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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소연 “CD금리 조작 확인 땐 몇조원 집단소송”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조작 의혹 파장이 한국 금융시스템을 흔들고 있다. 소비자단체들은 CD금리와 연계해 대출받은 고객을 대신해 집단소송을 준비 중이다. 약 324조원어치의 은행 대출이 CD금리와 연계해 이뤄졌다. 금융당국은 CD금리를 대신할 대체 금리 개발에 부랴부랴 나섰다. CD금리 관련 파생상품 시장도 크게 출렁였다. 이번 의혹은 ‘한국판 리보(Libor: 런던 은행 간 금리) 게이트’로 비화할 조짐이다.



‘한국판 리보 게이트’로 번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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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소비자연맹은 공정위 조사와 법원 판결을 통해 조작이 확인되면 금융사에 대해 부당이익금 반환요구 및 집단소송에 나서기로 했다. 이 경우 소송 규모는 역대 최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금소연에 따르면 CD금리가 0.5%포인트 떨어지면 은행권 이익이 연간 1조8000억원가량 줄어든다. 금소연 조연행 부회장은 “CD금리가 수년 전부터 적용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손해배상 요구 범위가 수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소기업중앙회도 이날 성명서를 내고 “그간 시중금리가 내려가도 대출금리는 내려가지 않아 의구심이 있었다”며 “금융권 혼자 결정하는 금리 구조의 불합리성을 개선해 달라”고 요구했다. 정치권도 거들었다. 민주통합당 민병두 의원은 “금융위·금감원은 공정위의 조사에 유감을 표명하기 전에 스스로 감독 태만에 대한 반성부터 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의혹의 당사자인 은행·증권사는 패닉 상태다. CD금리를 담합한다 해도 떨어지는 이익이 별로 없는데 ‘파렴치범’으로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한 대형 은행 관계자는 “대형 은행은 최근 몇 년 새 CD를 발행한 적이 거의 없다”며 “가계부채 문제가 심각해지니 대출 금리를 내리게 하려고 정부가 은행을 압박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도 “거래가 전혀 없어도 CD금리 보고는 매일 해야 한다”며 “멋대로 할 수는 없으니 전날 CD금리를 그대로 보고한 건데, 이를 담합으로 보는 것은 무리”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처럼 과거 기록을 그대로 보고하거나, 거래가 이뤄진 다른 증권사 수치를 참고하는 관행 자체가 ‘묵시적’ 담합이라는 비판도 적지 않다.



 금융전문가들은 일단 공정위의 조사를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금융연구원 김우진 연구위원은 “국내에 권위 있는 단기 기준금리가 없다 보니 어쩔 수 없는 대안으로 CD금리를 사용해 왔고, 지금에야 문제가 터진 것”이라며 “공정위에서 담합 여부에 대한 최종 확인이 이뤄질 때까지 섣부른 예단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공정위 측은 “이런 조사가 마무리되려면 최소한 1년이 걸린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뒤늦게 대책마련을 서둘렀다. 금융위원회·금감원·한국은행·은행연합회 등은 이날 ‘단기지표 개선 방안’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시중은행에서 CD 발행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CD 발행이 늘어야 거래가 늘고, 조작 논란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금융위 관계자는 “CD금리가 문제가 많은 것에 공감하지만, 연동된 파생상품이 많기 때문에 당장 없앨 수는 없다”며 “CD금리를 대체할 단기 기준금리를 만드는 것은 중장기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고객이 대출받을 때는 3개월물 코픽스 금리를 쓰고, 시장의 지표금리로는 통안증권을 쓰는 게 유력한 대안으로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금융시장도 요동쳤다. 증시에서 의혹을 받고 있는 우리·하나·신한·KB금융 등 은행·지주 관련 종목들이 일제히 하락했고, 채권시장도 CD 91일물 금리가 사흘 연속 하락하며 3.22%로 마감했다. 파생상품 시장도 CD금리가 더 내려갈 것에 베팅하는 투자자가 늘면서 크게 출렁였다.



 한편 권혁세 금감원장은 이날 “개선책이 늦어진 데 대한 비난은 달게 받겠다”며 “그러나 결론도 나기 전에 금융회사를 파렴치범으로 몰아가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일부 금융회사가 공정위에 CD금리 조작 사실을 자백하는 ‘리니언시’(Leniency: 자진신고를 대가로 과징금을 감면받는 것)를 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선 “우리가 파악하기엔 은행과 증권사 모두 (리니언시가) 없다고 한다”고 말했다.



◆CD(Certificate of deposit)=은행이 단기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발행하는 무기명 예금증서다. CD금리는 7개 시중은행이 발행한 CD에 대해 10개 증권사가 하루에 두 번 수익률을 금융투자협회에 보고하는 형식으로 결정된다. 변동금리 주택담보·기업 대출의 기준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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