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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슬기 잡고 솥밥 짓고 … 추억에 잠기다

이번 주말부터 전국 학교가 여름방학에 들어간다. 미리 계획해두지 않은 부모들은 마음이 급하다. 학원에 찌든 아이들의 마음을 편안히 풀어줄 가족여행을 떠나야 할 텐데…. 푸른 산의 기운을 받으며 물놀이까지 할 수 있는 곳은 없을까. 그런 곳 중 하나가 경남 합천이다. 가야산에서 흘러내린 계곡물에서 아이들과 물놀이하고 물고기 잡다 보면 더위는 저만치 물러간다. 밤이면 황매산에 누워 풀벌레 소리 벗삼으며 별 헤는 재미도 쏠쏠한 곳, 엄마·아빠가 잃어버린 한여름 시골의 추억이 고스란히 살아있는 고장, 합천이다.



신나는 농촌여행 ⑥ 경남 합천

글=이석희 기자 사진=신동연 선임기자



각사 뽈똥 마을 앞에 흐르는 가야천은 여름만되면 다양한 물놀이 체험장으로 변한다. 아이들은 신나게 물고기나 다슬기를 잡을 수 있는 곳이고 엄마·아빠들은 어린 시절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그런 곳이기도 하다.


물고기 잡던 추억-‘각사 뽈똥’ 마을



합천은 가야산 국립공원을 품고 있다. 가야산 자락을 따라 홍류동 계곡이라는 이름난 계곡이 있는데, 여름철 맑은 물이 쏟아져 내리는 모양이 금강산의 옥류천을 닮았다 하여 옥류동 계곡으로도 불린다. 금강산 계곡물 못지않게 시원하고 맑은 홍류동 계곡물이 십 리를 흘러내려 평지 마을인 가야면에 이르면 가야천이 된다. 이 가야천이 여름이면 ‘각사 뽈똥’ 마을의 물놀이 체험장으로 변신한다. ‘각사 뽈똥’ 마을의 ‘뽈똥’은 보리수 열매를 이르는 경상도 방언. 마을 전체에 보리수나무가 심어져 있어 그리 불린다.



“가야천에는 피라미와 망태(‘동사리’의 경상도 방언) 등 민물고기뿐 아니라 ‘고디’도 많이 잡힙니데이.”



각사 뽈똥 마을 김남옥(51) 사무장의 설명이다. ‘고디’는 1급수 무공해 청정지역에서만 잡힌다는, 반딧불이의 먹잇감인 다슬기의 경상도 방언이다.



각사 뽈똥 마을에서 아이들이 두부 만들기 체험을 하고 있다.
최근 합천의 새로운 관광지로 떠오른 영상테마 파크.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등을 촬영한 곳이다.
뜰채를 들고 김 사무장과 함께 가야천으로 들어갔다. 조그만 바위 앞에 뜰채를 갖다 대고 발로 바닥을 휘저었다. 망태 한 마리가 올라왔다. 신이 나서 30분간 열심히 가야천을 휘저었지만, 건진 건 피라미 몇 마리가 전부였다. 가뭄 탓이라고 한다. 대신 고디는 많이 잡혔다. 바위 옆에 다닥다닥 붙어 있어 그냥 손으로 스윽 훑기만 하면 고디가 따라 올라왔다.



고기잡이가 끝난 다음에는 가야천에 몸을 담갔다. 30도가 넘는 뙤약볕 아래였지만 물은 시원했다. “아무리 더워도 우리는 피서 같은 거 잘 안 갑니더. 홍류동 계곡에서 흘러내린 물로 멱만 감아도 시원한기라예.” 김 사무장의 자랑이 이어졌다.



각사 뽈똥 마을은 이색 만들기 체험도 운영하고 있다. 마을 뒷산에 올라 직접 주운 솔방울로 강아지·토끼·부엉이 등 동물뿐 아니라 사람 얼굴도 만든다. 누룽지 만들기 체험도 인기다. 한 가족이 먹을 수 있는 4인용 무쇠솥에 직접 밥을 짓는데, 옛날 방식 그대로 직접 나무를 때 솥밥을 짓는다. 밥 짓는 일만으로도 전기밥솥에 익숙한 아이들에게는 색다른 경험이 된다.



각사 뽈똥 마을 고기잡이 체험은 1인 5000원이다. 누룽지 만들기나 솔방울 공예 체험비도 5000원이다. 손두부 만들기 8000원, 도자기 만들기 1만2000원. 가족들이 묵을 수 있는 다양한 숙소도 많다. 055-931-0900.



별 헤는 밤의 추억-대기마을



대기마을의 블루베리 따기는 이달말까지 운영된다.
가야산 홍류동 계곡은 금강산의 옥류천을 닮았다고 해서 옥류동 계곡으로도 불린다.
각사 뽈똥 마을에서 자동차로 한 시간쯤 떨어진 곳에 대기 마을이 있다. 대기 마을은 블루베리 따기나 옥수수 따기 등 수확의 기쁨을 누릴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이 많은 마을이다.



최근 들어 고소득 작물로 인기 있는 블루베리 따기는 이달 말까지 운영된다. 마을 앞 블루베리 농장에 가면 500g짜리 플라스틱 박스를 준다. 능력껏 따 담으면 된다. 블루베리 열매는 지름이 1㎝ 정도여서 ‘언제 다 담나’ 하는 생각도 들지만, 포도알처럼 주렁주렁 달려 있어 박스가 금세 가득 찬다. 농약을 치지 않아 따 먹으면서 담을 수 있다. 블루베리 수확이 끝나면 8월 초부터는 옥수수 수확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블루베리 따기 체험비 500g 1만5000원. 옥수수 따기 체험비 5000원.



대기 마을이 자랑하는 체험 프로그램이 있다. 여름밤 황매산(1108m) 등반이다. 저녁을 먹고 오후 9시쯤에 자동차로 황매산 8부 능선까지 올라간다. 그리고 풀밭에 누워 밤하늘 별을 구경한다. 해발 800m 이상 고지여서 모기도 없다. 어찌 보면 단순한 일이지만, 아이들에게는 인기 만점이다.



“한밤중에 이렇게 누워 있으면 인공의 소리는 없이, 오직 자연의 소리만 들립니다. 바람소리에다 각종 풀벌레 소리까지…. 도시에서 온 아이들은 이런 소리에 신기해합니다.” 대기 마을 권덕현(50) 사무장의 설명이다.



대기 마을에서도 고기잡이 체험을 할 수 있다. 황매산 자락에 파묻혀 있는 대기 마을은 계단을 이룬 논이 산허리까지 이어진다. 논과 논 사이에 있는 웅덩이에서 미꾸라지를 잡는다. 이제는 정말 귀한 자연산 미꾸라지가 대기 마을에는 흔하다. 체험비 5000원. 대기 마을에는 가족이나 단체가 묵을 수 있는 다양한 크기의 펜션이 많다. 8명이 묵을 수 있는 약 40㎡(12평) 펜션이 1박에 10만원이다. 055-931-1313.



물에서 즐기는 이색 놀이-황강 물놀이



합천을 휘감아 흐르는 황강변의 레포츠 공원.
국내 삼보 사찰중 한 곳인 해인사.
“강원도 영월의 동강과 같은 급류를 타는 맛은 없습니다. 하지만 미로를 탐방하는 것 같은 아기자기한 재미가 있어 가족단위 체험객이 정말 좋아합니다.”



합천 관광개발사업단 강위수(37) 주무관이 설명한 합천 래프팅의 재미다. 합천 래프팅은 읍내를 가로지르는 황강에서 이뤄진다. 읍내에서 자동차로 10여 분 떨어진 곳에 합천댐이 있는데 그 밑의 보조댐 근처 강변이 출발점이다. 지난달 전국 래프팅 명소는 거의 개점 휴업 상태였다. 가뭄 때문에 물이 말랐기 때문이다. 그러나 합천에서는 래프팅이 가능했다. 보조댐에서 매일 일정하게 물을 내려보냈기 때문이다. 황강 수위는 50㎝~2m로 일정하게 유지된다.



보조댐에서 용주교까지 물길은 어림잡아 6㎞ 거리다. 래프팅을 하면 2시간30분쯤 걸린다. 강 주무관의 설명처럼 스릴은 없었지만 재미가 쏠쏠했다. 코스 중간중간에 있는 수초섬에 내려 보트로 만든 미끄럼틀을 타기도 하고 다슬기도 주웠다. 20분쯤 타고 내려가니 보트가 산자락을 휘감아 돌아나왔다. 악견산(623m)이다. 폭이 10m쯤 되는 물길 오른쪽으로 소나무 숲이 이어졌고, 왼쪽은 어른 키만큼 자란 수초가 앞을 가로막았다.



“안개 낀 날 이곳을 지나다 보면 마치 정글을 탐험하는 그런 느낌이 듭니더. 앞은 잘 보이지 않고 주위에서는 뭔가 튀어나올 것만 같은 그런 느낌 있지예.” 래프팅 업체 직원의 설명에 고개를 끄덕였다. 어른 3만원. 051-991-5419.



황강에서는 국내 유일의 수중 마라톤 대회가 열린다. 오는 28, 29일 열리는 ‘2012 황강 레포츠 축제(http://합천마라톤.kr)’다. 황강은 강바닥이 모래여서, 파도만 없을 뿐이지 해안 백사장과 다름없다. 마라톤 대회는 합천 읍내 남정교 아래 레포츠 공원 일대에서 열리는데, 여기는 수심이 깊어 봤자 발목까지밖에 안 된다. 힘이 들기는 해도 위험하지는 않다.



올해 대회는 2㎞·5㎞·10㎞ 3개 부문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축제기간 동안 맨손으로 은어 잡기, 모래 풋살대회, 황강 리버 발리볼 대회 등 다양한 행사가 이어진다. 055-930-3877.





여행정보=서울시청에서 합천 읍내까지 거리는 약 320㎞다. 승용차로 네댓 시간 걸린다. 버스는 서울남부터미널에서 하루 일곱 번 출발한다(첫차 오전 10시, 막차 오후 7시). 어른 2만900원.



 합천 명물이라고 하면 가야산과 해인사다. 요즘엔 영상테마파크가 인기다. 원래는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를 촬영한 세트장이었는데, 지금은 인기 드라마 ‘각시탈’ 촬영지로 쓰이고 있다. 1920년대부터 80년대까지 서울 종로거리를 재현해 놓았다. 055-930-4666.



 합천은 한우와 흑돼지로 유명하다. 삼가 식육식당(055-933-8947)은 합천뿐 아니라 경남에서도 유명한 한우 식당이다. 소고기 모둠 1인분(200g) 1만7000원. 흑돼지는 합천명품토종흑돼지(055-933-1180)에서 맛볼 수 있다. 삼겹살 1인분(150g) 8000원. 해인사 입구 삼일식당(055-932-7254)은 산채 한정식으로 유명하다. 송잇국 1만5000원, 한정식 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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