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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소녀의 피아니스트 꿈 영글다

한국에서 태어난 막내의 100일을 맞아 우르네 가족이 지난해 찍은 기념 사진. 뒷줄 가운데 서있는 소녀가 맏딸 아르윙 우르. [사진 안산 위스타트 글로벌아동센터]
“나 ‘솔롱고’로 이민간다!” “정말? 송일국 오빠도 보겠네?”

 3년 전 몽골 소녀 아르윙 우르(14)는 꿈에 부풀었다. 드라마에서만 보던 솔롱고(몽골어로 ‘무지개가 뜨는 나라’라는 뜻으로 한국을 지칭)로의 이민이었다. 다들 부러워했다. 우르는 몽골에서 피아노 신동으로 통했다. 몽골국립문화예술대 피아노과 교수인 어머니 토야(39)의 교육 덕분이었다. 딸은 엄마에게 다짐했다. “한국에서 꼭 멋진 피아니스트가 될게요.”

 그러나 ‘코리안 드림’의 벽은 높았다. 다섯 식구가 기독교 선교사인 아버지 강투무르(36)를 따라 무작정 떠나온 이민이었다. 가족 중 누구도 한국말을 할 줄 몰랐다. 맏딸 우르도 “안녕하세요”란 말조차 몰랐다. 집에서만 지냈다. 피아노도 점점 멀리하게 됐다. 우르 어머니는 “다섯 식구 생활비가 월 80만원에 불과해 교육비 부담이 컸다”고 했다. 어머니는 이민 6개월 만에 맏딸 우르를 몽골로 돌려보냈다. 한국에서 최고의 피아니스트가 되겠다는 우르의 꿈도 그렇게 저무는 듯했다.

 그러나 우르는 반 년 만에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다. “가족과 떨어져 지내고 싶지 않았어요. 그리고 피아니스트가 되기 위해 한국에서 할 수 있는 노력을 다 해보자는 오기도 생겼죠.”

 소극적이던 우르가 변하기 시작했다. 우르는 아버지가 구해준 낡은 피아노로 다시 연습에 돌입했다. 우르네 가족은 2010년 9월 안산시에 있는 위스타트(We Start) 글로벌아동센터의 문을 두드렸다. 센터 관계자는 “우르의 어머니가 자존심이 많이 무너져있는 상태였다. 어머니에게 한국어 교실을 소개하고, 아이들도 학교와 유치원에 갈 수 있도록 연결해줬다”고 말했다.

 가족은 점차 희망을 되찾았다. 우르도 센터의 도움으로 피아노 교습을 계속 받게 됐다. 지난해 말 우르는 전국학생피아노콩쿠르에서 대상을 받았다. “한국에서 인정받는 피아니스트가 되겠다”는 다짐대로 ‘강민지’라는 한국 이름으로 출전해 거둔 성과다.

 우르네 가족이 센터의 지원을 받은 지 올해로 2년째, 한국말이 서툴던 어머니는 이제 시장에서 흥정도 한다. 우르는 피아노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꼭 유명한 피아니스트가 될 거에요. 그래야 저처럼 힘든 친구들을 도와줄 수 있으니까요.”

손광균 기자

◆위스타트(We Start) 글로벌아동센터=다문화가족 지원단체. 사회복지사·보육교사 등이 아동 뿐 아니라 부모에 대해서도 맞춤형 지원을 펼친다. 2010년 9월 안산에 1호 센터가 생겼다. 사업비는 삼성전자와 해당 시·군이 절반씩 지원한다. 올해 수원·강진 등으로 센터가 확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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