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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가 모시러 온 ‘용감한 녀석들’

17일 서울 논현동 모모트 사무실에서 이준강·박희열·손경식·이흔태·홍인기씨(왼쪽 위부터 시계방향)가 어벤저스 캐릭터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안성식 기자]
대학 선후배들이 뭉쳤다. 2009년 달랑 50만원만 갖고 시작한 회사가 창업 3년 만에 연매출 10억원, 직원 10명의 기업으로 컸다. 모교인 대학 강의실 한편에 자리를 잡고 시작했지만 지금은 서울 강남에 99㎡(약 30평) 사무실도 갖췄다. 미국 디즈니와 국내 공동사업을 했고, 글로벌 사업 논의까지 하고 있다. 박희열(29) 대표와 이준강(29)·이흔태(28)씨 등이 만든 모모트 디자인 스튜디오(이하 모모트) 얘기다.



네모난 종이인형 대박 ‘모모트’

 모모트는 ‘네모네모 로보트’의 줄임말이다. 얼굴이 네모난 ‘종이인형(페이퍼 토이)’을 만드는 회사다. 호서대 산업디자인과 재학시절 수업 과제로 제출했던 아이템을 사업화시켰다.



 창업을 한 동기는 좀 남달랐다. 박 대표는 “취업을 못해서”라고 선선히 얘기했다. “취업이 안 될 것 같아 잘할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아이템으로 창업을 하기로 했다”고 회사를 차린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1인분에 3000원짜리 삼겹살 사주고 과에서 1, 2등 하던 애들을 끌어들였다”며 “1년 동안 취업 안 하고 동업하면 돈 벌게 해주겠다고 했더니 넘어가더라”며 웃었다.



 처음엔 나이키·MCM·KT&G·후지제록스 같은 기업들과 사업을 했다. 마케팅용 제품 모형을 종이로 만들어 공급했다. 그러다 좀 더 큰 도전을 꿈꾸게 됐다. 디즈니 같은 곳과 손잡고 세계 시장에 나가보자는 것이었다.



 올 2월 박 대표는 서울 역삼동 디즈니코리아를 찾아가 제품 계약 담당자에게 무작정 제안서를 들이밀었다. 디즈니 캐릭터를 종이인형으로 만들어 국내 시장에서 팔 테니 허락해 달라는 것이었다. 처음엔 디즈니 담당자들이 의심스러운 눈으로 쳐다봤다고 했다. 반응이 이랬다. "미안하지만 당신이라면 지방대 출신에 모자를 눌러쓴 나이 어린 친구를 믿겠느냐."



 박 대표는 이렇게 설득했다. “실력이 없는데 뻥만 치면 사기꾼이고 실력은 있는데 뻥을 치면 사업가다. 페이퍼 토이 분야에선 우리가 확실히 실력이 있으니 믿어달라.”



결국 디즈니의 자회사 마블코믹스의 '어벤저스' 주인공을 종이 인형으로 만들게 됐다. 석 달이 걸려 내놓은 첫 물량 1만 개는 내놓자마자 모두 팔렸다. 모모트의 제품이 인기를 끌면서 현대·롯데·신세계 같은 백화점에서까지 이들의 제품을 팔고 있다.



 제품이 히트를 치자 이번엔 디즈니 본사가 모모트를 주목하게 됐다. 이달 초 미국 본사의 디자인 담당 임원이 이들의 사무실을 찾아와 디즈니의 다른 캐릭터를 모모트가 종이인형으로 만들어 전 세계에 판매하는 논의를 했다.



디즈니코리아 측은 “독특한 아이템이라 글로벌 사업 계약을 추진하게 됐다”고 했다.



 모모트의 성공은 피규어(관절이 움직이는 플라스틱 장난감) 같은 키덜트 상품이 잘 팔리는 ‘때’를 잘 탄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성공에 이르기까지 박 대표는 역경을 겪었다. 모모트 전에 액세서리를 파는 노점을 두 번 차렸다가 접았다. 모모트 초창기에는 ‘투자해 주겠다’는 꾀임에 1000여만원을 날리기도 했다.



 박 대표는 “그릇이 안 되면 창업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만큼 창업에 어려움도 많고 책임질 일도 많다는 얘기다. 그는 “요즘 직원도 늘어나고 회사도 커지는 시점이라 불면증이 생길 정도”라고 했다.



 올 5월엔 서울대에서 강의를 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주최한 학생 창업 특강이다. 그는 “저보다 다 똑똑한 사람들 앞에서 강의하는 게 웃기는 것 같다”면서도 “제 말을 듣고 한두 명이라도 창업하려고 꿈틀대는 사람이 생겼을 것”이라고 했다.



 그의 꿈은 모교인 호서대 후배들을 포함해 1만 명을 고용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드는 것. “이렇게 말하면 될까요. ‘한국의 레고’가 되고 싶습니다.”



채승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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