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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 하나 가르칠 때도 ‘왜’ 유도해야 좋은 학원

강남지역 학부모들은 ‘방학 동안 내 아이를 어떤 학원에 보낼지’가 고민이다. 교육 커뮤니티에서 해답을 찾아보지만 학원에 대한 학부모들의 평가는 제각각이다. 지난해 6월부터 강남보습학원연합회(이하 연합회)를 이끌고 있는 김갑수(49·사진)회장은 “유명한 학원이 ‘좋은 학원’이라는 학부모들의 착각이 오히려 학생들의 성적 향상을 방해한다”고 지적했다.



강남보습학원연합회 김갑수 회장

글=전민희 기자 , 사진=김진원 기자





“수학학원을 예로 들어봅시다. 개념을 설명하고 관련 문제를 100개씩 풀게 합니다. 계산문제는 잘 풀겠죠. 방학이 끝나고 해당 범위에서 비슷한 문제가 출제되면 성적이 오를 수 있습니다. 학원의 명성도 올라갈 겁니다. 하지만 문제풀이만 숙달되고 특정 개념을 문제에 어떻게 적용시키는지를 모른다면 수능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까요?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김 회장은 “단기간 성적향상을 통해 만들어진 학원의 유명세는 오래가지 못한다”고 단언했다. 강남지역 학부모들의 경우 특히 “A가 B학원을 다니고 성적이 올랐다”는 소문에 민감하지만 주입식으로 만들어진 실력은 오래가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아이의 학습 성향과 평소 성격을 면밀히 파악하는 게 제대로 된 학원을 선택하는 첫걸음이다. 1~2개월 만에 학원을 옮기는 학생이 상당수인 것도 학원의 유명세만을 쫓은 결과라는 것이다. “집중력이 부족한 아이는 30~40명이 함께 수업 받는 대형학원에선 성적을 올리기 힘들어요. 오히려 한 강좌에 3~4명으로 운영되는 학원이 도움이 되죠.” 중·하위권 학생은 소그룹으로 진행되는 강의를 통해 강사에 대한 애착심을 갖게 만드는 게 해당 과목의 흥미를 키우는 최선책이다. 하나의 개념을 익히더라도 ‘왜’라는 의구심을 가질 수 있게 유도하고, 스스로 해답을 구하는 과정으로 실력을 키울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강남지역 학부모들이 자녀들의 학원선택 과정에서 의존하는 곳 중 하나가 교육 커뮤니티다. 이곳에는 ‘사교육 1번지’라 불리는 대치동을 포함한 강남·서초·송파지역 학원들의 정보와 평가글이 올라온다. 하지만 김 회장은 “익명을 활용해 특정 학원을 선전하거나 비판하는 글을 올리는 경우가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남지역 학부모들에게 ‘학원에 대한 제대로 된 정보를 주겠다’는 교육 커뮤니티의 설립 목적에는 충분히 공감합니다. 그러나 커뮤니티들도 수익성을 올려야 하니 돈을 받고 학원을 선전해주는 부작용이 생겨났어요. 커뮤니티에 올라온 학원 평가글은 참고자료 정도로만 활용하는 게 좋습니다.”



 지난해 김 회장이 취임하면서 연합회가 강남지역 학원들의 특징을 담은 인터넷 사이트를 준비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학원별 수업 커리큘럼과 강사진 소개, 각종 입시와 진로진학정보가 담긴 교육 사이트 ‘베스트 멘토’는 다음 달 문을 연다. “학생·학부모들이 직접 학원의 수업정보를 보면서 ‘내 아이에게 맞는 학원인지’를 판단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어요. 학생·학부모와 학원이 1대 1로 온라인 상담을 할 수 있는 코너를 마련해 맞춤형 학원선택이 가능하도록 운영할 예정입니다.” 과목별·성적대별로 아이에게 맞는 학원 6~7개를 추린 뒤 온·오프라인 상담을 통해 학생·학부모가 좀 더 구체적인 학원정보를 수집할 수 있게 만든다는 게 ‘베스트 멘토’의 목표다.



 “강남 학원가가 죽지 않았다는 건 옛말입니다. 문을 닫는 학원이 속출해요. 최근엔 부유층을 대상으로 오피스텔이나 아파트에서 진행하는 고액과외가 기승을 부리죠. 이를 막기 위해서라도 학생·학부모들이 학원을 믿을 수 있게 만드는 자구책이 필요했습니다.” 김 회장이 무허가 학원의 횡포를 막고 연합회 회원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별도의 홈페이지(gnbosep.com)를 만들고 ‘학부모·학생 신문고방’을 개설한 이유다. “학생이 한 달 수강료를 내고 수업의 3분의 1만을 듣다 그만두면 법적으로 3분의 2에 해당하는 금액은 환불해줘야 합니다. 하지만 약속을 지키지 않는 학원들이 있어요. 몇몇 학원들 때문에 전체가 피해를 볼 수는 없죠. 이를 막기 위해 학부모·학생 신문고방을 만들어 소비자의 목소리를 들어주기로 한 겁니다.”



 잘 가르치는 것만큼 중요한 게 학원의 신뢰라는 게 그의 철학이다. 학원들의 횡포를 학생·학부모에게 직접 듣고 학원을 돈벌이 수단으로만 활용하는 학원들에게 제재를 가하면서 강남지역 학원이 신뢰를 잃지 않게 만들어가겠다는 생각이다. “더 이상 지식을 무기로 학생·학부모들을 이용해선 안 됩니다. 잘 가르치는 것은 기본이고, 믿음을 주는 학원이 돼야 학부모들이 자녀를 믿고 맡길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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