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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경제민주화’가 대선 보증수표는 아니다

대선을 앞두고 여야 후보들이 너나없이 차기 정부의 핵심 과제로 제시하고 있는 ‘경제민주화’ 공약에 대한 역풍이 불고 있다. 재계는 물론이고 학계에서도 ‘경제민주화’ 공약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가장 큰 비판은 정치권이 제기하는 ‘경제민주화’의 개념 자체가 무엇을 뜻하는지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조윤제 서강대 교수(경제학)는 28일자 본지 칼럼을 통해 “경제민주화는 여러 가지 다른 뜻을 내포하고 있다”며 “정당과 대선 주자들은 모호한 말 뒤에 숨지 말고 국민들에게 명확한 언어와 구체적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한 가지 비판은 경제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경제민주화’ 공약이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지 모른다는 우려다. 경제학계의 원로인 정갑영 연세대 총장은 지난 26일 제주 강연에서 “현재 정치권에서 나오고 있는 각종 공약이 모두 시행된다면 한국경제는 망하고 말 것”이라고 단언하고, “경제민주화 논의가 정치권과 공약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까지 일으키고 있다”고 경고했다.



 더구나 최근 악화된 경제상황이 실제로 경제민주화 공약의 실현 가능성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승훈 서울대 명예교수는 최근 언론 칼럼에서 “세계적인 경기 악화로 한국경제가 당분간 저성장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며 “성장이냐 복지냐의 선택이 아니라 저성장 기조를 전제로 수용 가능한 복지 수준을 따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성장 구조에서는 경제민주화나 복지 확대를 아무리 약속해도 실현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결국 정치권의 ‘경제민주화’ 공약은 정치적 구호로는 그럴듯해 보이지만 막상 실천하자면 걸림돌과 부작용이 적지 않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대선 후보들도 무작정 ‘경제민주화’를 외칠 게 아니라 실현 가능성과 국민경제적 파장을 꼼꼼하게 다시 따져볼 필요가 있다. 앞으로 경제상황이 더 어려워지면 정치권의 ‘경제민주화’ 공약은 자칫 공허한 구호로 전락하거나 경기 악화의 원인으로 지목될 가능성도 있다. ‘경제민주화’ 공약이 대선 승리의 보증수표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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