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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50만원 돈봉투 받은 공무원이 한 말이…

S용사촌 인쇄조합 영업직원 B씨는 2008년 7월 중순 경기도 하남시 한 실내 골프연습장에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 A과장을 만나 현금 60만원이 든 봉투를 건넸다. 돈 봉투 전달은 2001년 초부터 2008년 8월까지 8년 동안 계속됐다. B씨는 “처음에는 매달 50만원을 주다가 돈이 적다고 해 2007년부터 60만원으로 올렸다”고 털어놓았다. 그렇게 건네진 돈은 5000여만원에 이른다.



[탐사기획] 용사촌 명의 빌려 12년 비리 공생
월 50만원씩 8년 받은 심평원 과장도

 인쇄조합 명의를 불법으로 빌린 심모(51·구속)씨 일당은 심평원이 발주하는 홍보지 월간 ‘심평지’(현재는 ‘건강을 가꾸는 사람들’로 격월 발간) 등 각종 인쇄물을 매년 수의계약으로 따냈다. 계약 유지를 위해 뇌물 상납과 식사·술·골프 접대 등을 하며 담당자들을 관리했다. 서울 서초경찰서 수사팀 관계자는 “회사 통장 거래명세와 법인카드 사용 명세, 골프장 출입기록 등을 분석한 결과 뇌물 수수가 사실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골프 접대를 받은 심평원 관계자 중 일부는 자신의 아들 이름을 사용해 라운드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 같은 로비는 국세청을 포함한 다른 30여 개 국가·공공기관의 담당 공무원과 직원에게도 비슷한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경찰이 압수한 S용사촌 인쇄조합의 지출명세서. 영업직원들이 거래기관 공무원에게 식사·술 접대를 한 뒤 기관명·공무원 이름 등을 적은 포스트잇을 붙여 제출하면 장부 정리 후 포스트잇은 떼내는 수법으로 외부 노출을 피했다.


 ◆영수증 없는 지출결의서 많아=인쇄조합에서 10년 가까이 영업직원으로 일했던 C씨는 “비용 결제를 위한 지출결의서 중 영수증이 첨부돼 있지 않은 경우는 대부분 로비용으로 쓴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경찰 압수수색 결과 영수증 없는 지출결의서가 다수 발견됐다. 뇌물 상납과 향응 접대에 쓰인 지출결의서 사용 항목에는 주로 인쇄 교정·교열비, 영업지원비 등의 형태로 허위 표시가 돼 있다. 취재팀이 입수한 2007년 일부 영업직원들의 통장인출 내역서를 보면 K씨의 경우 5개월 동안 접대비와 업무지원비(리베이트로 추정)로 3000여만원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압수된 일부 지출결의서에는 접대 기관·담당 부서·직원 이름이 적힌 포스트잇이 그대로 붙어 있었다. C씨는 “경리가 장부 정리를 끝낸 뒤에는 포스트잇을 모두 떼내 외부 노출을 피했다”고 말했다.



 ◆암행감찰 피해 명절 땐 상품권=로비는 인쇄물 계약과 발주 담당 부서에 집중됐다. 계약부서에는 큰 액수의 리베이트가, 발주부서에는 상대적으로 적은 액수인 몇십만원이 수시로 상납됐다. 리베이트는 통상 계약액의 3~5%였다. 뇌물 상납이 관행화돼 있다 보니 받는 쪽에서도 별 거리낌이 없었다고 한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돈을 먼저 요구한 공무원들도 있었다.



 심씨 일당이 거래한 기관은 대략 200여 개. 이 중 주요 거래처인 30여 개 기관은 특별관리했다. 영업직원마다 3~5개의 담당 기관이 정해졌다. K씨는 국민건강보험공단, 대한적십자사, 한전 KDN, 서울지방보훈청 등을 맡았다. 그는 보험공단 관계자들에게 수의계약 갱신 때마다 1000만~3000만원을 리베이트로 전달하고, 수시로 50만~300만원을 용돈 조로 봉투에 담아준 것으로 조사됐다. 국세청도 주 로비 대상 기관 중 하나였다. K씨는 “국세청 모 부서에 2010년 1월부터 8월까지 매달 부서 운영비로 50만원씩 주고, 담당자들에게 수시로 식사·술 접대를 했다”고 증언했다. 설·추석 명절 때는 10만원권 백화점 상품권 3000여만원어치를 구입해 30여 개 기관 담당 부서에 뿌렸다. 경찰 조사 결과 2004년부터 상품권 구입비로만 매년 6000여만원을 쓴 것으로 드러났다. 직원 C씨는 “암행감찰반 눈을 피하기 위해 명절이 지난 뒤 상품권을 전달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룸살롱 접대 후 2차 성매매도=룸살롱 접대가 잦다 보니 자연스럽게 2차 성접대도 이루어졌다. 직원 B씨는 “2010년 8월 한국관광공사 한 관계자와 서울 장안동 클럽에서 술을 마신 후 2차 성접대까지 했다”고 털어놓았다. 이 관계자는 이후에도 이런 접대를 세 차례 더 받았다. 같은 해 5월엔 서울 송파구 소재 한 술집에서 조달청 관계자에게 접대를 한 후 2차 비용을 냈다. B씨는 “여러 기관 공무원들에게 술과 성접대는 다반사로 이루어졌다”고 했다. K씨는 “매주 수차례 이어지는 룸살롱 접대 때문에 정상적인 가정생활을 하지 못해 영업직원 중 이혼한 사람도 네 명이나 된다”고 말했다. 경찰조사 결과 영업직원들이 쓴 접대용 법인카드 사용액은 월평균 3000여만원에 달했다.



 수사팀 관계자는 “조직적이고 지속적인 뇌물 상납과 향응 접대가 이루어진 정황 증거와 진술이 속속 나오고 있다”며 “심씨와 일부 직원들이 사업 유지를 위해 공무원들을 보호하려는 의도를 보이고 있지만 끝까지 추적해 비리 연루자들을 모두 사법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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