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롬니, 유대계 표심 잡기 급했나 … 아슬아슬 외교 도박

이스라엘을 방문한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29일(현지시간) 유대인의 성지인 예루살렘 통곡의 벽을 찾았다. ‘하나님을 경배한다’는 의미에서 남성 방문객이 관례에 따라 쓰는 키파(유대 전통 모자)를 머리에 두르고 있다. [예루살렘 AP=연합뉴스]

공화당 대통령 후보가 된 지 처음으로 이스라엘을 방문한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도발적인 발언을 쏟아놓고 있다.

 첫 해외 순방지인 영국 런던을 떠나 이스라엘에 도착한 롬니 후보는 29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스라엘의 수도는 예루살렘”이라며 “이곳에서 매우 감동적인 경험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런 뒤 CNN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아는 한 우리의 외교정책은 대사관을 그 나라의 수도에 두는 것”이라며 “이스라엘 정부와 협의해 적당한 때 대사관을 옮겨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롬니의 이 발언은 외교적으로 민감한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스라엘은 1967년 이집트·시리아·요르단과의 전쟁에서 예루살렘 동쪽을 점령한 뒤 예루살렘을 수도로 삼았다. 반면 팔레스타인은 동예루살렘 정착촌 문제를 놓고 이스라엘과 대립해 오고 있다. 동예루살렘을 둘러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갈등을 감안해 미국을 포함해 대부분의 나라들은 대사관을 텔아비브에 두고 있다. 역대 미국 정부는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그런 만큼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겨야 한다는 롬니의 주장은 이스라엘을 고무시키는 반면 팔레스타인을 자극할 수 있는 발언이다.

 특히 롬니는 예루살렘의 구시가지에서 한 연설에서 “미국의 국가안보 최고 목표는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저지하는 것”이라며 “미국은 이란 지도자들이 이스라엘을 향해 악의적인 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할 신성한 의무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종적으로 어떤 선택도 배제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롬니 발언과 관련, 댄 세너 선임 정책참모는 수행기자들에게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저지하기 위해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할 경우 롬니는 그 결정을 존중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대선 100일을 남겨둔 상황에서 롬니의 이 같은 친이스라엘 행보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이스라엘 정책과 차별화를 꾀하는 동시에 미국 내 유대계 유권자들을 겨냥한 다목적 포석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후 중동 평화협상에서 팔레스타인의 입장을 고려하는 발언 때문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갈등을 빚어 왔다. 이란 핵 문제에서도 외교적 해결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재임기간 동안 이스라엘을 방문한 일도 없다.

 반면 롬니는 “이스라엘 안보는 미국의 핵심 국가이익”이라며 “이스라엘과 함께하는 것은 군사적 지원 이상을 의미한다”고 유대계 유권자들을 자극했다.

 미국 내 유대계 유권자의 비율은 전체 4%를 밑돈다. 하지만 막강한 자금력으로 워싱턴 정가에 미치는 영향이 큰 데다 대부분 플로리다와 오하이오 주 같은 스윙스테이트(경합주)에 살고 있어 정치적 힘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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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