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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이유

미움 극복

조성기 지음, 중앙북스

360쪽, 1만3800원




살다 보면 이런저런 일로 사람들과 부딪치게 마련이다. 무심코 던진 한마디가 갈등과 미움의 씨가 되곤 한다. 사회생활 곳곳에 잠복한 감정 충돌의 함정을 어떻게 피해갈까. 작가 조성기의 신간 『미움 극복』은 미움이 생겨나고 인간과 사회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양상을 세밀하게 파고든다.



 미움이 싹트는 공간은 마음이다. 저자에 따르면 마음의 문제는 대부분 미움의 문제다. 마음에 수시로 침투하는 미움들을 그때그때 적절히 처리하지 않아 생기는 정신과 몸의 폐해가 크다는 것이다. 마음과 미움의 복잡 미묘한 함수 관계를 저자는 유려하게 펼쳐 보인다. 작가의 예민한 감수성, 오래 전 마음 치유에 관심을 가졌던 경험, 동서양 고전의 폭넓은 독서가 바탕을 이룬다.



 가까울수록 서로 미워하고 상처 주는 일이 많이 생기는 것은 인생의 아이러니다. 이를 ‘호저 딜레마’라 한다. 앞니가 튼튼하고 등과 꼬리에 뾰족한 가시가 있는 호저(豪猪)라는 동물에서 따왔다. 호저들이 서로 가까이 할수록 그 앞니와 몸의 가시로 상대방을 찌르는 모습이 인간을 닮은 듯하다. 누군가를 잘 안다는 생각이 화근이 된다.



 저자는 “내가 상대방의 마음을 잘 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심각한 착각이다”라고 했다. 『명심보감』에 나오는 “대면공화, 심격천산(對面共話, 心隔千山)”의 의미를 부각시켰다. 얼굴을 마주 대하고 함께 대화를 나누어도 마음 사이에는 천 개의 산이 놓여있다는 뜻이다.



 도스토예프스키 문학의 중요한 모티프 중 하나는 모욕이다. 주인공들은 사소한 것에도 모욕감을 느끼며 밤잠을 이루지 못한다. 모욕감이야말로 미움의 산실인데, 이를 통해 저자는 “나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내 주변 사람들이 나로 인해 모욕감을 느낄 수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저자는 하나의 해법으로 ‘쾌청만설’을 제안한다. 『성경』에 “사람마다 듣기는 속히 하고 말하기는 더디 하며 성내기도 더디 하라”고 했는데, 이를 중국어 성경에서 ‘쾌청만설(快聽慢說)’로 표현했다. 초점은 한 번뿐인 인생, 미워하지 않고 사는 지혜로 모인다. 사람마다 결코 건드려선 안될 역린(逆鱗)이 있음을 주의시키며, 미움이 일어날 땐 심호흡을 크게 하고 천천히 걸어보길 권한다. “용서는 인간의 계산이나 상상을 초월한 신비에 속한다”며 용서의 의미를 짚어낸 대목이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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