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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저를 자처하는 당신, 왜 남과 비교하나요

루저의 심리학

신승철 지음

삼인

286쪽, 1만3000원




역시 그랬다. 몇 년 전 TV프로그램 ‘미녀들의 수다’에서 “키가 180보다 작은 사람은 루저다”라는 발언을 듣고 흥분하는 사람들을 목도한 것이 이 책의 탄생 계기라고 한다.



 ‘철학공방 별난’ 공동대표인 지은이는 한국 사회에서 경쟁이 격화하면서 모두가 루저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개탄한다. 심지어 기업체 간부조차 사장이 아니라서 자괴감을 가진다니 말이다. ‘경쟁에서 패배 의식을 가진 사람’을 루저라고 정의한다면 극소수를 제외한 모두가 루저의 심리 구조 속에 있다는 게 지은이의 생각이다.



 ‘대한민국 루저 생태 보고서’에 해당하는 이 책에는 ‘꿈 루저’부터 ‘지방 루저’까지 모두 15가지 부류 루저의 인터뷰 및 분석이 등장한다. 사례를 조금 살펴보자.



 30대 여성 선영씨는 초강력 다이어트를 하고 있다. 자신이 살이 찌고 외모가 평균 이하라서 연애에 계속 실패하고 있다고 여긴다. 삶에 자신도 없다. 늘 느리고 기운이 없다. 살이 쪄서 그렇다고 생각한다. ‘외모 루저’다. 지은이는 선영씨를 인터뷰한 뒤 그 이유를 다이어트 후유증에서 찾는다. 제대로 먹지 않아서 항상 축 늘어지고 기운이 없으며 둔해 보인다는 진단이다. 외모 지상주의에서 벗어나 건강과 활력, 그리고 자신감을 찾도록 스스로 나서고 주변에서 도와야 한다는 처방이 이어진다.



 30대 남자 민석씨. 만나서 대화해보니 하는 말의 대부분이 TV에 나왔던 이야기다. 정작 자신에 대해선 아무것도 말할 게 없다고 한다. 이유를 물었더니 퉁명스런 답이 돌아왔다. “저에게는 꿈이 없어요. 대신 TV가 꿈을 꿔 줘요.” 어렸을 때의 꿈을 물어봤다. “기억이 잘 나지 않는데….”



 지은이는 민석씨를 ‘꿈 루저’로 분류하고 그가 꿈이 없는 이유는 각본대로 움직이는 경쟁사회 속에 살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아울러 꿈마저 대신 꾸어주는 미디어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바람에 스스로 꿈을 꾸는 게 사치가 돼 버렸다고 진단한다. 진단이 있으면 처방도 나와야 하는 법. 지은이는 여기서 벗어나는 방법으로 남들과 같은 꿈을 꾸려 하지 말고 자신만의 독특한 꿈꾸기를 시도하도록 권유한다.



 이런 식으로 지은이는 루저들에게 애정 어린 접근과 처방을 시도한다. 그들의 관점에서 그들을 이해하는 내재적 접근법이다. 그러면서 루저들의 삶에서 가능성과 희망을 끄집어 낸다. 상처와 좌절감으로 가득할 것 같지만 가까이 다가서고 그 속에 들어가서 살펴보면 의외로 색다른 삶의 가능성과 능력이 넘친다는 것이다. 따라서 상담을 받아야 할 대상은 루저들이 아니라 이들을 양산하는 자본주의와 대한민국 사회라는 지적이다. 루저를 통해 한국 사회를 들여다보고 그 문제점과 대안을 찾으려는 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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