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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퍼 흠집 났다고 100만원 … 렌터카 업체 면책금 횡포

강원도 원주에 사는 김모(28·여)씨는 5월 렌터카 업체에서 중형차를 빌렸다가 접촉사고를 냈다. 남해안으로 여행을 떠나려 했으나 원주를 벗어나지 못하고 앞차와 부딪친 것. 김씨는 “시내 일반도로였기 때문에 속도가 높지 않아 범퍼가 약간 긁히기만 했을 정도의 경미한 사고였다”고 말했다.



명확한 기준 없어 부르는 게 값
업체들 짠 듯 50만·100만원 불러
소비자원 피해 접수 상반기 168건

 하지만 앞차 운전자는 “보험 처리를 하자”고 했고 김씨는 렌터카 업체에 이를 전했다. 그러자 업체 측은 “수리비는 보험 처리하겠지만, 면책금으로 100만원을 내라”고 요구했다. 김씨가 낸 사고 때문에 업체에서 내는 보험료가 올라간다는 게 이유였다. 이처럼 보험료 할증을 근거로 렌터카 업체들이 받는 돈이 ‘면책금’이다.



 한국소비자원은 렌트 차량 면책금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상담이 해마다 늘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2008년부터 지난달 말까지 접수된 렌트차량 관련 상담 2162건을 분석한 결과다. 소비자가 보험에 가입하지 않아 입은 금전손실(31.2%)에 이어 과도한 면책금 청구가 611건으로 28.3%였다. 면책금 관련 피해는 2008년 81건에서 지난해 186건으로 증가했고, 올해 상반기에만 168건이 접수됐다.



 면책금은 ‘부르는 게 값’이었다. 범퍼가 긁힌 것보다 심한 사고를 내서 차량 문이 찌그러진 박모(30)씨의 경우엔 김씨보다 낮은 금액인 50만원을 청구받았다. 김기백 소비자원 자동차팀 조정관은 “보험 할증률은 사고 종류·정도, 보험금액에 따라 다르다”며 “하지만 할증률을 기준으로 면책금을 정해놓은 업체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업체들이 약속이라도 한 듯 30만·50만·80만·100만원을 요구한 것으로 피해상담이 접수됐다”고 덧붙였다. 대부분 소비자는 이처럼 기준 없는 면책금을 지불할 수밖에 없었다. 계약서에 ‘일정금액의 면책금을 요구할 수 있다’는 조항이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08년 5월 “차 사고의 심각한 정도와 상관없이 면책금을 동일하게 청구하는 것은 부당한 계약”이라며 시정권고를 내렸다. 김현윤 소비자원 자동차팀장은 “이후 업체들이 지방자치단체에 신고하는 약관에서는 면책금 조항을 빼고 있지만, 소비자가 직접 보는 계약서에는 여전히 남겨 놓는다”고 지적했다.



이에 “소비자들이 계약서를 작성할 때 정확한 책정 기준을 요구해야 한다. 최근엔 면책금을 받지 않는 업체도 생겼으니 이를 잘 고르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그는 권고했다. 또 일단 면책금을 내고 나면 돌려받기가 어렵기 때문에 과도하다 생각되면 지불하기 전에 소비자상담센터(전국 국번 없이 1372)에 먼저 신고할 것을 권유했다.



◆면책금=보통은 사고 처리비용 중 보험사가 아닌 보험 가입자가 내는 자부담금을 뜻한다. 그러나 렌터카 업계에서는 이와 달리 ‘소비자가 사고를 낸 후 렌터카 업체에 물어주는 돈’이란 뜻으로 쓰이고 있다. 사고 때문에 업체의 보험료가 할증될 수 있다는 점을 근거로 렌터카 업체가 소비자에게 돈을 받아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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