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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 50대 '월700만원 보장' 창업했다 빚더미

서울 종로에서 2년간 커피전문점을 운영한 최성환(50)씨는 최근 빚잔치를 막 끝냈다.

중견기업에 다니다 퇴직금으로 받은 1억여원은 온데간데 없이 날아갔고, 오히려 2억여원의 빚더미만 떠안게 됐다. 그는 11일 “날마다 손해를 보며 애간장을 태웠는데 차라리 속시원하다. 하지만 앞으로 뭘 해먹고 살지 생각하면 막막하기만 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월매출 700만원을 보장한다는 프랜차이즈사의 컨설팅을 듣고 20평 남짓한 커피전문점을 차렸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여름철엔 그나마 100만원 정도 벌었지만 겨울에는 적자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그는 “올해 들어 장사가 진짜 안 되더라. 은행에서 대출받아 아르바이트생 월급을 줬다. 그래도 주변에 또 커피전문점이 들어서는 걸 보면 참 어처구니없다”고 덧붙였다.

 자영업 근로자 1000만 명 시대가 열렸다. 자영업 시장이 포화상태란 얘기는 한두 해 된 것이 아니다. 1998년 외환위기 직후 구조조정 과정에서 퇴출된 직장인들이 대거 자영업에 뛰어들면서부터 나온 얘기다. 하지만 최근 자영업자 수는 더욱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LG경제연구원 고가영 연구원은 “최근 경기 부진으로 일자리를 찾지 못해 은퇴한 베이비부머 세대, 20대 장기 청년 실업자, 60세 이상 고령자까지 자영업에 뛰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빚 폭탄에 보험혜택 사각지대=새로운 자영업자의 출현은 시장에 활력을 넣는 것이 아니라 경쟁 과열로 기존 자영업자를 더욱 어렵게 하거나 결국 폐업하게 만드는 악순환 구조를 만든다. 실제로 한 해 약 100만 개 가까이 새로운 자영업소가 생기지만 이 중 약 80만 개는 1년 안에 문을 닫는다. 이런 상황에서 소득이 좋을 리 없다. 순소득은 월평균 149만2000원으로 기초생활수급자(4인 가족 기준)와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자영업자는 창업 후 실패해도 또 재창업에 나서는 게 일반적이다. 경기도 일산의 장정열(54·여)씨는 지난달 두 번째로 옷가게를 열었다. 장씨는 “하루 손님이 3명 정도밖에 안 된다”며 “대출받아 다시 시작했는데 접자니 할 일도 없고, 계속하자니 이자에 이자가 붙는다”고 하소연했다. 하지만 장씨는 “기술이 없으니 직장을 구하기도 어렵고 남들 밑에서 일해 본 적이 없어 그냥 이게 천직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니 느는 게 빚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자영업자는 가처분소득 대비 금융부채 비율이 159.2%로 가장 높다. 직장인(78.9%)은 물론 임시 일용직(83.4%)보다도 훨씬 높은 수치다.

5월 말 현재 자영업자의 은행권 대출금은 164조8000억원. 여기에는 저축은행 같은 제2금융권이나 사채시장에서 빌려 쓴 돈이 빠져 있다. 소상공인단체엽합회 최재승 사무총장은 “처음 창업할 땐 몰라도 한두 번 말아먹은 사람은 은행에서 절대 돈을 못 빌린다. 자영업자 대부분은 신용이 안 좋아 저축은행이나 사채시장에서 급전을 갖다 쓴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은 자영업자의 1·2금융권 대출금을 약 320조원으로 추정한다. 자영업자는 또 고용보험이나 국민연금, 건강보험 같은 사회보험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국민연금이나 건강보험 가입률이 30%가 되지 않는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자영업자도 고용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했지만 벌이가 여의치 않은 탓인지 자발적인 가입자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프랜차이즈 퇴출도 줄이어=쟈끄데상쥬(디이노), 오모가리김치찌개(오모가리)….

 제법 이름이 알려진 프랜차이즈 브랜드다. 이들 브랜드는 앞으로 새로운 가맹점을 낼 수 없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1일 가맹본부가 기한(1~4월) 내 정보공개서를 변경 등록하지 않은 브랜드 387개에 대해 정보공개서 등록을 취소했다. 올 들어 자진해서 등록을 취소한 브랜드도 171개에 달했다. 총 548개 브랜드가 가맹시장에서 퇴출된 것이다. 2009년부터 따지면 1380개가 사라졌다. 정보공개서는 가맹본부의 사업현황과 평균 매출액 등을 담은 문서다. 정보공개서 등록이 취소되면 새로 가맹점을 모집하는 게 금지된다. 이동원 공정위 가맹유통과장은 “프랜차이즈 업계는 경기에 따른 부침이 커서 사업 중단이나 폐업으로 정보공개서를 변경등록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따라서 “프랜차이즈 창업을 희망한다면 정보공개서가 등록돼 있지 않은 업체는 가급적 피하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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