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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와 오리 가족

늑대가 까치발로 선 채 감나무에 온몸을 딱 붙이고 있습니다.
대가리만 살짝 돌려 음흉함이 가득한 눈초리로 오리 일가족의 움직임을 관찰합니다.
늑대는 대단히 풍족한 땟거리를 만났습니다. 오리 가족을 살펴보면, 아빠 오리가 맨 앞에서 뒤돌아보며
‘어딜 가든 항상 조심’을 외치고, 엄마 오리는 알았다고 날갯짓을 합니다.
졸졸 쫓아가는 새끼 오리는 세상 험한 줄 모르고 마냥 즐겁습니다.
남의 집 담장 앞에 쭈그리고 앉아 여러 가지 ‘망상’을 했습니다. 적어도 이 순간의 늑대는 앞날을 내다보고
그 어렵다는 까치발과 숨을 참는 고통을 이겨내며 어떤 순간을 쟁취할 준비를 완벽하게 하고 있습니다.
조만간 벌어질 일을 생각하면 오리 가족의 나들이는 참담함 그 자체입니다.
젊은 친구들이 그려놓은 벽화 앞에서 잡념이 깊어져 꽤나 앉아 있었습니다.
뒤에 들은 바로는 늑대와 오리 가족은 아직도 그러고 있답니다.



이창수씨는 16년간 ‘샘이 깊은 물’ ‘월간중앙’ 등에서 사진기자로 일했다. 2000년부터 경남 하동군 악양골에서 ‘중정다원’을 운영하며 녹차와 매실과 감 농사를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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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