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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관광 갔다가 사라진 한국인들…충격

‘우리 아들 살아 있다면 얼마나 고통스러운 날들을 보내겠니···. 그 생각만 하면 엄마아빠가 피가 마를 지경이구나’.



필리핀서 사라지는 한국인들
한 해 84만 명 찾는 곳서 여행객·유학생·사업가 … 5년간 30명 죽고 95명 실종

 필리핀에서 아들을 잃어버린 엄마는 열 달째 한국에서 흐느끼고 있었다. 아버지는 지난 6월 필리핀에서 사고를 당한 사람들이 모이는 인터넷 카페에 “아들을 찾고 싶다”며 이 같은 글을 남겼다. 지난해 9월 필리핀으로 5박6일 배낭여행을 떠났다가 실종된 홍모(32)씨 가족 얘기다. 귀국 사흘 전 홍씨 부모는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아들은 절박한 목소리로 “합의금이 필요하니 1000만원을 입금해달라”고 말했다. 돈을 입금하자 이날 오후부터 아들과 연락이 끊겼다. 부모는 현재까지 주필리핀 한국대사관과 한국의 검찰 등을 수소문하며 아들의 행방을 쫓고 있다. 홍씨는 “현지 대사관에 연락을 했지만 전화도 제대로 받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필리핀에서 한국인이 살해당하거나 사라지고 있다. 16일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의 ‘2006~2010년 필리핀 체류 한국인 범죄 피해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필리핀에서 행방불명된 사람은 95명, 살해당한 사람은 30명으로 나타났다. 감금당해 돈을 빼앗기고 풀려난 이른바 ‘납치 비즈니스’ 피해자도 45명에 달했다. 장준오 연구위원은 “다른 동남아 국가에서 한국인이 행방불명되거나 살해된 경우는 한두 건 정도”라며 “불법 총기 소유 등으로 범죄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범죄 대상도 돈을 가진 현지 기업가부터 유학생·선교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해지고 있다. 지난해 필리핀 여대에서 의료공학을 전공하던 김모(당시 23세·여)씨는 마닐라의 한 호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종업원이 문을 따고 들어가보니 26세 필리핀 남성과 함께 천장을 보고 누운 채 숨져 있었다. 둘 다 여러 군데 총상을 입은 상태였다. 현지 경찰은 이중 잠금장치로 외부인이 들어오기 힘든 점으로 미뤄 동숙한 필리핀 남성이 김씨를 살해한 뒤 자살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대사관 측은 “필리핀 남성이 천장을 보고 가지런히 누워 자살할 수는 없다”며 현지 경찰 수사 결과에 의문을 나타냈다.



 2011년 필리핀에 관광 온 한국인 강모(34)씨는 마닐라 공원 벤치에 앉아 있다가 말을 걸어 온 현지 여성 2명을 따라갔다. 해변가 레스토랑에서 맥주 2병을 먹고 정신을 잃고 일어나 보니 현금 250만원이 계좌에서 빠져 나갔다.



 올해 2월 필리핀 경찰과 짠 가이드에 의해 납치됐다가 2400만원을 송금한 후에야 풀려난 남모(57)씨는 “아직도 목에 총구가 겨눠졌던 순간을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어학연수와 관광 등을 이유로 필리핀을 찾는 한국인은 늘고 있다. 2011년 필리핀 관광청이 외국인 방문객을 조사한 결과 한국인은 84만 명이 찾았다. 한국은 지난 2007년부터 필리핀으로 가장 많은 국민을 보내는 국가에 올라 있다. 외교통상부 재외국민보호과 이상윤 서기관은 “현지 경찰청과 협조해 한국인 사건만 전담하는 부서를 만들었고, 총영사관 추가 설립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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