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툭하면 막히는 낡은 싱크대 이웃 가게가 고쳐 줬어요

구로구 디딤돌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한 업체가 부서지고 물도 내려가지 않던 저소득 가정 싱크대(왼쪽)를 교체해줬다. [사진 구로구]
자폐1급인 아들과 단둘이 사는 지모(35·서울 구로구 오류동)씨는 부엌에만 가면 늘 한숨이 나오곤 했다. 아들이 툭하면 부서진 싱크대 수납장 안에 들어가 숨기 일쑤인 데다 배수구도 자주 막히는 탓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그런 걱정이 사라졌다. 지난달 말 한 지역 업체가 지씨의 딱한 사정을 알고 새 싱크대와 가스레인지를 무료로 설치해줬기 때문이다.



구로구 오동나무·버드나무 거리
121개 점포 중 73곳이 나눔 동참

 구로구에서 저소득 취약계층을 위해 나눔활동을 펼치는 가게들이 늘고 있다. 특히 오류동의 ‘오동나무 거리’(440m)와 ‘버드나무 거리’(390m)에선 121개 가게 중 60%가 넘는 73개 점포가 나눔에 동참하고 있다. 16일 오후 찾아간 이들 거리에는 상점이 즐비했다. 업종은 제각각이었지만 출입구에는 똑같은 주황색 현판이 붙어 있었다. ‘서울 디딤돌, 나눔에 참여하는 아름다운 이웃입니다’라고 적힌 현판이다.



 이들 가게는 서울시가 2008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디딤돌 사업’에 동참하는 점포다. 취약계층을 위해 지역 내 자영업자들이 물품이나 재능을 기부하는 사업이다. 음식점은 무료 식사, 병원은 무료 진료, 학원은 무료 수강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참여 업체는 기부한 만큼 지역 내 복지기관으로부터 소득공제용 영수증을 받는다. 김문규 오류2동 상가번영회장은 “올 초 번영회원을 중심으로 디딤돌 사업을 추진했는데 상가도 활성화되고 이웃들과의 정도 더 끈끈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1급 시각장애인인 만삭의 김모(29)씨는 같은 장애를 가진 남편, 네 살배기 아들과 함께 무료로 가족사진을 찍었다. 부부는 확대경을 이용해야 겨우 흐릿하게 사진을 볼 수 있지만 처음 찍은 가족사진에 즐거워했다. 무료 가족사진을 제공한 사진관 ‘뜰’의 심정식(38) 대표는 “장애인·다문화가정·독거노인들의 행복한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 동네들이 오동나무 거리와 버드나무 거리로 불리게 된 것은 지난달부터다. 행정구역상 오류로8길과 서해안로28길이지만 구로구가 나눔 활동에 참여하는 업체 비율이 30%가 넘는 곳을 ‘디딤돌 거리’로 지정하면서 새로운 이름을 붙여줬다. 예부터 오류동에 오동나무와 버드나무가 많아서다.



 ‘백조싱크대’ 점포를 운영하는 정광태(47)씨는 월 1회 장애가 있는 가정을 찾아 무료로 싱크대를 교체해주고 있다. 정씨는 “오류동에서만 20년 넘게 살았으니 주민들 덕분에 먹고산 거나 다름없다”며 “이웃을 위해 항상 베푸는 마음으로 살겠다”고 말했다.



 구로구에는 서울시에서 가장 많은 5개의 디딤돌 거리가 있다. 이성 구로구청장은 “연인원 6만1000여 명이 디딤돌 서비스를 받았다”며 “이 나눔이 전국으로 확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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