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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보육 사각지대 빠진 47만 명 양육수당·보육료 한 푼도 못 받아

서울 은평구에서 옷가게 점원으로 일하는 송모(40)씨는 3개월 전쯤 둘째 아들을 얻었다. 전업주부로 집에서 둘째를 키우던 그의 아내가 얼마 전 주민센터에 양육수당 지원을 신청했다. 하지만 대상이 안 된다는 답변을 받았다. 송씨의 소득이 지원 기준을 넘었다는 게 주민센터 설명이었다. 그의 월소득은 월급 150만원이 전부이고 재산도 녹번동 다세대주택의 반지하방 전세보증금(8000만원)과 예금 약간뿐이다. 양육수당을 받으려면 소득·재산의 소득 환산액을 합해 월 180만원을 넘지 않아야 하는데 송씨는 그 선을 살짝 넘는다는 것이다.



부잣집 0~2세 아기는 공짜로 어린이집 다니는데 …

 송씨는 “둘째를 지금 어린이집에 맡기면 공짜라지만 아직 돌도 안 된 젖먹이를 벌써 맡길 수는 없다”며 “형편 넉넉한 사람들까지 다 공짜로 해주는 대신 나처럼 어려운 사람들이 애를 집에서 키울 수 있게 도와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국회발(發) 무상보육’ 파장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순서가 뒤바뀐 영유야 정책에 대한 서민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0~2세 영유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집에서 키울 것을 권고한다. 따라서 이들에 대한 양육 보조금을 우선 확대했어야 했다. 하지만 국회가 지난해 12월 양육보조금은 그대로 둔 채 어린이집 보육료를 전 계층에게 지원하는 정책을 먼저 택하면서 송씨 같은 서민층이 ‘양육수당 사각지대’에 빠진 것이다.



 현재 양육수당은 차상위계층 이하 가정의 0~2세 9만6000명에게만 지원되고 있다. 월 소득(재산의 소득환산액 포함)이 최저생계비의 120%를 넘지 않는 가정이다. 이 기준 때문에 집에서 키우는 영유아 47만 명이 지원을 받지 못한다. 지원 금액도 0세는 20만원으로 보육료(약 40만원)의 절반가량이다.



 7개월 된 딸을 키우는 김지현(28·여·서울 무악동)씨도 최근 양육수당을 신청했다가 소득 기준 초과를 이유로 탈락했다. 170만원 남짓인 남편 월급으로 분유와 기저귀를 사고 정부 지원금이 없는 예방접종까지 맞추고 나면 양육비로만 50만원 넘게 들어간다. 김씨는 “보육료는 무조건 다 지원해 주면서 양육수당은 소득기준을 너무 까다롭게 해놓아 불공평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반면 어린이집 보육료는 전 계층에 지원되다 보니 굳이 안 보내도 되는 애들까지 어린이집으로 나오는 부작용이 크게 불거지고 있다. 서울 송파구의 이모(33·여)씨는 올 3월부터 한 살짜리 아들을 어린이집에 보내고 있다. 맞벌이 부부라서 보모를 24시간 집에 두고 있다. 그런데도 어린이집에 보내고 매월 약 35만원의 보육지원금을 받는다. 이씨는 “너무 어린 애를 어린이집에 보냈더니 감기 등 잔병이 떨어질 날이 없다”며 “그래도 집에 있으면 지원금이 없는 데다 아줌마(보모)가 휴식이 필요하다고 해서 어린이집에 보낸다”고 말했다.



 한 살 아이를 둔 조성주(27·강원도 인제군)씨도 “아이를 집에서 키우고 싶은 데다 지방에는 여성 일자리도 많지 않아 굳이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낼 필요는 없다”면서도 “지금은 어린이집에 안 보내면 괜히 손해 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내년부터는 이처럼 뒤틀린 상황이 다소 나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내년부터 양육수당을 소득하위 70% 계층까지 확대해 지원할 방침이기 때문이다. 복지부 최홍석 보육기획과장은 “양육수당 대상이 확대되면 가정에서 키우는 아이들이 굳이 어린이집에 몰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육수당·보육료=집에서 키우는 아동 지원금이 양육수당, 어린이집에 가는 아동에 대한 지원금이 보육료다. 양육수당은 차상위계층의 0~2세 아동에게만 지원된다. 소득과 재산을 합한 금액이 최저생계비의 120%(4인 가구 기준 약 180만원)를 넘어서는 안 된다. 0세는 월 20만원, 1세는 15만원, 2세는 10만원이 나온다. 보육료는 0~2세, 5세는 모든 아동, 3~4세는 소득하위 70%만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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