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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무상보육도 버거운데 무상양육까지 가자니 …

박유미
사회부문 기자
대선을 앞둔 정치권에서 무상보육에 이어 무상양육이 새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무상보육은 어린이집 보육료를, 무상양육은 집에서 키우는 애들한테 주는 양육수당을 말한다. 정부와 새누리당은 17일 고위 당정회의에서 내년 예산에 0~5세 양육수당을 최대한 반영하기로 했다고 한다. 국회가 지난해 말 무턱대고 0~2세 무상보육을 도입했다가 지방재정 고갈과 어린이집 가수요를 초래했는데도 무상양육까지 내걸려고 하는 것이다. 정치권은 서울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 등 지방자치단체들이 무상보육 예산 부족을 호소해도 들은 척도 않는다. 0~5세 아동에게 양육수당을 주게 되면 지금 예산(2052억)의 10배인 약 2조원이 든다.



 민주통합당도 4·11 총선 때 같은 공약을 했기 때문에 여야가 이견이 없어 보인다. ‘0~2세는 양육수당, 3~5세는 보육료 지원’이라는 글로벌 스탠더드를 외면하는 듯하다.



 엄마들의 생각이 궁금했다. 서울 삼성동에 사는 주부 문순정(43)씨는 2년 전 둘째 딸이 태어나자마자 구립·민간·가정어린이집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2년이 지났지만 아직 어느 곳에서도 연락이 없다. 일을 다시 시작하려는 계획을 미뤘다. 문씨는 “구립 어린이집 오리엔테이션에 가보니 원장이 ‘여기 어린이집은 서울대 들어가는 것보다 더 힘들다’고 하더라. 이번에 무상보육을 하고 나서 어린이집에 보내기 더 힘들게 됐다”고 했다. 이어 “돈을 좀 더 받는 것보다 믿고 맡길 수 있는 좋은 시설에, 원하는 시기에 아이를 보낼 수 있는 게 젊은 엄마들의 희망”이라고 말했다.



 서울 서초동 이정민(33·여)씨는 “몇만원 덜 내는 것보다는 믿을 만한 교사와 먹거리가 중요하다”며 “지원이 끊기면 보육교사의 질이 떨어질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무상보육 덕분에 보육료 지원을 받게 된 소득 상위 30% 계층 중 상당수의 관심은 다른 데 있다. 지원금이 살림살이 부담을 덜어주는 효과가 그리 크지 않아 믿고 맡길 만한 보육시설을 더 원하는 것이다.



 무상보육도 부족해 무상양육까지 밀어붙이는 정치권이 이런 부분까지 고민을 하고 있을까. 지난해 무상보육을 결정했던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계수조정소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의 면면을 보면 보육전문가는 거의 없다. 1조원 이상이 더 들어가는 중대한 정책인데도 결정 과정에 전문가 목소리를 반영하지 않았다. 보건복지부 고위 관계자는 “‘무상보육보다 양육수당이 먼저’라고 맞섰지만 정치권이 그리해 버렸다”고 주장했다. 마침 19일 복지부가 ‘보육정책 개선 토론회’를 연다고 한다. 소신 있고 올곧은 주장이 많이 나와 정치권이 번쩍 정신을 차렸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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