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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엄마’ 표절 누가 했나

원작자 고혜정(左), 각색자 문희(右)
표절 시비에 휩싸인 ‘친정엄마’가 2라운드 공방을 맞게 됐다. ‘친정엄마’는 원작을 토대로 쓰인 각색물을, 역으로 원작자가 다시 베꼈다고 해 논란이 된 바 있다. 법원은 올 초 약식 재판에서 “표절이 맞다”라며 각색자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하지만 정식 재판 결과는 달라졌다. 서울 남부지법은 11일 원작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1심 판결서 약식 명령 뒤집어

 과정은 이렇다. 2004년 고혜정(44)씨가 수필 『친정엄마』를 출간했다. 30만부 넘게 팔렸고, 연극·뮤지컬 제작도 이어졌다. 2007년 연극 ‘친정엄마’가 올라갔다. 신예작가 문희(31)씨가 각색했다. 2010년엔 뮤지컬도 올라갔다. 뮤지컬 대본은 원작자 고씨가 직접 썼다.



 분쟁은 이 무렵 불거졌다. 2011년 각색자 문씨가 “뮤지컬 대본이 연극 대본을 베꼈다”라며 원작자 고씨를 검찰에 고소했다. 법원도 “고씨가 연극에 등장하는 인물, 대사 등 표현의 대부분을 그대로 옮겼다”라며 고씨에게 벌금 300만원의 약식 명령을 내렸다. 이에 불복해 고씨는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중앙일보 2월 17일자 26면>



 1심 재판의 핵심은 “베꼈나, 안 베꼈나”가 아니었다. 연극 대본을 각색자와 원작자의 ‘공동 저작물’로 봐 “표절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해석했다. 남부지법 황보승혁 판사는 “연극 최종대본은 초벌대본을 기초로 각색자·원작자·연출가·연기자 등이 공동으로 관여해 완성한 하나의 저작물인 바, 저작권 침해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결했다. 형사상 책임을 묻기엔 무리가 있다고 본 것이다. 다만 “공동 저작물을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행사할 경우, 민사상 손해 배상은 부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판결은 공연계 관행과 배치돼 또 다른 논란이 될 전망이다. 지금까지는 극작가가 대본을 쓰고, 프로듀서·연출가·배우 등이 대본에 일부 수정을 가한다 해도 대본에 대한 1차적 권한은 극작가에 있는 것으로 봐 왔기 때문이다. ‘공동 저작물’ 개념이 적용될 경우 “누가 얼마만큼 창작에 기여했는가”를 놓고 극작가와 다른 창작자간의 분쟁이 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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