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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한 장으로 진실 알리는 기자, 10년 후 현장서 만나요”

지난 5월 기자에게 한 통의 e-메일이 왔다. ‘저는 청소년 언론인 박상요입니다’란 제목의 글이었다. 박군은 “사진기자의 꿈을 이루기 위해 하루 24시간, 1년 365일 손에서 카메라를 놓지 않는다”며 사진기자에 대한 열망과 꿈을 이루기 위한 노력을 담아냈다. 그의 열정이 모니터 너머까지 전달되는 듯했다.



[우리 학교 달인] 보성고2 박상요군

글=전민희 기자

사진=장진영 기자





박상요군은 사진기자의 꿈을 이루기 위해 틈만 나면 카메라를 들고 현장에 간다.
13일 오전 10시30분 보성고 교정에서 오른손에 카메라를 들고 있는 박상요군을 만났다. 그가 먼저 명함을 내밀었다. “안녕하십니까. 미래의 ‘기자 박상요’입니다.” 박군이 내민 명함에는 ‘스스로넷 뉴스 기자’라고 적혀있었다. 스스로넷 뉴스는 청소년들이 만드는 온라인 언론매체다.



 자신을 ‘청소년 언론인’이라고 소개한 박군은 중학교 때까지 평범한 학생이었다. 성적은 중위권. 확실한 꿈도 없었다.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고, 자신이 찍은 사진을 SNS(소셜미디어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사람들에게 소개하는 게 유일한 취미였다. 부모는 “의사·판사·교사와 같이 훌륭한 직업을 가지려면 쓸데없는데 시간 낭비하지 말고 공부나 하라”고 충고했다. 하지만 부모가 원하는 일이 자신의 적성에 맞을 것 같지 않았다. “누군가가 강요하는 직업을 갖는 게 아니라 제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찾고 싶었어요. 심장이 두근거리는 그런 일 말이죠.”



 박군은 지난해 명동에서 일어난 ‘카페마리’ 사건을 계기로 ‘사진기자’의 꿈을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SNS를 통해 개발예정지역에서 벌어지는 철거민·용역·경찰들의 대치 상황을 접했다. 밤잠을 설치며 오전 4시까지 현장상황에 귀를 기울였다. “놀라운 건 SNS로 당시 상황을 생중계하는 사람들이 평범한 시민이었다는 사실입니다. 기자들은 취재를 해 갔지만 정작 보도가 되지 않았죠. 안타까웠습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공정보도’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약자들을 보호하고 그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데 힘을 보태려면 기자가 돼야겠다고 생각했다. ‘어떻게 하면 기자가 될 수 있나’를 고민하다 현장의 상황을 한 컷의 사진으로 전할 수 있는 ‘사진기자’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이를 계기로 스스로넷 뉴스에 기자 신청서를 냈고, 지난해 12월부터 청소년 기자로 활동 중이다. 그동안 사회·정치·연예·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그가 송고한 사진과 기사만도 100건이 넘는다.



 지난 4·11 국회의원 총선 때도 그의 ‘기자 정신’은 빛났다. SNS를 통해 강남 을(乙) 지역 부정선거 의혹에 관한 소식을 접하고는 카메라를 챙겨들었다. 막차가 끊기면 집에 돌아오지 못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겁내지 않았다. ‘기자는 현장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개표상황과 경찰과 시민이 대치하는 모습 등을 카메라에 담았다. 이때 촬영한 사진은 ‘5.18기념 제8회 서울청소년대회’ 사진부문에서 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요즘도 주말이면 어김없이 카메라를 들고 현장을 찾는다. 각종 박람회와 콘서트, 집회 현장 등 주위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그에게는 취재거리다. 새벽녘부터 자정까지 종일 현장을 누빈다. 사진을 찍고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처음에는 학생이라고 무시하던 현직 기자들도 안면을 익히면서 저에게 ‘잘해보라’는 조언을 해주기도 해요. 뿌듯합니다.”



 단순히 사진을 찍는데 그치지 않는다. ‘보다 정확한 사실을 사진에 담아 전하려면 현장상황을 꿰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학교 교지편집장으로 활동하면서 현장을 파악하고 기사 쓰는 연습을 병행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스스로넷 뉴스에 올린 한 웹툰작가의 인터뷰 기사가 한 포털사이트에서 2만 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때 정말 글 쓰고 사진 찍는 일에 대해 희열을 느꼈어요. 다시 한 번 기자직의 매력을 실감했죠.” 통신사 사진기자가 되는 게 그의 최종 목표다. 이를 위해 신문방송학과나 사진학과에 진학하겠다는 구체적인 진로계획도 세웠다.



 이번 여름방학엔 발에 불이 나도록 현장을 누빌 생각이다. 벌써부터 설렌단다. “보도가 필요한 곳이면 그 곳이 어디든 가장 빨리 현장으로 달려갈 겁니다. 1000자, 2000자의 글보다 한 장의 사진으로 진실을 전달하는 최고의 사진기자가 되겠습니다.” 박군은 기자와 헤어지며 자신감 넘친 인사말을 남겼다.



 “10년 후 취재 현장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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