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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칼럼] 참을 수 없이 가벼운 ‘국립대 연합’ 구상

한형직
서울대 사회학과 4학년
민주통합당 정책위원회가 최근 ‘서울대 해체’라 할 만한 ‘국립대 연합’ 구상을 발표했다. 9개 지방 국공립 대학을 서울대와 묶어 국립대 연합체제를 만들겠다는 공약이다. 국립대 간 교수와 강의를 교환하고 학점을 인정해주며 공동으로 학위를 수여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 구상은 정책위가 앞서 언급해 여론의 뭇매를 맞은 국공립대 통합안과 명칭만 다를 뿐 내용에는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인다. 이용섭 정책위의장은 국공립 대학들을 평준화시켜 학벌주의를 깨뜨리고 사교육 열기를 잠재우는 동시에 지역균형발전을 꾀하려는 시도라고 설명했다.



 서울대는 그간 학벌사회의 최정점에 군림하며, 그 ‘이름값’을 톡톡히 받아왔고, 이 때문에 많은 수험생이 여기에 들어가기 위해 사교육의 늪에서 아우성치고 있다. 오랜 기간 서울대는 ‘불명예스러운 명예’를 가져왔다. 한국사회를 이끄는 훌륭한 인재를 다수 배출한 명예를 누리면서도 학벌을 배타적 자본으로 이용한다는 학벌주의의 원흉으로서 불명예도 동시에 떠안아야 했다. 충분히 안 좋은 시선을 보낼 만하다. 그러나 이런 문제들이 있다고 대학 평준화는 정답이 아니다. 국공립대가 평준화된다 한들 학벌주의가 사라질 것이라 확신할 수 없다. 오히려 서울대의 국제적 경쟁력 하락이 우려된다. 또 경쟁원리에 따른 위계적 질서는 사회발전의 동력 중 하나로, 대학과 교육의 의미를 되새겨본다면 무조건 평준화를 옹호할 수만은 없다.



 국립대 연합 형태가 학벌주의와 사교육 열풍을 타파할 것이란 기대를 갖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 애초에 서울대와 학벌주의는 인과관계가 아니다. 한국의 지난 산업화 추동과정을 보면 그 원동력은 인적자원에 있었다. 기업과 관계·학계 등 사회 전반은 잘 교육받은 인재들을 필요로 했고 대학은 인재의 질을 평가할 만한 유일한 수단으로 기능했다. 학벌주의는 초기 산업화 단계에서 사회 전반이 뛰어난 인재를 흡수하고자 했던 경쟁적 흐름 속에서 형성되어 이어진 것으로 대학에 대한 인지적 차원의 문제다. 사회적 인식 전환을 기반으로 해결책을 궁리해야지 대학에 책임을 전가해선 안 된다. 만약 국공립대를 평준화시키더라도 사립대를 포함한 모든 대학이 동등한 지위를 갖게 되지 않는 한 또 다른 축의 학벌주의 재편을 막을 수 없다.



 국립대 연합의 첫 번째 목적은 학벌주의 해체다. 그리고 학벌주의 해체에 따라오는 사교육 과열 해소와 지역균형발전까지 포괄한다. 이 목적4의 달성을 위해서는 대학이 아닌 편향된 사회적 시선이 평준화되어야 한다. 서울대 출신이라고 무조건 우대받는 일은 없어야 하며, 지방대 출신이라고 능력이 저평가되는 일도 없어야 한다. 자기 능력에 맞게 공정하게 대우받을 수 있다면 학벌주의도 지나친 사교육 열기도 약화될 수 있다.



한형직 서울대 사회학과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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