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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원형 야외극장, 마이크 없어도 ‘라 보엠’ 애절했다

10일(현지시각) 프랑스 남부 오랑주에서 올린 오페라 ‘라 보엠’의 주인공 테너 비토리오 그리골로(로돌포 역·오른쪽)와 소프라노 인바 물라(미미 역). 한국 공연에서는 미미 역에 안젤라 게오르규와 피오렌차체돌린스가, 로돌포 역에는 그리골로와 마르첼로 조르다니가 캐스팅됐다. [사진 오랑주 페스티벌]
가난한 사랑 노래가 프랑스 남부의 작은 마을을 짙게 물들였다. 궁핍했지만 예술가의 삶을 꿈꾼 보헤미안의 오페라 ‘라 보엠(La Boheme)’이 프랑스 오랑주 야외극장에서 10일 밤(현지 시각) 공연을 올렸다. 매년 7월 열리는 오페라 페스티벌에 맞춰 이 곳을 찾은 8000여 관객은 산산한 밤 공기 속에서 작곡가 푸치니(1858~1924)가 남긴 위대한 유산에 귀를 기울였다.



프랑스 오랑주 오페라 페스티벌 … 푸치니의 명작 들어보니

 이날 공연은 다음 달 서울 연세대 노천극장에서 열릴 ‘라 보엠’을 미리 보는 격이었다. 지휘를 맡은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정명훈 예술감독과 연출 및 제작진이 그대로 한국 공연에 참여한다. 남자주인공도 오랑주 공연에 출연한 비토리오 그리골로(35·로돌포 역)가 맡는다. 한국에서는 흔치 않은 대규모 야외 오페라디.



 ◆자연이 아리아를 품다=오랑주 공연에서 주목한 것은 ‘음향’이었다. 마이크 없이 오로지 배우들의 육성으로만 노래를 전하기 때문이다. 2000년 전에 지은 반원형 야외 극장은 무대 뒤편에 세워진 30m 높이의 석벽이 소리를 모아서 증폭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날 공연에서도 출연진들의 노래 소리가 멀리는 60m 떨어진 객석까지 안전하게 도달했다. 특히 2막에서 130여 명이 무대 전체를 아우르며 합창하는 장면은 웅장한 사운드를 만들어냈다.



 물론 스피커 음향에서 느낄 수 있는 고막을 흔드는 전율은 받기 어려웠다. 그러나 인공적인 필터 없이 성악가 날것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은 색다른 경험이었다. 한국 공연을 올릴 연세대 노천극장은 오랑주 야외극장과 구조와 환경이 비슷하다는 평이다.



 ‘라 보엠’ 한국 공연 관계자는 “노천극장의 좌석을 잔디에서 대리석으로 바꾼 이후 울림이 좋아졌다. 음향을 위해 특별한 추가 장치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오랑주 야외 고대극장.
 ◆정명훈 지휘, 정상급 성악가 출연=유일한 동양인이었던 정명훈 예술감독의 존재감도 빛났다.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이끈 정 감독은 “야외 오페라를 안 좋아하는데 이 곳은 소리가 기가 막히게 아름답다. 세종문화회관보다 음향이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1980년대 파리 바스티유 오페라 음악감독 시절부터 오랑주 페스티벌의 단골 지휘자로 활동한 정 감독은 이날 특히 객석의 큰 박수를 받았다.



 가난한 시인의 고뇌를 연기한 비토리오 그리골로도 인상적이었다. 그는 돈이 없어 사랑하는 미미의 폐병을 고치지 못하고 떠나 보내야 하는 19세기 무능한 예술가를 잘 형상화했다. 압도적인 성량도 야외 오페라와 잘 어울렸다. 한국 공연에선 안젤라 게오르규(미미 역)와 함께 공연할 예정이다.



 무대 운용 방식은 신선했다. 가로 70m의 대형 무대를 전부 활용하기 위해서 가운데 메인 무대를 둘러싸고 양 옆과 뒤쪽에도 무대를 만들었다. 예컨대 술집 밖 눈 길에서 미미가 로돌포를 떠나는 3막의 경우, 옆 무대에 지문으로만 나와 있는 술집을 만들어놓아 현실감을 높였다.



 다만 한국 공연에서 이런 무대 구성을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무대의 가로 길이가 45m라 오랑주 극장보다 좁기 때문이다. 장수동 한국 협력연출가는 “‘라 보엠’의 전통 방식처럼 1·4막의 다락방을 위아래로 움직일 수 있게 해 공간 효율성을 높이고, 영상효과를 많이 줄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랑주 페스티벌=인구 3만 명의 작은 마을인 프랑스 오랑주에서 열리는 150년 역사의 오페라 전문 축제. 7월 한 달 동안 오페라 두 편을 두 차례 공연하고, 그 사이 독창회나 콘서트를 삽입하는 형식이다. 올해에는 푸치니의 ‘라 보엠’ ‘투란도트’가 공연된다. 야외 오페라 ‘라 보엠’ 한국 무대는 다음 달 28일~9월 2일 4회 서울 연세대 노천극장에 꾸려진다. 3만~57만원, 1577-33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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