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적한 시골 마을에서 도박을 하던 주부 수십 명이, 경찰 단속 소식에 놀라 창밖으로 도망을 치다가 한 명이 숨지고 5명이 부상을 입었습니다. 하지만 실제 단속은 없었는데요, 잘못된 정보로 벌어진 어이없는 참극이었습니다.
JTBC 제휴사인 중부일보 김도훈 기자입니다.
[기자]
경기도 광주의 한 전원주택.
이 곳에 60대 주부 30여 명이 모여들기 시작한 건 지난 17일 오후 8시쯤.
이들은 화투패를 5장씩 받은 뒤 승부를 가리는 속칭 '도리짓고 땡' 도박판을 벌였습니다.
마음에 드는 패는 최고 100만원씩 돈을 걸었습니다.
하지만 2시간 뒤, 먼저 도박판을 뜬 일행이 부근을 지나가던 경찰차를 발견하고는 도박을 하고 있는 주부에게 "경찰이 온다"고 알렸습니다.
이때부터 참극은 시작됐습니다.
도박을 하던 주부들이 도박단속이 떴다고 소리치면서 아수라장이 된 겁니다.
30명이 넘는 사람들이 한꺼번에 현관과 주방 창문으로 달아나기 시작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64살 주부 백모씨가 4m가 넘는 창밖으로 뛰어내려 그 자리에서 숨졌습니다.
일부는 불빛조차 없는 어둠 속에서 난간을 넘었고, 하우스 모집책 61살 주부 이모씨는 목뼈가 부러졌습니다.
['사고 발생 집' 주인 : 와서 보니까 여기가 다 엉망이 됐더라고요. 여기와서 그랬다 그러던데 여기서 저거타고 붙잡고 내려가다 (맨홀) 속으로 빠졌다나봐요.]
경찰은 이날 도박판을 벌인 30여 명 중 13명 이상이 도박 전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사고 현장 집' 주인 : 그 사람들이 (도박으로) 들어갔다 나온 지 몇 일 안됐대요. (도박으로) 몇 번 걸렸다고 하더라고.]
경찰은 도박에 참가했던 19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부상자들의 치료가 끝나는 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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