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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방탄 반대, 발언자 19명 중 2명

검찰이 30일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가운데)에 대해 체포영장을 청구했다. 박 원내대표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박 원내대표 앞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이해찬 대표(왼쪽)와 김한길 최고위원(오른쪽). [오종택 기자]
30일 오후 4시 국회 민주통합당 의원총회장. 단상에 오른 이해찬 대표는 박지원 원내대표에 대한 검찰의 체포영장 청구에 대해 “19대 국회 개원과 함께 제1야당 원내대표를 구속하겠다는 검찰 행태는 명백한 야당탄압”이라며 “당의 명운을 걸고 싸우겠다”고 했다. “40년 민주화 투쟁을 경험한 이해찬이가 박 원내대표가 잡혀가는 걸 두 눈 뜨고 보진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사회를 맡은 박 원내대표의 비서실장 이윤석 의원은 “검찰의 정치공작 분쇄를 위해 노력하는 이 대표에게 박수를 보내 달라”며 분위기를 잡았다. 그러곤 곧바로 마이크를 박 원내대표에게 넘겼다. 박 원내대표는 “의원님들이 저를 믿어 주시리라 믿는다”며 “다시 한번 결백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박지원을 지원하면 (당도) 잘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한명숙 전 대표와 김현미·김재윤·김경협 의원이 발언대에 섰다. 모두 검찰 기소에도 법원에서 무죄판결을 받은 이들이다. 김현미 의원은 “박 대표는 개인이 아닌, 우리 대표이기 때문에 손을 잡아 줘야 한다”며 눈물을 흘렸다.

 ‘하나의 의견’이 압도한 의총은 한 시간쯤 뒤 비공개로 전환됐다. 당의 한 관계자는 “이런 분위기 속에서 어떻게 이견을 말할 수 있겠느냐”며 “잡음을 넣지 말라는 지도부의 경고”라고 했다. 결국 민주당은 국회에 체포동의안이 제출돼 다음 달 2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면 이를 자동폐기시키거나 부결시키기로 했다. 또 8월 ‘방탄국회’도 열기로 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황주홍·김동철 의원이 지도부 면전에서 반기를 들었다. 초선인 황 의원은 “박지원이든 누구든 잘못한 게 있으면 처벌받아야 한다는 것이 국민의 뜻”이라며 “방탄국회는 있을 수 없다는 게 국민 여론이다. 당과 대선을 위해 박 원내대표는 검찰에 나가 죄가 없음을 떳떳이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반론은 반영되지 않았다. 당초 반대 의견의 소장파 의원이 10여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지만, 19명의 벌언자중 2명만 반론을 냈다.

 ◆안철수만 이기는 게임 될 수도=박 원내대표의 체포동의안 표결로 국회는 물론 정당정치가 또 한 번 시험대에 오르게 될 수 있다. 결과에 따라선 여야 모두 지는 게임이 될 수도 있다. 국회가 시끄러워질수록 결국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어부지리를 할 것이란 우려가 여야 모두에서 나온다.

 안 원장은 최근 펴낸 『안철수의 생각』에서 “지금까지 정당이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고 자기들 내부의 이해관계에 따라 후보를 공천하고 정당 자체가 또 하나의 강고한 기득권이 되고 민심과 멀어지게 된 것”이라며 여야 를 싸잡아 비판했다.

 새누리당은 정두언 의원 체포동의안 부결 때처럼 당소속 149명 의원들의 무더기 기권·반대 등으로 또다시 부결되는 것을 최악의 상황으로 전제하고 있다. 당내 유력주자인 박근혜 후보가 ‘특권포기’를 쇄신 공약의 첫머리에 내세워온 상황에서 제 스스로 안 원장에게 12월 대선으로 가는 길을 터주는 셈이란 분석이다.

 표결에서 박 원내대표의 체포동의안이 가결될 경우 새누리당은 대선 악재라는 부담을 털 수 있다. 하지만 민주당(128명)과 통합진보당(13명), 무소속 1명(구속 중인 박주선 의원) 전원이 퇴장한 상황에서 단독 처리하는 모습은 이후 ‘야당 탄압’이란 역풍에 휘말릴 수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부담이다. 따라서 민주당이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와 몸싸움 등 물리력을 동원해 표결 자체를 막는 것도 내심 새누리당이 반기는 시나리오다. 당 관계자는 “손자병법에도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게 최고의 전법’으로 나온다”고 말했다.

 민주당도 속내가 복잡하기는 마찬가지다. 모든 방법을 동원해 표결 저지에 나선다고 했지만 실제로 이런 행동에 나설 경우 여론의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서울지역의 한 의원은 “박지원 구하기에 대한 여론의 질타가 대선 주자들에 대한 민심 이반으로 이어지는 것을 당이 가장 두려워하고 있다”며 “민주당의 결정에 대해 국민은 냉혹한 판단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 원장의 부상으로 지지율 면에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문재인 후보의 고민도 깊어질 수밖에 없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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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