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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엑스·교보빌딩 … 40년간 4000여 건물 뼈대 빚어

일명 ‘땡땡이 빌딩’이라 불리며 주목받고 있는 서울 논현동 어반하이브 빌딩의 구조 설계도 이창남 대표의 손을 거쳤다. 이 대표가 12일 이 건물 앞에서 직접 발명한 기둥 구조물(지식경제부 장관상 수상품)을 손에 들고 포즈를 취했다. [오종택 기자]
40년간 4000건 이상의 구조공사를 맡았다. 대한민국 땅 위에 서 있는 숱한 건축물의 뼈대(골조)가 그의 손을 거쳐 튼튼하게 빚어졌다. 인천국제공항청사,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광화문 교보빌딩, 삼성동 코엑스 등 유명한 건축물은 죄다 작품 리스트에 올라 있다. ‘구조(構造) 발명왕’이라 불리는 센구조연구소 이창남(72) 대표의 이야기다.



‘건축 구조(構造) 발명왕’ 이창남 센구조연구소 대표

 사실 오랫동안 우리나라 건축업계 특성상 건축구조 분야는 건축설계의 용역 분야로 평가절하돼 왔다. 구조담당자는 설계자가 설계한 도면을 가지고 법에 어긋나지 않은 수준으로 구조 계산만 해주면 됐다. 그런데 이 대표는 이런 고정관념을 뒤엎었다. 땅을 파고, 기초를 다지고 골조를 세우는 구조공사에 ‘가치 엔지니어링(VE·Value Engineering)’이란 개념을 도입했다. 구조공사할 때 공사 비용의 절반이, 공사 기간의 60%가 든다는 것에 주목했다. 이 대표는 “어렸을 때 물 뺀 군복이 가진 옷의 전부일 정도로 가난해 아껴 쓰고 절감하는 게 DNA처럼 내 안에 박혀 자연스레 구조공사할 때도 적용됐다”고 말했다. 평안북도 출신인 이 대표는 한국전쟁 때 남쪽으로 피란을 왔고 서울대 건축학과를 졸업했다.



 그가 구조 발명왕으로 첫걸음을 내디뎠던 대표 작품은 1978년 서울 잠원동 대림아파트다. 이 아파트는 국내 최초 벽식 아파트다. 기둥과 보를 없애고 벽이 구조물이 돼 바닥을 지지하게끔 했다. 당시 아파트 벽체는 개천 흙에 시멘트를 섞어 만든 벽돌이었다. “강도가 한과 수준”이라고 할 정도로 만지면 부스러지기 일쑤였다. 이 대표는 “그런 벽돌로 아파트 벽을 만들던 시절에 콘크리트로 벽을 만들자고 하니 다들 황당해했다”며 웃었다. 하지만 인건비를 줄이면서 더 튼튼하게 아파트를 지을 수 있어 현재 대부분의 아파트가 벽식 구조로 지어지고 있다.





 용산 전자상가에 영화관을 넣기 위해 리노베이션할 때 그의 아이디어로 치른 보강공사는 업계에서 유명하다. 상가 꼭대기층에 영화관을 넣으려고 하니 기존 기둥을 더 튼튼하게 보강해야 했다. 기존대로라면 다 뜯어내고 콘크리트를 더 붓는 수밖에 없었다. 두 달여간 장사를 못하는 상인들의 반대가 심했다. 이 대표는 기존 기둥에 철근 밴드를 꽁꽁 감아 튼튼하게 만드는 보강공사 아이디어를 냈다. 공사는 단 사흘 만에 끝났다.



 “내 아이디어는 ‘콜럼버스의 달걀’ 같은 거예요. 사실 별 게 없어요. 그냥 생각하면 ‘아, 맞다’ 싶은 것들뿐이죠.”



 이 대표는 ‘콜럼버스의 달걀’ 같은 아이디어로 건축구조 분야에서 100여 건이 넘는 특허를 갖고 있다. 공사 아이디어만 내는 게 아니라 요즘 들어 아예 구조물도 발명하고 있다. 기둥을 아예 공장에서 만들어 현장에서 꽂기만 하는 공법(PSRC)으로 올해 지식경제부 장관상을 받았다. 현장에서 직접 기둥을 만들다 보면 정확성이 떨어지고 인건비도 더 든다. 구조물에서 흔히 쓰이는 H자 모양의 철근을 ‘ㅁ자’로 펴 그 안에 콘크리트를 채운 합성보(TSC)도 요즘 인기다. 기존 H자 보에 비해 철근은 덜 쓰면서 콘크리트가 중앙에서 충격을 흡수해 더 튼튼했다.



건축구조 설계 건물의 사용 목적에 따라 건축물이 외부에서 가해지는 힘과 하중을 버텨내며 안전한 구조체로 설 수 있게 계획·계산하는 건축의 한 분야다. 기둥·보·벽·마루·천장·지붕과 같은 건축물의 기본 골격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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