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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 70개 뜯어보고 손바닥 수분까지 따졌다

자동차 ‘성능 개선’의 방향이 바뀌고 있다. 연비·안전성 같은 기능과 외부 디자인에서 벗어나 실내에 소비자의 감성을 사로잡는 장치를 덧씌우고 있는 것. 연비나 안전성을 놓고는 대형 완성차 업체 사이에 크게 기술력 차이가 나지 않아 차별화하기가 힘들기에 나온 방향 선회다. 자동차 업체들은 특히 차를 움직이는 내내 머무르는 공간을 좀 더 감성적으로 디자인하고 개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자동차, 감성적인 실내에 꽂히다

 기아차 개발팀은 K9의 실내 디자인을 위해 구입한 해외 라이벌 차종의 스티어링 휠(운전대) 70여 개다. 이경실 컬러팀장은 “연구팀이 70개의 운전대를 편집증에 가까울 정도로 일일이 해체하며 연구했다”고 말했다. 차 안에서 운전자가 가장 많이 만지는 부품이 스티어링 휠인 만큼 최상의 촉감을 찾는 데 집중했다. 손으로 감싸 쥘 때의 느낌과 가죽을 쓰다듬을 때의 감각, 가죽 주름의 패턴과 오톨도톨한 엠보싱(돌기)까지 살폈다. 이 팀장은 “명품은 오래 쓸수록 그 가치가 드러나기 때문에 처음의 풋풋한 감각뿐 아니라 적당히 닳아 손에 익을 때의 느낌까지 고민했다”고 말했다.



 이렇게 분석한 내용은 모두 평가항목을 세분화해 수치로 기록했다. 손바닥의 유분과 수분의 차이까지 감안해 쥘 때의 느낌을 비교평가했다. 또 전자현미경으로 가죽에 뚫린 구멍의 지름과 패턴, 이음새를 꿰맨 실의 원사까지 연구했다.



 포르셰 신형 911 카레라 S에는 ‘사운드 심포저’가 달려 있다. 엔진이 공기 빨아들이는 소리를 얇은 막을 이용해 진동으로 바꿔 실내로 전하는 장치다. 박진감 넘치는 사운드로 운전자의 운전 재미를 한층 업그레이드하는 감성 아이템이다. 르노삼성은 SM5와 SM7의 실내에 은은한 향기가 퍼지게 하는 ‘퍼퓸 디퓨저’를 장착했다. 새 차 냄새를 줄여 쾌적함을 느끼게 하려는 목적으로 개발했다. 프랑스 향수업체 ‘퍼매닉’의 원액을 쓴다. 기본적으로 레드베리와 허브티 향기 중 골라 장착할 수 있다. 이 밖에도 플라워·망고·숲속·푸른 바다 향을 추가로 살 수 있다.



 페라리는 사륜구동 스포츠카 FF의 운전석 옆자리에 주행속도와 기어, 서스펜션 설정 등의 정보를 띄울 디스플레이를 달았다. 운전자 외에 옆좌석의 동승자도 페라리의 속도감을 함께 느끼게 하기 위해서다. 롤스로이스는 팬텀 쿠페의 천장에 LED 조명을 흩뿌리듯 심어 밤하늘에 총총 뜬 별을 재현했다. 차 내부의 폐쇄적인 느낌을 덜고 낭만을 더하기 위한 아이디어다.



 자동차 업체들은 나아가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감성 마케팅’에도 힘을 쏟고 있다. 28일(한국시간)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의 레알 마드리드 전용 구장 앞 광장에서는 6만여 명의 마드리드 시민이 대형 스크린을 통해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유로2012 준결승전을 보며 응원을 했다. 승부차기 끝에 스페인이 4-2로 승리하자 스페인 국기를 몸에 두른 마드리드 시민들은 어깨동무를 하고 발을 구르며 흥분의 도가니로 빠져들었다. 이들의 손에 들린 막대 응원봉, 이들이 지켜본 스크린에는 현대차의 로고가 확연했다. 현대차가 최악의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스페인 국민을 위해 마련한 대규모 거리응원 무대다. 현대차 마드리드 법인의 박재하 차장은 “25%의 실업률에 시달리고 있는 마드리드 시민들이 한곳에 보여 잠시나마 경제위기의 시름을 잊고 희망을 갖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에서 이 같은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스페인 국민들의 머릿속에서 현대차가 좋은 이미지로 자리잡기를 바라는 감성 마케팅이다. 현대차는 이 같은 감성 마케팅을 통해 올해 들어 경쟁사들이 주춤하는 사이 스페인 내 시장점유율 4% 선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김기범 중앙SUNDAY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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