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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통령 카드 신선함이 생명 … 부시 땐 헛정보 흘려

2000년 미국 대통령선거 때 얘기다. 부통령 후보 발표 날짜를 저울질하던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진영에 비상이 걸렸다. 일주일 뒤 부통령 후보로 발표하기로 돼 있는 딕 체니 전 국방장관에 대해 언론이 취재망을 좁혀 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미 대선 러닝메이트의 정치학
막판 표 좌우 … 깜짝효과 노려 숨겨
고어, 면접 때 화물엘리베이터 이용

 선거전략을 담당했던 칼 로브는 홍보 담당자들을 급히 불러모았다. 그러곤 몇몇 기자에게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 부통령 후보는 미주리주 출신의 댄 포스 상원의원’이라는 거짓 정보를 흘리도록 했다. 그날 밤 3개 방송에서 댄 포스 상원의원이 강력한 부통령 후보라고 보도했다. 일주일 뒤 부시 캠프는 딕 체니를 부통령 후보로 ‘깜짝 발표’할 수 있었다. 나중에 칼 로브는 “어쩔 수 없었다. 부통령 카드의 신선도가 우리에겐 중요했다”고 술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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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대선의 특징 중 하나가 러닝메이트 제도다. 보통 선거일을 4~5개월 앞두고 열리는 대선 후보 선출 전당대회와 더불어 부통령 발표 카드는 막판 표를 모으는 분수령이 된다. 부통령 후보 간 TV토론이 필수일 만큼 검증도 치열하다.



 2008년 대선 당시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조 바이든 조합은 신구 정치인의 조합에다 부통령 후보인 바이든의 마당발 인맥으로 시너지 효과를 본 반면 공화당의 존 매케인·세라 페일린 조합은 팀 워크에 문제를 드러내며 역효과를 본 경우다.



 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뒤 페일린은 한때 “신선하다”는 평으로 여론의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TV 인터뷰에서 “북한은 미국의 동맹국”이라고 할 만큼 외교안보 지식이 너무 없어 내내 자질론에 시달려야 했다. 최근 펴낸 자서전에서 페일린은 “선거운동 기간 내내 기자들과 만나지 못하도록 매케인 측근들에 의해 봉쇄당했다”고 주장했다.



 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도 1988년 선거운동 때 부통령 후보인 댄 퀘일 상원의원의 베트남전쟁 당시 경력 시비 때문에 상대 후보 측의 공세에 시달려야 했다.



 올 11월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의 밋 롬니 후보 캠프가 부통령 후보 선정에 고심을 거듭하는 건 4년 전의 쓰라린 경험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다.



 빌 클린턴 대통령의 부통령 후보 선정작업을 담당한 마크 기어런은 “부통령 후보를 노출시키지 않기 위해 워싱턴의 힐튼호텔에 부인 이름으로 방을 예약해 놓고 후보군 면접을 봤다”며 “앨 고어는 오후 11시에 화물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와 면접을 본 경우”라고 말했다.



 정치전문 매체인 폴리티코는 “미국 정치에서 부통령 후보 발표 과정은 오스카상 발표에 버금가는 정치행위”라며 “영화인들이 오스카상 후보에 포함되기만 하면 주가가 상승하듯이 부통령 후보군에 포함되는 건 미래 가치를 올리는 행위”라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의 부통령은 조연으로만 그치지 않는다. 역대 미국 대통령 중에는 부통령 출신이 적지 않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의 러닝메이트를 지낸 아버지 부시가 가장 최근의 경우고, 미국인들의 사랑을 받는 시어도어 루스벨트, 해리 트루먼 전 대통령 등도 부통령 출신이다. 38대 대통령인 제럴드 포드는 미 역사상 선거를 치르지 않고 대통령이 된 유일한 인물이다. 리처드 닉슨의 러닝메이트로 부통령에 당선된 스파이로 애그뉴가 매릴랜드주지사 시절의 뇌물수수 혐의로 조사를 받다가 사임하자 닉슨은 제럴드 포드를 후임 부통령에 지명했다. 억세게 재수 좋은 포드는 닉슨이 워터게이트로 사임하는 바람에 대통령직까지 승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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