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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혼란할수록 공직자는 ‘팀 코리아’ 정신으로”

국민소득 300달러 시대부터 2만 달러 시대까지 40여 년. 한국의 정책 현장을 뛰고, 지휘한 행정고시 10회 출신 5명이 한 자리에 모였다. 서주석(왼쪽부터) 아주대 대학원 초빙교수, 최순현 한국경제사회발전연구원 사무총장, 이규황 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 상근부회장, 최진 전 주중국대사관 공사, 김용문 전 보건복지부 차관. [김형수 기자]


1969년 1월 29일 서일교 총무처 장관은 ‘엘리트 풀(Elite pool) 제도’를 발표했다. 3급(지금의 5급에 해당) 행정직 공무원을 해마다 200명 뽑겠다고 했다. 그때만 해도 공무원이란 직업은 젊은이에게 인기가 없었다. 일반 공무원 월급이 기업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던 시절이다.

한국 정책사 산증인 행시 10회
『기록과 회고』 13인 공동 출간



 서 장관은 인재를 공직으로 끌어들이려면 행정고시 문호를 넓혀야 한다고 생각했다. 매년 20~30명만 뽑던 시험 제도를 뜯어고쳤다. 엘리트주의란 비판이 나왔지만 그는 밀어붙였다. 71년 7월 15일 제10회 3급 행정직 국가공무원 채용 2차 시험에 처음으로 200명이 합격했다. 수석은 65.47점을 받은 25세 법학도 윤증현씨였다.



 그리고 40여 년 세월이 흘렀다. 수석 합격생 윤증현은 금융감독위원장과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냈다. 행시 10회 그룹은 장관 17명, 차관 17명과 국회의원 6명, 광역단체장 7명을 배출했다. 한국경제와 함께 성장하고 또 나이 들어갔다.



 행시 10회 출신 전·현직 공직자 13명이 모여 책을 펴냈다. 지난 5월 발간한 책 『기록과 회고』엔 ‘행시 10회 1971~2011 공직 40년’이란 부제가 붙었다. 책은 경제개발 5개년 계획, 국민건강보험과 국민연금의 탄생에서 김현희 KAL기 폭파사건, 외환위기까지 그들이 함께한 한국 정책사(史) 현장과 뒷얘기를 담아냈다.



 필자로 참여한 김용문(65) 전 보건복지부 차관, 서주석(67) 아주대 대학원 에너지시스템학부 초빙교수, 이규황(65) 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 상근부회장, 최진(68) 전 주 중국대사관 공사를 최근 서울 서초동 한국경제사회발전연구원 사무실에서 만났다. 책을 편찬한 한국경제사회발전연구원의 최순현(72) 사무총장도 같이 자리했다.



 공무원 선배답게 대선을 앞두고 혼란하기만 한 공직사회에 쓴소리부터 쏟아냈다. 김용문 전 차관은 “정치가 복지에 개입해선 안 된다. 정치가 복지의 갈 길을 제시할 순 있다. 하지만 표를 의식해 정권 창출의 도구로 복지를 활용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김 전 차관은 건강보험과 국민연금을 도입한 주역 중 한 명이다.



 이규황 부회장은 “과거 공직자들은 자신이 정책 이슈를 먼저 끌고 나가지 않는다면 나라가 10~20년 뒤처진다는 사명감이 있었다. 중요하고 필요한 일이라면 밀어붙일 수 있는 추진력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지금 공무원들은 너무 몸을 사리는 것 같다”고 아쉬워 했다. 서주석 교수도 “공무원의 전문성이나 일에 대한 열정은 오히려 예전보다 약화되지 않았나 싶다”고 안타까워 했다. 최진 전 공사는 정치가 혼란할수록 공직자는 “‘팀 코리아’로 힘을 합쳐 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행시 10회는 연령상으론 대부분 60대 후반이지만 현역으로 활동하는 이들도 많다. 최순현 사무총장은 “동기 189명 동기 중 120여 명이 지금도 활동 중”이라며 “한국경제가 국민소득 300달러에서 출발해 2만 달러로 성장하는 현장을 지켜봤다. 그 기록이 후배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했다.



조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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