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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아이에게 꿈 준다면 엑스포 가치는 충분

김영석 엑스포 조직위원회 국제관장이 국제관의 천장에 설치된 엑스포 디지털갤러리를 가리키며 세계박람회의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한 임금이 아들 혼인잔치를 벌였다. 큰 소와 살진 짐승을 잡아 손님들을 초대했으나 일이 바빠 참석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잔치집 분위기가 영 말이 아니었다.



조직위원회 김영석 국제관장

한여름철이라 잔치음식을 다 버려야 할 입장이었다. 그래서 임금은 신하들에게 길에 나가 가난한 자와 다리를 저는 자, 노인·어린이 등을 있는 대로 모셔 오라고 해 잔치를 성대히 치렀다. 어차피 차린 음식인데 상해 버리는 것보다 훨씬 나은 것은 물론이고 많은 사람이 축복하는 결혼식을 치러 임금은 기분이 좋았다. 어느 종교 경전에 나오는 혼인잔치 비유를 각색한 이야기이다.



 1851년 영국 런던 수정궁박람회부터 시작해 112번째의 국제공인 박람회가 지금 우리나라 남쪽 끝에 있는, 바다가 아름다운 작은 도시 여수에서 열리고 있다. 아프리카·중남미·중동에선 아직 한 번도 못 연 엑스포를 우리나라에서는 1993년 대전엑스포에 이어 두 번째로 열고 있다.



104개국의 사절단이 풍성한 선물과 함께 문화예술인단을 이끌고 참여해 매우 성대한 혼인잔치이다. 혼례의 주인공인 아들은 나라의 미래를 이끌 ‘바다’이고, 초청 사절단들은 임금의 후계자 ‘바다’ 그리고 그 친구 ‘바다’들의 현재와 미래를 보여주기도 하고, 신비로운 예언도 하고 있다. 그 예언은 빅오(Big-O)의 소녀 이야기대로 우리의 올바른 선택에 따라 지구의 희망으로 이어지길 바란다. 꿈의 잔치가 곧 끝나면 성대한 잔치상이 치워지고, 사절단이 데려온 문화예술인단도 아쉽지만 돌아간다.



 억척스런 여수의 최여사는 박람회가 개막하기 무섭게 전 기간권을 사 거의 모든 전시관을 벌써 두세 번 섭렵했다. 8월 12일 폐막 전까지 계속 열리는 K-pop 공연 일정을 가지고 다니며 빠짐없이 챙겨 관람하고 있다. 매일 이어지는 국가의 날 행사들도 빠뜨리지 않고 즐긴다. 각 국가 대표 공연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한다. “박람회장 여기저기에 비밀과 보물이 가득한데, 겨우 하루나 이틀 보고 나서 엑스포를 논하지 마라”고 최여사는 말한다. 아직 한번도 가 보지 않았다면 무슨 말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우리 아이들 중 한 명이라도 여수 박람회장에서 먹고 즐기면서 지나가다가 언뜻 본 것이 영감을 주어 위대한 과학자나 예술가, 미래지도자로 성장한다면 그것만으로도 엑스포의 가치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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