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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시조 백일장] 6 월 수상작

장원



퉁퉁마디*  송태준





파도의 힘줄을 베고 선잠을 자는 바다



먹구름을 타고 온 소낙비에 놀라 깬다



바람은 늘 부화뇌동, 머리채를 꺼두르고





태양의 오랜 권역, 개펄이 달아오른다



조여 오는 갈증을 바닷물로 목 축이다



소금 독 붉게 타들어 온 몸은 퉁퉁 붓고





누구라 발 못 붙일 목숨의 경계지에



한 점 땅 비집어서 일구는 삶의 터전



쓰린 속, 뜨거운 숨은 소금쩍에 묻어둔다





오가는 시선이야 해당화나 챙겨 가는



짠 세월 우걱우걱 말없이 삼키면서



십리 펄 망망한 길에 신끈 다시 조인다





*개펄이나 바닷가에서 자라는 염생식물. 칠면초 또는 함초로도 불린다



◆송태준=1947년 경북 김천 출생. 서울 문리대, 행정대학원 졸업. 전 한국신용평가 사장. 제15회 공무원문예대전 시조 금상 수상.





















차상



달맞이꽃  권경주





숨죽여 마른 목을 묵념으로 다스리며



박동을 짚어 짚어 기운 달 등 밀었지



산월(産月)을 거를지 몰라 터뜨리는 저 양수



차하



어머니의 손  손예화





송화 가루 아득히 여운의 은유너머



어머니 가루분 향 끊어질 듯 이어진다



손사래 마주하면서도 내밀한 그 목소리





날개 잃은 나비처럼 혼신을 다 하여



금방 쓰러질 듯해도 자리에서 일어난다



살아서 영 못 볼 것 같아 꿈속을 헤맸어야





쓰다듬고 매만지는 정다운 손의 대화



시나브로 휘어진 등뼈를 들먹인다



자식들 흔들어 깨우는 워낭소리, 깊고 슬픈



◆응모안내= 매달 20일 무렵까지 접수된 응모작을 심사해 그 달 말 발표합니다. 장원·차상·차하 당선자에겐 중앙시조백일장 연말장원전 응모 자격을 드립니다. 서울 중구 서소문로 100번지 중앙일보 편집국 문화부 중앙시조백일장 담당자 앞. (우편번호 100-814)





이 달의 심사평



민초들 생명력 함초에 비유

장엄하면서 함축 살아있어




시조는 형식과 내용을 두루 갖춰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주제·운율·심상·함축·비유·상징 등이다. 운율은 시조의 형식이 되는 정해진 가락에, 나머지는 모두 그 가락 속에 녹아있어야 한다. 시조쓰기가 어려운 이유다.



6월 장원은 송태준씨의 ‘퉁퉁마디’다. ‘소금 독’으로 ‘온몸’ ‘퉁퉁’ 부어도 ‘신끈’ ‘다시 조’이며 살아가는 염생식물의 강한 생명력에 고개 숙여진다. 힘든 현실에서도 억척스럽게 살아가고 있는 민초들의 모습이 여기 겹쳐져 장엄하다. 네 수까지 끌고 오기에는 벅찼을 텐데 특별히 겹치거나 사족이라 생각되는 부분이 없다. 자연스럽다.



차상은 단수인 권경주씨의 ‘달맞이꽃’이다. 깔끔한 이미지가 돋보였다. 밤하늘 달을 띄워낸 건 달맞이꽃이었다. ‘산월’을 거를까 마음 졸이며 제발 떠달라고 ‘기운 달 등 밀’고 ‘묵념’까지 올린 것은. 이 세상에 그냥 되는 것은 하나도 없다. 누군가의 간절함이 그 모든 것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차하는 손예화씨의 ‘어머니의 손’이다. 울림 강한 사모곡이다. 이제 ‘쓰다듬고 매만지는’ ‘손의 대화’만이 가능한 어머니와의 대화, ‘깊고 슬’프다. 정황수·김영순씨의 작품도 인상적이었다.



심사위원=권갑하·강현덕(대표집필:강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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