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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의 ‘군 과외교사’ 이영호 … 장성택·김경희 수렴청정에 맞서다 잘렸나

김정일 영구차 7인방 중 선두 이영호 북한의 김정은(왼쪽)과 당·정·군 실세들이 지난해 12월 28일 김정일 영결식에서 운구차를 호위하고 있다. 이들은 ‘호위 7인방’으로 불렸으나 김영춘 인민무력부장과 우동측 국가안전보위부 제1부부장에 이어 15일 이영호 총참모장(오른쪽)이 해임됐다. 김정은의 뒤로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 김기남 당비서, 최태복 최고인민회의 의장. 이영호 뒤로는 김영춘, 김정각 군 총정치국 제1부국장, 우동측 이 서 있었다. [중앙포토]


“북한 권력을 나눠 가진 대주주 하나를 하루아침에 몰아낸다는 건 더 큰 권력투쟁의 시발이 될 수도 있다.” 16일 이영호 북한군 총참모장의 전격 해임에 대한 우리 당국자의 해석이다.



 이영호는 북한 군부의 군령권을 한 손에 거머쥔 최고위급 인사다. 우리 당국자가 ‘대주주’로 표현했듯, 그냥 ‘고용 사장’이 아니다. 우리의 합참의장에 해당하는 직위로 현역 군 인사로는 가장 높은 인물이다. 불과 몇 개월 전만 해도 그의 몰락을 예견한 사람은 없었다. 후계자 김정은과 함께 등장해 ‘군부 과외교사’ 역할까지 하며 승승장구했기 때문이다. 북한은 신병 문제로 해임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북한은 고위직의 경우 사실상 종신임용 형태를 취한다. 투병 중에도 현직에 두는 게 관례다. 2010년 11월 82세로 숨진 조명록 군 총정치국장이 대표적이다. 신병 문제는 표면적 이유일 뿐 사실상 숙청됐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휴일 정치국 회의에서 해임하고 이어 하루 만에 전격 발표했다는 점에서다. 익명을 원한 정부 고위 당국자는 “권력투쟁으로 봐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김정일이 ‘김정은 후견인’으로 점찍은 이영호가 장성택(66) 국방위 부위원장과 김경희(66·김정은의 고모) 당 비서 부부, 새 권력 실세로 떠오른 최용해(62) 군 총정치국장 세력에 의해 코너에 몰린 뒤 완전 거세된 것이란 얘기다. 당장은 장성택·김경희 부부의 힘이 세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고위 정보관계자는 “당·정·군 간부들이 김정은보다 고모인 김경희를 더 어려워하는 분위기가 감지될 정도로 장성택 부부의 후견은 수렴청정 수준”이라고 말했다. 항일 빨치산 최현의 아들인 최용해는 1순위로 점쳐지던 이영호를 밀쳐내고 지난 4월 군 총정치국장에 올라 권력서열을 역전시켰다.



 우리 정보당국도 김정일 사망 직후부터 북한 군부와 노동당 최고위급 인사들 간의 권력암투 징후를 포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 소식통은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이 지난해 12월 김정일 장례행사 때 처음 대장 군복을 입고 나오자 군 대장인 우동측 국가안전보위부 제1부부장이 측근들에게 ‘쟤는 뭔데 군복을 입고 돌아치나’라는 말을 했다가 문제가 됐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우동측은 김정일 장례식 때 운구차를 직접 호위한 7인방(김정은 제외)에 들었으나 지난 4월 당대표자회 때 권력에서 밀려나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김정은 체제의 노선 변화를 놓고 갈등을 벌이다 희생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현준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장성택과 최용해가 추진하고 있는 개혁·개방 프로그램에 군부 강경파를 대표하는 이영호가 강한 발언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4월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실패와 핵 실험 불발, 김정은 방중을 둘러싼 중국 지도부의 ‘핵 실험 포기’ 압박 국면에서 경직된 대응으로 김정은의 눈 밖에 났을 가능성도 있다.



 이제 관심사는 이영호의 해임이 김정은 체제의 근간을 뒤흔들 정도의 사태로 번지느냐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당장 그럴 가능성은 작다”고 본다. 당 정치국 회의에서 해임 절차를 밟고 이를 관영매체로 발표하는 등 상황이 적절히 통제되는 분위기라는 점에서다. 물론 권력기반을 송두리째 박탈하는 숙청이 이어질 경우 당사자들이 동요하고, 아직 여물지 않은 김정은 권력체제에도 균열이 더해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통일부 당국자도 ‘북한 군부의 반발 가능성’에 대해 “예의 주시할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수석비서관회의 도중 이영호의 전격 해임 소식을 보고 받았다. 이어 오후 통일기금 행사에서 “노을을 보고 해가 지는 것을 알 수 있듯 여러 상황을 보면 통일이 멀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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