 소대의 훈련 현장을 찾았다

“충성” 이날 오전 11시. 계속되는 폭염으로 체감 온도가 40도를 육박하는 가운데 아산 예비군 훈련장에서는 군복을 입은 아줌마들의 구호 소리가 우렁차게 울려 퍼졌다. 권영숙(51) 소대장 외 다섯 명. 이들은 아줌마 특유의 억척스러움과 진지함으로 똘똘 뭉친 아산 여성예비군 소대원들이다. 원래 여성예비군 소대의 총원은 30여 명이지만 이날 훈련에는 여섯 명이 참가했다. 권 소대장은 “각자 하는 일이 따로 있기 때문에 다 모이긴 힘들다”며 “힘들게 훈련받고 봉사도 해서 그런지 단결력만큼은 최고”라고 추켜세웠다.

훈련은 서바이벌 사격 훈련, 심폐소생(응급 처치술), 모의전투 순으로 진행됐다. 구호와 제식은 어설프게 보여도 훈련을 받을 때만큼은 여느 장병 못지 않게 진지하다.

“상체는 좀 숙이시고 영점을 맞춰 표적을 확인하신 뒤 방아쇠를 당기셔야 합니다.”

사격을 지도하는 유성엽 대위의 지시에 따라 여성예비군 대원들은 저마다 자세를 바로잡고 사격에 열중한다.

탕, 탕, 탕! “어머 명중이다.” 표적지에 묻은 물감(서바이벌 탄피)을 보며 신기한 듯 감탄사를 연발하는 송맹숙(47) 대원. 군복과 방탄모를 착용했지만 퍼머 머리와 귀고리가 드러나 아줌마임을 감추기 어렵다.

송 대원은 “진짜 총은 아니지만 사격을 할 때마다 재미있고 신기하다”며 “여성으로서 국방의 의무를 체험하게 돼 보람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유 대위는 “불볕 더위에 어머니 같은 분들이 불평 없이 훈련을 받아줘 존경스럽다”며 “병사들에게 화채나 백숙을 손수 만들어주시기도 해 감사하다”고 말했다.

아산 여성예비군 소대는 지난 2007년 4월 전국에서 15번째로 창설됐다. 현재 충남에는 아산 이외에 당진, 논산에 여성예비군이 창설돼 있다. 여성예비군 소대가 여군 전역자들로 구성돼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대부분은 평범한 가정주부들이거나 직장인들이다. 평생 군대와는 거리가 멀었던 평범한 아줌마들이 군복을 입게 된 것에는 나름의 사연이 있다.

“딸만 둘 키우고 있어요. 주변 사람들은 아들이 있으면 군대에 가기 때문에 슬프다고 하지만 군대 간 아들 면회하고 편지 주고받으며 모자의 정이 더 애틋해지는 걸 보면 부러웠어요.”

권 소대장은 여성예비군에 지원한 계기는 아들이 없어서 느끼는 아쉬움이었다. 딸을 키우며 평소 ‘나도 군대 간 아들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권 소대장은 ‘금녀의 벽’을 뚫고 자신이 직접 군생활을 체험해보자고 마음 먹었다. 2007년 자원 입대한 후 훈련에 빠짐없이 참가했다. 아들 같은 병사들과 함께 훈련해 시간가는 줄도 몰랐다. 그의 성실함과 리더십에 감동한 대원들이 그를 소대장으로 추천해 2009년부터 2년간 소대장 임무를 완수한 뒤 연임돼 2014년까지 소대장 임무를 수행하게 됐다.

2년 차 여성예비군 김해경 대원은 아들만 넷이다. 첫째는 해병대를 자원해 지난 3월 제대했고 둘째는 지난해 10월 육군에 입대했다. 셋째와 넷째도 군 입대를 앞두고 있다.

“아이들이 하나 둘 군대에 가니까 엄마로서 직접 군대를 경험해 보고 싶었죠. 처음 훈련을 받고 아이들에게 ‘군생활 할 만하다’고 우쭐대다 면박을 당하기도 했어요. 군대 간 아이들이 조금씩 남자답게 변하는 걸 보면 흐뭇했고, 저 역시 예비군 활동을 하면서 인내심이 길러지고 남을 배려할 줄 알게 돼 기분이 좋습니다.”

올해 9월 하나 밖에 없는 아들을 군대에 보낸다는 갈춘령(45) 대원은 국방부에서 주부 모니터링 요원으로 활동했다. 군 병사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여러 사항을 건의했다고 한다.

“제가 직접 병영 체험을 하면서 부족한 점이나 개선해야 할 점을 건의했어요. 우리 아들들이 생활하는 곳인데 환경이 좋아야 한다고 생각했었거든요.”

아산 여성예비군 소대는 의료분대 등 3개 분대로 나눠져 있다. 전시와 재난·재해시 구호활동과 후송지원, 선전활동 등의 임무가 부여된다. 요즘 같은 혹서기에는 병사 사기 진작을 위한 배식과 각종 사회 봉사활동을 통해 민·군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저소득 병사들 가정에 사비를 모아 밑반찬과 김치 등을 만들어 택배로 보내기도 한다. 권현태 교관은(52) “지금까지 안보태세 확립을 위해 노력한 만큼 앞으로도 향토방위의 파수꾼으로 또한 국가안보의 정예요원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글=조영민 기자
사진=조영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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