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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호주는 통일외교 파트너다

김태우
통일연구원 원장
통일연구원은 지난 6월 27일 서울에서 ‘2012 한·호 통일대화’란 제하의 국제회의를 개최했다. 이 회의에서 호주 측 대표들은 한결같이 “한반도 평화통일’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개진해 주었고 양국 참가자 모두는 한국과 호주가 비슷한 가치를 공유하는 중강국(中强國)들을 그룹화하여 새로운 외교세력을 만드는 일에 힘을 모아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한국이나 호주가 미들파워 외교를 넓혀 나가야 할 이유는 너무나 자명하다. 냉엄한 국제정치 속에서 약소국들이 펼칠 수 있는 외교는 ‘견제’와 ‘편승’뿐이지만 만만치 않은 정치·경제·군사적 힘을 갖춘 미들파워들이라면 이 정도에 만족하지 않는다. 사안에 따라 주도하기·버티기·돌파하기 등을 구사할 수 있기를 원한다. 하지만 강대국들이 주도하는 국제질서 속에서 미들파워들이 합당한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음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만 해도 그렇다. 전 인류의 안전보장을 책임진 기구로서 북한의 핵개발이나 군사도발에 철퇴를 가해야 할 의무가 있지만 특정 강대국들이 행사하는 비토권 앞에 번번이 무력함을 드러내고 있다.



 지구 남반구에 위치한 호주에 고립을 예방하고 해상교통로를 수호하는 것은 최우선 국가생존 전략에 해당한다. 그래서 호주는 일찍부터 외교를 중시해 각종 국제기구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세계 각지에 평화유지군을 파견하고도 있다.



한국의 입장도 다르지 않다. 아덴만에 해군 함정을 파견하는 것이나 국제평화유지 활동에 동참하는 것은 원조 수혜국에서 제공국으로 변신한 한국이 국가생존 차원에서 지급해야 하는 당연한 비용이다. 이런 의미에서 세계 14위와 15위의 경제대국이면서 민주적 가치와 시장경제 원칙을 공유하는 호주와 한국이 외교동반자로 손을 맞잡는 것은 더없이 좋은 일이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더욱 절박한 이유가 있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인 한국에 통일은 지고의 가치를 가지는 수퍼 목표일 수밖에 없고, 그 과정에서 강대국들의 동의와 국제사회의 지지는 필수조건이다. 그중에서도 한반도 주변 4강은 최우선적인 통일외교의 대상이다. 하지만 미·중 패권경쟁, 중·일 대결, 북·중·러 신(新)북방 삼각구도의 부상, ‘아시아로의 복귀’를 선언한 미국의 신국방지침 등으로 동아시아의 국제질서가 혼미해지고 있는 시기에 주변 4강이 한반도 통일에 대해 일치된 입장을 가지기는 쉽지 않다. 이런 시기에 꼭 필요한 것이 미들파워 국가들을 향한 통일외교다.



  우리는 북한의 안정적인 변화에 이은 민주주의 체제로의 평화적 합의통일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우리는 끝없이 인내하면서 교류협력과 대화를 통해 북한을 정상국가로 선도해야 한다. 우리는 미들파워 외교를 통해 통일을 지지하는 국제여론을 조성해야 하고, 북한의 변화를 끌어내는 새로운 동력을 만들어내야 한다. 우리의 의도와 무관한 급변사태에도 대비해야 한다. 왕성한 미들파워 외교는 한반도 사태에 대한 안전판을 만들어내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중강국 한국의 통일외교가 주변 4강에 머물러서 안 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호주는 한국전쟁 참전국이다. 1만7000여 명의 군대를 파병해 인천상륙작전을 도왔다. 호주 육군 제3대대는 1951년 4월 23일과 24일 가평전투에서 이틀 밤낮을 싸워 중공군 제118사단을 격퇴했다. 부산 유엔군묘지에는 호주군 전사자 281명이 영면하고 있다.



이런 기억 때문인지 이날 회의에서 호주 측 참가자들의 발언이 좀처럼 뇌리를 떠나지 않는다. “한국이 통일을 위해 외부의 도움을 원할 때 호주는 항상 그 자리에 있을 것입니다.” “통일된 한반도는 호주의 번영을 위해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할 것이며 더욱 확실한 미들파워 외교의 동반자가 될 것입니다.” 참으로 고마운 말이었다.



김태우 통일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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