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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상상해봐 20년대 파리로 타임머신 여행

파리에선 자정이 되면 타임머신을 탈 수 있다. 이런 가정에서 우디 앨런은 ‘미드나잇 인 파리’를 시작한다. 과거를 고스란히 보존하고 있는 유럽의 옛 도시에서 이런 상상을 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만약 당신이 과거로 갈 수 있다면 언제 어디로 되돌아가고 싶은가? 우디 앨런은 1920년대의 파리를 권한다. 소위 아방가르드 시기였던 그때로 돌아가 보고 싶은 예술가들을 차례로 만나는 흥분된 꿈을 펼쳐놓는다. 말하자면 ‘미드나잇 인 파리’는 눈에 보이는 도시의 ‘공간’을 전시하는 게 아니라 예술적 기억이라는 비가시적인 ‘시간’을 찬미하는 영화다.

우디 앨런의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

헤밍웨이·피카소·달리를 만나다
우디 앨런의 영화 속 분신이자 주인공인 길(오웬 윌슨 분)은 시나리오 작가인데, 그래서인지 그가 첫 번째로 만난 예술가는 작가 스콧 피츠제럴드와 어니스트 헤밍웨이다. 친구 사이인 두 미국인은 1920년대 파리에 살며 작가적 기량을 쌓았고, 훗날 ‘잃어버린 세대’의 주인공이 된다. 제1차 세계대전의 후유증으로 상실의 무력감과 퇴폐의 쾌락이 공존하는 당시의 파리를 고스란히 목격하고 경험한 헤밍웨이는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1926)에 , 피츠제럴드는 『위대한 개츠비』(1925)를남겼다. 헤밍웨이의 친유럽적인 도피주의와 야만적인 열정, 그리고 피츠제럴드의 허무주의와 풍경에 대한 예민한 감각 등은 같은 세대들뿐 아니라 우디 앨런에게도 큰 영향을 미쳤다. 그래서 우디 앨런의 분신인 길은 파리의 1920년대로 가자마자 입을 떡 벌리고 두 작가를 경배하듯 만나는 것이다.

여행에서 사랑 이야기가 빠질 수 없다. 길은 여성 편력으로 유명한 피카소를 만나고, 당시 피카소의 애인이었던 아드리아나(가상의 인물)와 사랑에 빠진다. 과거의 파리를 관찰하는 입장이었는데 그만 사랑에 빠졌으니 현재로 돌아가기도 아깝고, 길은 혼란을 느낀다. 그런데 살바도르 달리 같은 초현실주의자들에겐 이게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는다. 이들에게 시간은 공존하는 것이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로 구분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살바도르 달리는 ‘그림’을, 루이스 부뉴엘은 ‘영화’를, 그리고 만 레이는 ‘사진’을 떠올린다. 세상의 모든 불가해한 현상도 이들에겐 오직 예술적 영감의 대상일 뿐이다.
이들에게 한 수 배웠는지 길은 아드리아나를 뮤즈 삼아 자신의 소설을 완성해 간다. 심지어 다른 파티에서 부뉴엘을 만났을 때 이번에는 길이 그에게 영화적 영감을 제공하기도 한다. “몇 명의 손님이 저녁에 초대받았는데, 집에 갈 시간이 되자 이상하게 아무도 문 밖을 나가지 못한다.” 부뉴엘은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다. 어느덧 길도 초현실주의적 영감까지 배운 셈이다(이 영화는 훗날 부뉴엘이 ‘절멸의 천사’로 발표한다).

우디 앨런에 따르면 파리는 초현실주의의 도시다. 과거로 바로 되돌아갈 수 있으니 말이다. 우리 모두가 상상력을 발휘하면 길처럼 시간여행을 할 수 있다. 공간 속에 예술적 기억을 담고 있는 파리는 그런 시간여행의 영감을 풍부하게 자극한다.

비오는 파리 밤거리 그리고 재즈
길은 1920년대의 파리, 그것도 ‘비 오는 파리의 밤’이 최고라고 말한다. 약혼녀는 젖기만 한다고 투덜댄다. 이는 우디 앨런 영화의 상투성 가운데 하나인데, 연애의 최고 순간에는 항상 비가 내린다. 재즈 음악과 비를 빼고 우디 앨런의 영화를 말할 수 없다. 아마 그는 비 오는 거리에서 재즈를 들을 때 최고로 행복한 모양이다.
영화의 종결부, 길은 밤에 재즈 음반을 팔던 여성(레아 세이두 분)과 우연히 다시 만난다. 두 남녀는 쑥스러워하며 정답게 인사를 나누는데, 갑자기 비가 내린다. 여성은 자기도 비를 맞고 걷는 게 좋다고 말한다. 배경음악으로 재즈가 연주된다. 둘 사이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더 이상 말이 필요없을 것 같다.




헤밍웨이의 파리
파리에서 문학수업 중인 헤밍웨이를 도운 인물이 미국 출신 여류작가 게르트루드 스타인(캐시 베이츠 분)이다. 그녀의 집은 1920년대 파리 예술가들의 사랑방 이었다. 헤밍웨이는 여기서 그녀의 소개로 당대 모더니즘의 선구자들인 제임스 조이스, 에즈라 파운드 등을 만나 문학적 영감을 얻는다.

포함의 아픔을 아직도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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