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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 하나에 17억원…이우환 다시 보기

[최명용기자 ]



[[머니위크]아트@머니/ 두달 걸려 완성한 '점']



미술에 관심을 가지면서 가장 인상 깊은 작가는 이우환이다. 생존 작가 중 가장 비싼 작품값을 보인다는 점은 차치하더라도 그의 독특한 그림 세계는 끝없는 이야깃거리를 준다.



이우환은 시대별로 작품 세계를 진화시켰다. 초기엔 설치미술을, 후기엔 추상화를 그렸다. 추상화도 시기에 따라 점과 선, 바람에 이어 '조응과 대화' 시리즈로 변모했다. 최근 선보이고 있는 작품이 조응과 대화 시리즈다.





'조응'추정가 16억-20억원(1994년작)/ '점으로부터' 3억-3억5000만원(1978년작)



◆ 점 1개라고 무시하지 마라



이우환의 '조응'은 하얀 캔버스 위에 점 한개가 찍혀있다. 아무 것도 말해주지 않는 푸른 빛의 점. 이 작품이 수억원을 호가한다. '이런 것쯤은 아무것도 아니다', '어린아이 장난 같다'는 비아냥 섞인 비판도 나온다. 하지만 그 속에 들어있는 철학과 깊이는 남다르다.



제작과정을 보면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이우환은 삼베로 짠 캔버스에 그림을 그린다. 수채화나 판화작품도 간혹 있다. 이우환은 일본이나 유럽의 공장에서 캔버스를 직접 주문해 쓴다. 벨기에산 삼베에 흰색 안료를 네번 칠해 만든 캔버스다. 벽보다 튼튼하고 강한 느낌을 얻기 위해서다. 붓은 인조털로 다양한 크기를 만들었다. 점 하나를 그릴 때 좌우 폭 길이가 붓의 크기다. 페인트 붓보다 몇배 큰 사이즈의 붓도 많다.



안료는 돌가루와 유성안료, 접착제 등을 섞어 만든다. 커다란 통에 돌가루를 뿌려 넣고 안료와 접착제를 반복해서 섞는다. 흰색과 검은색, 푸른색 등 다양한 색이 더해진다. 푸른 계통의 색깔을 만들어내지만 밝은 계통이나 주황색 작품도 있다.



이우환의 그림은 단색으로 그려진 게 많다. 하지만 찬찬히 살펴보면 단색 속에 다양한 색감을 확인할 수 있다.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물감을 섞으면서 고민에 고민을 더한다. 자연스러우면서 사람들에게 파장을 일으키는 색깔을 찾는 작업이다.



캔버스를 마주하고 나면 구도를 잡는다. 자연스러운 구도를 찾으면서 계산에 계산을 거듭한다. 구도를 위해 수십번씩 측량을 거듭한다.



"캔버스 한가운데에 점을 찍지 않는다. 약간 오른쪽이나 왼쪽으로 비켜나 있다. 사람의 눈은 중심에서 약간 벗어난 것을 중앙으로 갖다 놓으려 애를 쓴다. 그럴 때 긴장감과 움직임이 느껴진다." 이우환은 자신의 구도를 이렇게 표현했다.



구도를 잡고 나면 그때부터 붓에 물감을 칠한다. 캔버스에 안료를 칠하는 작업은 섬세하기 그지없다. 붓에 묻은 물감이 캔버스에 충분히 옮겨지도록 천천히 붓을 내린다. 캔버스가 크면 캔버스를 가로지르는 보조 의자를 두고 그 위에 올라서 허리를 90도로 꺾고 붓을 움직인다.



한번 칠한 물감이 마르기를 열흘간 기다린다. 물감이 완전히 말라서도 안되고 너무 젖어 있어도 안된다. 이런 상태에서 다시 덧칠하기를 수차례 반복한다. 점 하나를 그리는데 무려 두달이 소요된다.



붓질을 하는 자세는 허리를 90도로 꺾은 모습이다. 붓끝에 에너지를 싣기 위해서라고 한다. 이 자세로 혼신의 힘을 다해 붓을 내린다. 침과 파스로 허리의 통증을 이겨가며 작업을 한다. 구도나 붓질에서 작은 실수라도 나타나면 처음부터 새로 시작한다. 원래 구도에 맞는지 밀리미터 단위로 측량을 거듭한다. 티끌 같은 점을 찍은 작품은 11번이나 실패한 뒤 완성했다. 이렇게 탄생한 작품이 조응 시리즈다.



최근 서울옥션에서 낙찰된 '관계항'



◆ 일본 나오시마, 이우환미술관 건립



이우환은 1933년 경상남도 함안에서 태어났다. 서울대학교 동양학과 1학년을 중퇴하고 일본으로 건너가 니혼대학교에서 철학을 전공했다. 이우환은 일본에서 서구 근대주의를 넘어서자는 '근대초극'을 말하며 미술운동 모노하(物派)를 일으킨다. 서양배제라기보다 동양철학을 접목한 미술풍을 새로 확립했다.



1971년 제7회 파리비엔날레에 한국대표로 참석, '상황'이란 작품과 '관계항'이란 설치미술로 세계 미술계에 파란을 일으킨다. 철판 위에 놓인 유리판 위에 커다란 바위를 떨어뜨려 유리판이 깨진 모습을 전시했다. 문명과 자연의 경계선상에 놓인 인간의 관계를 표현한 작품들이다.



1973년 이후 이우환은 평면 회화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이후 시기별로 변화되는 모습이 이채롭다. 초기엔 '선으로부터', '점으로부터' 시리즈를 제작했다. '점으로부터' 시리즈는 특정 틀에 안료를 찍어 캔버스에 묻혀 나가는 반복적인 작업을 표현한 작품이다. 찍을 때마다 옅어지는 농담의 변화 속에 시작과 끝, 삶의 변화를 표현했다.



선으로부터는 물감을 묻혀 그려 내려가면서 안료가 사라지는 반복적인 모습을 표현했다. '점으로부터'와 '선으로부터' 시리즈는 상당히 정형화돼 있고 철저한 구도와 계산으로 만들어졌다.



1990년대엔 '바람으로부터'란 시리즈로 보다 자유로운 필치를 표현했다. 자유롭게 퍼지는 바람의 모습을 캔버스에 담았다. '바람과 함께' 시리즈도 이때 만들었다.



90년대 말부터 '조응과 대화' 시리즈로 다시 변화를 보인다. 보다 간결하고 정형화된 모습으로 돌아왔다. 철학적 완숙미를 더했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혼신의 힘을 다해 그린 점 1개에 반응하는 관객과의 대화가 이우환 작품 세계의 정점으로 손꼽힌다.



일본은 2005년 현대미술 100년을 맞아 이우환을 대표작가로 선정했다. 지난 2010년 5월엔 일본 나오시마에 이우환미술관이 건립됐다.



이우환은 지난해 6월 미국 구겐하임미술관에서 아시아 작가로는 세번째로 개인전을 가졌다. 이우환에 앞서 백남준과 중국 차이궈창이 구겐하임에서 전시회를 가진 바 있다. '무한의 제시'(Marking Infinity)란 이름으로 전시된 당시 개인전에 대해 미국 큐레이터들은 "심오하고 정적인 이우환이 뉴욕에 충격을 주었다"고 평가했다.



이우환의 작품 시리즈가 서울옥션에 나와 인기리에 낙찰이 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초기 설치예술 작품인 '관계항'이 오랜만에 미술시장에 나와 1억3500만원에 낙찰되는 등 8개 작품 중 6점이 낙찰돼 다시 한번 높은 인기를 실감케 했다.



이우환의 작품은 서울옥션에서 지난 10년간 평균 6배나 값이 뛰었다. '선으로부터'는 지난 1998년 2000만원에 거래된 바 있다. 지난 2007년엔 '선으로부터'가 3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최근에도 2~3억원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앞으로 10년이 더 지나면 가격이 하락하기 보단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그에 대한 미술 애호가들의 관심은 더욱 커지고 있으니까.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3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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