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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마다 생체 나이 측정 ? 질병 막는 예방치료 길 열려

표은아씨가 맥진기를 통해 맥력지수(맥의 크기), 맥심지수(맥의 깊이), 맥박지수(맥의 빠르기), 맥실지수를 측정하고 있다.


몸에 특별한 이상이 없는데도 피로·수면장애·통증·소화불량과 같은 자각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최근 들어 크게 늘고 있다. 병이라도 생긴 건 아닐까 고민 끝에 건강검진을 받아 보지만 특이한 점은 발견되지 않는다. 대전대학교 천안한방병원이 치료 개념의 현대의학에서는 볼 수 없었던 오장생체기능을 의료장비를 통해 분석, 병이 생기 전에 건강을 지킬 수 있는 과학적인 분석 시스템을 도입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대전대학교 천안한방병원] 오장생체나이 분석 시스템 첫 도입



#1 천안시 신부동에서 9년째 음식점을 운영하는 이덕순(59)씨. 이씨는 30년 넘도록 누구도 경험하지 못한 고통 속에서 세월을 보내야 했다. 음식만 먹으면 어김없이 아랫배에 심한 통증이 느껴졌다. 특히 섬유질이 있거나 차가운 음식을 먹는 날이면 통증은 더욱 심해졌다. 진통제 없이는 일상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였다. 통증이 심해 응급실을 찾은 적도 많았다. 병명을 찾기 위해 서울의 유명 대학병원과 한의원을 다녀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건강검진에서도 특이점은 발견되지 않았다. 병원과 한의원에서 처방한 약을 먹어봐도 통증은 사라지지 않았다. 꾸준히 산악회 활동을 해봐도 나아지는 건 없었다. 그러던 이씨가 천안한방병원에서 34년 만에 고통의 원인을 찾아냈다. 간장·심장·비(췌)장·폐장·신장 등 오장생체나이 측정 결과 다른 장기에 비해 비(췌)장의 나이가 현재 나이에 비해 무려 13.8세가 많다는 결과가 나온 것. 병원에서는 이씨에게 위와 장 등 소화계통을 집중 보호하는 약과 함께 비위 기능을 보강하는 침 치료와 지속적인 뜸 치료를 병행하기로 했다.



이씨는 “내가 왜 음식을 먹으면 아파야 하는지 병명이라도 알고 죽었으면 소원이 없겠다고 늘 생각해 왔는데 그 원인을 알게 된 순간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며 “소화가 안돼 34년간 고통 속에 살아왔지만 병명을 찾았다는 것만으로도 치료가 가능할 것이라는 희망이 생겼다”고 말했다.



※오장 나이 숫자에 +는 현재 나이보다 많음, -는 현재 나이보다 젊다는 것을 의미함. [자료=천안한방병원 제공]
#2 천안의 한 회사에서 식품영양사로 일하고 있는 표은아(35)씨는 첫 아이 출산 후 급격한 피로감에 시달려 왔다. 잔병치레 한 번 없을 정도로 체질적으로 건강하다고 자부해왔던 그에게 오장생체나이 측정은 건강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됐다. 간장나이가 현재 나이에 비해 6.3세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생각지 못했던 심장나이가 무려 9.4세나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 의료진은 표씨에게 심장과 간장을 개선하기 위한 생활관리법을 안내하고 적절한 운동을 통한 체중관리와 근육 강화운동을 병행할 것을 권했다.



표씨는 “아이를 출산한 후부터 극심한 피로가 찾아왔고 출산 후 가진 혈액 검사에서 간 수치가 평균 이상으로 나온 건 알았지만 생각지도 못한 심장 나이가 많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았다”며 “그동안 자각증상도 없었기 때문에 운동만 열심히 하자고 마음먹었는데 이번 결과를 토대로 심장에 무리가 가지 않는 수준의 운동과 함께 그에 맞는 식이요법을 병행하면서 건강을 챙길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전대학교 천안한방병원이 오장생체나이를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한·양방융합검진과 함께 오감형 진단기기를 활용한 임상시험에 들어갔다. 오장생체나이 측정시스템은 ‘내가 정말 건강한지’‘나이에 비해 장기들은 얼마나 늙었는지’ ‘나의 건강 관리법이 몸 상태에 맞는 효과를 발휘하는지’에 대한 물음에 확실하고 명쾌한 답을 의학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도입됐다. 이 시스템은 25만 명의 임상데이터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객관적인 방법으로 평가 받고 있다. 한의사가 직접 진맥을 보고 체형 등을 살피며 진료하는 방식에서 의료장비가 이를 대체해 과학적인 데이터로 수치화했다는 점에서 한방검진에 대한 신뢰도를 한층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천안한방병원이 도입한 맥진기, 설진기, 안면·음성·피부측정기를 포함한 오감형 진단기기는 한국한의학연구원이 개발해 식약청에 등록한 시스템으로 체질별 표준 안면영상과 음성·체형·설문지를 통합해 4가지 체질 특성을 분석, 태음인·태양인·소음인·소양인 등 사상체질을 진단하는 방법이다. 이와 함께 ㈜에이지바이오메틱스 연구소가 개발한 오장생체나이 측정 시스템은 혈액검사와 다양한 임상검사 데이터를 연령에 따라 기준치와 비교해 기능 상태를 파악한 후 한의학 이론에 입각해 장기 노화도에 따라 그에 맞는 약물요법이나 비약물적 관리를 통해 건강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천안한방병원은 오장생체나이 시스템과 오감형 진단기기를 활용한 한방검진과 X-ray 검진 장비, 혈액검사를 포함한 양방검진을 융합한 동서의학검진센터를 개설하고 기업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종합검진을 시행하고 있다.



안택원 병원장(사진)은 “한·양방융합검진을 중심으로 체질음식요법, 온천수치료, 한약팩 요법 등 비약물요법과 치매 예방, 골다공증 예방, 간기능 개선, 피로개선을 위한 약물요법을 병행해 혈액이나 이학적 검사 상 이상은 없으나 통증·불면·무력감 등의 불편함을 느끼는 미병(未病)상태, 즉 준건상 상태를 한방치료분야로 확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예방적 치료에 대처하는 이 시스템은 향후 한의학의 특징인 질병이 발생하기 전에 예방할 수 있는 치미병을 구현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종열 한국한의학연구원 선임연구본부장은 “요즘 한방 의료계가 처한 어려움은 진단과 치료과정의 신뢰도 문제에 근본 원인이 있다”면서 “지금 개발된 한방진단 시스템은 가장 높은 수준의 한의학과 공학기술이 융합된 결과물로 한방의료기술 수준을 높이고 향후 한의학이 세계를 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오장생체나이 측정 문의 041-521-7170



글=강태우 기자 ktw76@joongang.co.kr

사진=조영회 기자



◆오장생체나이=노화에 따른 주요 장기(간장·심장·비(췌)장·폐장·신장)의 기능을 생체나이로 표시한 것으로 오장생체나이가 나쁘다는 것은 주민등록 나이가 같은 사람들에 비해 노화가 빠르게 진행돼 장기 기능이 약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대로 오장나이가 좋다는 것은 노화가 느리게 진행돼 해당 장기 기능이 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병 연구=미병(未病)은 한의서인 『황제내경』의 사기조신대론 등에 ‘미병을 다스린다(治未病)’는 표현으로 최초 언급됐다. 이미 병든 상태를 다스리기보다는 병들기 전에 먼저 다스리라는 의미다. 특별한 이상이 없으면서 피로·수면이상·통증·소화이상 등 자각증상을 호소하는 것을 말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4년 건강군(37.4%), 반건강군(35.3%), 질병군(27.3%)으로 나타났으나 2010년 통계에서는 건강군(8.1%), 반건강군(61.8%), 질병군(30.1%)으로 나타나 건강군이 크게 줄어든 반면 반건강군은 급증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반건강군이 미병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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