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사설] 정치권의 과도한 노사 개입을 우려한다

여소야대(與小野大)로 구성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특정 기업의 노동 현안을 따지기 위한 특별소위원회를 설치한다고 한다. 대규모 정리해고를 한 쌍용자동차와, 일부 근로자가 백혈병으로 희생된 삼성전자가 맨 먼저 도마에 오를 모양이다. 이뿐 아니다. 국회 환노위에는 벌써 58개의 노동관계법 개정안이 발의됐고, 양대 노총은 야권에 ‘공동대책위’를 제안하며 노정(勞政)연대를 강화할 움직임이다. 자칫하면 어렵게 타결시켰던 노조전임자 급여지급 금지, 복수노조, 비정규직 법안 등이 도로아미타불이 될지 모른다.



 국회가 필요하면 기업 관계자들을 불러 경제 현안을 추궁할 수는 있다. 미국 의회가 서브프라임 사태의 책임을 가리기 위해 청문회를 연 것이 대표적 사례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정치권이 노사 현안에 지나치게 개입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국회는 지난해 한진중공업 경영진을 청문회에 불러내 공개적인 망신과 압박을 통해 굴복시켰다. 이런 이벤트로 정치적 효과는 거두었을지 몰라도, 결과적으로 회사를 살리는 데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개별 기업의 노사관계는 기본적으로 노사 자율에 맡겨야 한다. 정치권이 직접 해결하려는 시도는 과도한 정치논리로 경제논리를 왜곡시킬 뿐이다.



 국회 환노위가 3년 전의 쌍용차 법정관리와 정리해고를 다시 들춰내려는 의도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삼성전자 근로자의 백혈병 문제도 아직 의학적으로 규명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정치권이 기업 경영진들을 공청회나 청문회에 줄소환한다면 오히려 경영 정상화를 늦추고 노사 갈등을 장기화시킬 수 있다. 지금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일자리 문제가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치권이 반(反)대기업 정서에 편승해 기업을 압박하고 부담을 떠넘기는 것은 경제민주화가 아니라 ‘경제의 정치화’로 변질되기 십상이다.



 새누리당이 환노위의 여소야대를 허용한 것부터 불길한 전조(前兆)였다. 사실상 노동정책의 주도권을 야당에 넘겨준 것이나 다름없다. 이미 노동단체들의 기대심리가 급상승하면서 현대자동차와 금융노조 등이 파업의 깃발을 올리고 있다. 현장 분위기도 예사롭지 않다. 노조 측이 대화와 타협보다 정치권과 손잡고 사용자를 압박하려는 기미가 뚜렷해지고 있다. 친(親)노동계 야당 의원들은 청문회를 통해 특정 기업의 경영진을 손보겠다며 맞장구치고 있다. 이런 식으로 노사 문제를 정치논리로 풀려고 하면 기업 활동은 위축되고 일자리 사정은 더 나빠질 수밖에 없다.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