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안이한 금융당국이 화 키웠다

“우리만 그런 게 아닙니다.”



CD금리 지난해부터 왜곡 … 시장 감시 제대로 않고 영역 다툼하다 문제 불거져
[뉴스분석] 금융권 금리 담합 조사 파장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증권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조작 현장조사에선 진풍경이 펼쳐졌다. ‘담당자가 누구냐’는 조사관들의 질문에 대답한 건 대부분 20대 후반~30대 초반 대리급 직원들이었다. 증권사 관계자는 “거래가 거의 없다 보니 심지어 경리 담당 여직원이 보고하는 곳도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금리 담합도 처벌해야 하지만 중요한 시장금리를 이렇게 방치해둔 감독당국이 더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CD금리 조작 의혹을 둘러싸고 감독당국 책임론이 거세지고 있다. CD금리는 시중 금리가 떨어지는데도 3개월 넘게 연 3.54%에서 꼼짝하지 않았다. 금융당국에 앞서 공정위가 조사에 나설 만큼 비정상적인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감독당국인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한국은행은 뒷짐을 졌다. 되레 권혁세 금감원장은 공정위 조사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금융당국과 협의 없이 공정위가 조사를 시작한 데 불쾌감을 표현한 것이다. 김석동 금융위원장도 “담합 의혹이 있다면 부처 간 협조를 통해야 하는데, 독단적으로 나가면 중구난방이 된다”는 의견을 청와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태 해결이나 대안 마련에 앞서 부처 간 영역 다툼부터 벌인 꼴이다.



 CD금리 왜곡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해 CD 발행이 크게 줄면서 예고된 문제였다. 금융위와 금감원·한은도 이에 대비한다며 지난해 말 ‘단기금리지표 개선 태스크포스(TF)’를 발족했다. 하지만 단 한 번 회의를 한 뒤 TF는 중단됐다. 이때도 영역 다툼이 문제였다. 당초 금감원은 TF를 자체적으로 운영하려 했다. 하지만 금융위가 "정책적인 사안”이라며 제동을 걸었다. 결국 한은까지 가세해 TF가 구성됐지만 서로 자신에게 유리한 방식만 고집해 의견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게다가 은행들은 새 방식이 도입돼 금리가 낮아지면 손해라며 논의에 소극적이었다.



그 바람에 논의는 중단됐다. 당시 TF팀에 관여했던 한 인사는 “금융 당국 누구도 은행에 손해될 일에 앞장서지 않으려 했다”고 말했다.



 CD금리 문제는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은과 금융정책을 총괄하는 금융위, 금융회사의 건전성과 상품을 감독하는 금감원 모두의 책임이다. 금융위는 19일 부랴부랴 TF 회의를 재개하고 언론에 공개했다. 그러나 여전히 근본적인 대책 마련보다 책임 떠넘기기에 열중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19일 “중요한 사안에 대해선 사전 협의를 하기로 2007년에 업무협약을 맺었는데도 일언반구 없이 일방적으로 조사에 착수했다”며 공정위를 겨냥했다. 권혁세 금감원장은 이날 “우리는 2주 전부터 독자적으로 실태 파악을 하는 등 꾸준히 해결책을 찾고 있었다”며 금융위와 한은에 화살을 돌렸다. “CD금리 문제는 기본적으로 금융 정책 당국이 결정할 일”이라는 것이다. 한은은 “기준금리를 정한다고 시장에서 정하는 CD금리까지 책임지란 말이냐”라는 입장이다.



 고려대 이장혁 교수(경영)는 “서로 협의해 시장 혼란을 줄여야 할 정부 부처들이 영역 다툼을 벌이는 통에 시장 혼란과 갈등만 커지고 있다”며 “이 정부에 컨트롤타워가 있기나 한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