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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로열발레단… 문화 국가대표단 ‘장외 메달밭’ 달구다

16일 저녁 7시30분 런던 트래펄가 광장. 넬슨 제독 동상 아래 설치된 대형 스크린을 중심으로 런던 시민들과 여행객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며칠째 런던을 괴롭히고 있는 빗줄기는 그칠 기미가 없었지만 관객들은 개의치 않았다. 대형 스크린엔 곧 영국이 자랑하는 로열오페라하우스 무대의 검붉은 커튼이 비쳤다. 이어 로열발레단 무용수들이 신작 ‘변형(Metamorphosis)’을 유려한 몸매로 선보였다. 16세기 화가 베첼리오 티치아노의 ‘다이애나와 악티온’ 회화 3점을 모티브 삼아 만든 창작 발레다. 이 작품은 내셔널갤러리와 로열발레단이 런던 올림픽을 기념해 의기투합해 만들었다. 내셔널갤러리에서는 11일부터 티치아노 특별전이 시작돼 9월 23일까지 이어지며 이 작품의 안무 및 연습 영상을 상영하고 의상도 전시한다. 내셔널갤러리 바로 옆 코번트가든의 로열오페라하우스에선 이달 20일까지 매일 밤 공연이 열린다.

트래펄가 광장의 스크린 발레 공연
내셔널갤러리 앞에 있는 트래펄가 광장은 표를 구하지 못한 대중에게 이 작품을 공짜로 선보일 최적의 장소였다. 갤러리에서 특별전시를 보고 나온 이들은 자연스레 갤러리 바로 앞 광장으로 자리를 옮겨 공연을 관람했다. 인터미션 때는 안무가와 공연 관계자들이 로열오페라하우스에서 걸어나와 관객들에게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1 15일 트래펄가 광장에서 ‘흔들리는 사다리’ 공연을 하고 있는 익스트림 댄서스 공연단. 런던 AP=연합뉴스 2 15일 타워브리지에서 퍼포먼스를 펼치는 익스트림 댄서스 공연단. 런던 AP=연합뉴스 3 내셔널갤러리와 로열발레단의 합작 프로젝트 발레 ‘변형’. 사진 로열발레단 4 영국 소도시 벡스힐 갤러리 위에 설치된 버스 오브제. 사진 전수진 기자 5 빅토리아&앨버트 뮤지엄에서 열리고 있는 ‘영국 디자인전’에 소개된 고 알렉산더 매퀸의 이브닝 가운. autumn-winter 2009, Francois Guillot/AFP/Getty Images 6 런던의 명물 건축물 30 St Marys Axe Nigel Young (c) Foster & Partners 7 런던 올림픽 로고 아트 상품.
공연을 보기 위해 케임브리지에서 기차를 타고 왔다는 대학생 킴 애슈턴은 “올림픽을 치른다는 게 잘 와닿지 않았는데, 오늘 보니 올림픽이 확실히 좋긴 좋다”며 “스포츠에 관심 없는 나도 즐길 게 있다는 게 특별하다. 외국인 방문객들도 이 공연을 볼 테니 자랑스럽기도 하다”고 말했다.

트래펄가 광장뿐 아니라 런던 시내 전역이 올림픽 축제 모드로 돌입했다. 런던 올림픽의 모토 자체도 스포츠를 넘어선다. 서배스천 코 조직위원장은 일찍이 런던 올림픽의 세 가지 비전을 ‘문화ㆍ교육ㆍ스포츠’로 천명한 바 있다. 런던 올림픽과 함께 영국 전역에서 진행되는 ‘런던 2012 페스티벌’과 ‘문화 올림피아드’ 행사 규모가 상당하다. 지난봄부터 패럴림픽이 막을 내리는 9월 9일까지 영국 전역에서 셰익스피어 연극 축제 음악ㆍ댄스 공연 등이 펼쳐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 두 행사를 “지금까지 영국에서 열린 축제 중 가장 규모가 클 것”이라고 보도했다. 영국예술협의회 모이라 싱클레어 회장은 NYT와의 인터뷰에서 “런던 올림픽의 주요 구성 요소가 문화가 되도록 오랜 기간 준비해 왔다”고 강조했다. 로열 셰익스피어극단의 데버러 쇼 부단장 역시 NYT를 통해 “올림픽은 인간의 신체적·정신적 그리고 예술적 면을 즐기기 위한 축제”라며 “이번 문화행사들이 성공리에 치러진다면 올림픽 자체의 의미도 새로운 생명을 얻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알렉산더 매퀸의 의상도 전시
문화 행사 중에서도 올림픽에 테마를 맞춘 전시들은 기본 중 기본이다. 로열오페라하우스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본부가 있는 스위스 로잔의 올림픽박물관과 손잡고 ‘올림픽 특별전’을 개최한다. 역대 올림픽 메달ㆍ성화 및 관련 유물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런던 2012 페스티벌의 일환으로 올림픽 개막일(28일)부터 폐막 하루 전인 8월 12일까지 계속된다.

대영박물관도 질 수 없다. 로비에 들어서자마자 관람객을 반기는 건 ‘원반 던지는 사람’ 대리석 조각상이고, 바로 옆 전시실에도 관련 특별전이 열린다. 기원전 5세기 조각상을 리얼리즘으로 재해석한 중국인 예술가 쑤이젠궈(隋建國)의 작품들이다.

한 층 올라가면 런던이 1908년, 1948년 개최했던 올림픽 관련 유물 및 올해 런던 올림픽 관련 아이템들이 관객을 모은다. 특히 올해 런던 올림픽의 메달은 제일 인기 있는 아이템이다. 근처 유치원에서 견학온 케이틀린 스미스(7)는 유리벽에 코를 박고 뚫어져라 메달을 바라보다 “나도 하나 따고 말 거예요”라며 의지를 불태웠다.

자국의 예술감각을 선보이려는 노력도 곳곳에서 읽을 수 있다. 영국 태생으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예술가 다수에게 올림픽 공식 포스터 제작을 의뢰했다. 런던의 명물 엘리자베스타워(구 빅벤)를 재해석한 세라 스미스의 포스터 및 올림픽 오륜기 로고를 재구성한 레이철 화이트리드의 포스터(6080㎝)는 한 장에 7파운드(약 1만2500원)나 한다.

세계적 생활사박물관인 빅토리아&앨버트 뮤지엄에서는 ‘영국 디자인 1948~2012: 근대의 혁신’이라는 제목의 대형 전시(8월 12일까지)가 성황리에 열리고 있다. 벽지 패턴부터 자동차, 패션, 건축 등 영국이 자랑하는 디자인 상품을 고르고 추렸다.

올림픽 포스터에도 예술가의 손길
15일 아침엔 런던 밀레니엄브리지 등 곳곳에서 뉴욕 스트렙공연단의 아크로바틱 공연이 펼쳐졌다. 빨간 유니폼을 입은 수십 명의 단원이 안전띠에 의지해 밀레니엄브리지 위를 날아다니며 아찔한 공연을 선사했다. 런던뿐이 아니다. 영국 남동부 서섹스 지방의 소도시 헤이스팅스 인근 벡스힐엔 새로운 명물이 들어섰다. 지역 갤러리 위에 플라스틱 버스 오브제가 건물에 절반만 걸쳐 있는 모양새로 설치된 것. 문화 올림피아드 일환으로 최근 시작된 전시다. 헤이스팅스 지역 공무원인 제인 엘리스는 “올림픽은 런던에서 열리지만 영국 전역에서 문화 행사가 펼쳐진다”며 “당장은 아니더라도 지금 이렇게 문화마케팅에 투자를 계속해 가면 여행 관련 업계 등 지역경제에 기여하는 바가 클 것이다. 올림픽 특수를 만드는 건 우리의 몫이고 그 최고의 수단은 문화”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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