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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클립] Special Knowledge <459> 가볼 만한 인천 앞바다 섬

정기환 기자
인천 앞바다에는 155개의 크고 작은 섬들이 있다. 이 중 41개의 섬에는 사람들이 거주하지만 나머지 114개는 무인도다. 강화도나 영종도, 영흥도처럼 육지와 가까운 섬들은 연륙교로 이어져 뭍과 다름이 없지만 대부분 수십, 수백㎞나 떨어져 있으면서 독특한 문화와 풍광을 보존하고 있다. 피서 철을 앞두고 인천시 옹진군을 중심으로 섬 나들이를 떠나본다.


인천시 옹진군은 전남 신안군처럼 섬으로만 구성된 행정구역이다. 황해도 남서부와 경기·인천 앞바다의 유인도 26개와 무인도 74개로 구성돼 있다. 옹진이라는 지명은 휴전선 너머 북쪽에 있는 옹진반도의 모양이 항아리처럼 생겼다고 해서 항아리 옹(甕)자와 나루 진(津)을 써서 지어졌다. 광복 이후 남과 북이 갈리면서 북쪽에는 반도가, 남쪽에는 섬들만이 남게 된 것이다.

 옹진은 예부터 중국 상인들이 거쳐가는 뱃길의 길목이어서 물자와 문화의 왕래가 빈번한 고장이었다. 1226년 고려시대에는 베트남의 왕자 이용상이 국난을 피해 이곳으로 표류해 왔다가 몽고군의 침입을 막아낸 공으로 화산군에 봉해지고 화산 이씨의 시조가 되기도 했다. 천주교와 개신교도 어느 지역보다 일찍 들어와 백령도의 중화동교회는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세워진 교회로 꼽힌다.

서해의 해금강이라 불리는 백령도 두무진 모습. 마치 장군들이 머리를 맞대고 군사회의를 하는 것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거친 파도 속에 웅장하고 기묘한 기암괴석들이 장관을 이룬다. [사진 옹진군]

 ●백령도 맑은 날이면 몽금포 타령의 북녘 땅 장산곶이 먼발치로 보이는 섬이다. 서해 최북단에 홀로 떠 있어 더 이상 북상할 수 없는 바다의 종착역이다. 수정같이 맑은 바닷물과 고운 모래, 형형색색의 자갈들이 펼쳐진 해안은 백령도의 자랑이다. 2010년 3월 천안함 폭침 사태 이후로는 한반도 최고의 안보 관광지가 되어 있다.

 사곶해변(천연기념물 제391호)은 전 세계에서 두 곳밖에 없는 규조토 해변이다. 모래가 단단해 비행기의 이착륙이 가능한 천연 비행장이다. 콩돌해안은 동글동글한 돌멩이들이 콩알을 뿌려놓은 듯 2㎞에 걸쳐 펼쳐져 있다. 여느 백사장에는 없는 자갈파도 소리를 들을 수 있고 이곳에서의 자갈찜질은 피부염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두무진은 서해의 해금강이라고 불리는 백령도 관광의 백미다. 장군들이 머리를 맞대고 작전회의를 하는 모습 같다고 해서 두무진(頭武津)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심청이 몸을 던진 인당수와 연봉바위가 내려다보이는 곳에 세워져 있는 심청각에서는 심청전의 판소리·영화·고서 등을 감상할 수 있다. 천안함이 침몰한 해역이 내려다보이는 연화리 해안 절벽 위에는 ‘46용사 위령탑’이 서 있다.

 ●연평·소연평도 연평도는 과거 ‘조기 파시(波市)’가 열리던 조기의 섬이다. 그러나 이제는 꽃게의 섬으로 바뀌었고 ‘조기역사관’이 그 시절의 얘기들을 전해준다. 여객선을 타고 연평도로 다가가면 오똑한 콧날과 반듯한 이마를 가진 남자의 옆 얼굴과 똑같이 생긴 얼굴바위를 볼 수 있다. 등대공원에는 과거 조기잡이 어선들의 밤길을 밝혀주었던 등대와 함께 연평해전, 연평도 포격 사건으로 희생된 젊은 장병들의 넋을 기리는 추모공원이 조성돼 있다.

 구리동해변에는 길이 1㎞, 폭 200m의 고운 모래사장과 흰 자갈이 기암괴석과 함께 펼쳐져 있다. 모래사장 위로는 해송숲이 우거져 피서객들이 뜨거운 햇살을 피할 수 있게 해준다. 빠삐용 절벽은 연평도의 수많은 해안 절벽들 중에서도 돋보인다. 절벽으로 이어진 숲길도 멋지지만 절벽 위에서 발 아래 바다를 내려다보면 영화 ‘빠삐용’의 마지막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대청·소청도 2008년 한국관광공사가 ‘휴양하기 좋은 섬’으로 선정한 섬이다. 그만큼 조용하고 오붓한 휴가를 즐기기에 좋은 섬이다. 배를 타고 중국을 오가던 뱃사람들이 숲이 울창한 푸른 섬으로 불렀던 데서 지명이 유래됐다고 한다. 고려 중엽 이후 매사냥이 성행하던 시절, 최고의 매로 꼽힌 ‘해동청 보라매’도 이 섬의 특산물이다.

 지두리해변은 길이 1㎞, 폭 300m의 백사장이 펼쳐져 있는 데다 수심이 완만해 가족단위의 해수욕장으로 인기가 높다. 옥죽동해변과 사탄동해변도 하얀 백사장과 푸른 해송숲이 어우러진 천연 해수욕장이다. 소청도의 분바위는 분칠을 한 듯 흰색의 해안 바위다. 밤에도 흰 빛이 돋보여 고기잡이 배들의 길잡이 역할을 했다고 한다.

인천시 옹진군 덕적도 북리의 능동자갈마당. 해변에는 비교적 굵은 자갈들이 깔려 있지만 바다 밑으로는 까만 호박돌이 지천에 깔려 있어 독특한 해수욕을 즐길 수 있다. 해변 뒤로는 해당화와 갈대 숲이 자라고 있어 해가 질 무렵이면 절경을 빚어낸다. [사진 옹진군]

 ●덕적·소야·굴업도 등 덕적면에서는 덕적도·소야도·굴업도·문갑도·백아도·지도·울도 등이 대표적인 관광 섬이다. 인천 연안부두에서 쾌속선으로 1시간이면 닿을 수 있는 덕적도는 특히 인천 섬들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을 자랑한다. 서포리해변은 드넓은 백사장에 수령 200년이 넘는 울창한 해송숲과 해당화 군락지가 펼쳐져 있는 곳이다. 능동자갈마당은 백사장 대신 크고 작은 자갈들로 이루어진 해수욕장이다. 해변에는 굵은 자갈들이 깔려 있으나 바닷물로 들어가면 이보다 작은 까만 호박돌들이 지천으로 깔려 있다.

 소야도의 떼뿌리해변은 울창한 숲에 넓은 잔디 야영장이 있으며 하루에 한 번 바다가 갈라지는 ‘모세의 기적’을 체험할 수 있다. 1990년대 핵폐기장 반대 운동으로 유명한 굴업도는 문명에 오염되지 않은 야생미를 느낄 수 있다. 굴업도해변은 모래가 너무 고와 발자국이 남지 않을 정도이며 맑고 투명한 바닷물은 허리 깊이에서도 발가락의 움직임을 볼 수 있다.

 ●자월·대이작·소이작·승봉도 자월도에는 아담한 큰말해변과 선착장에서 1㎞ 떨어진 반달 모양의 장골해변이 있다. 자갈과 모래가 골고루 섞여 있어 맨발로 산책하기 좋으며 썰물 때는 바지락, 낙지, 소라 등도 잡을 수 있다. 장골해변에서는 암벽 사이로 흐르는 생수를 맛볼 수 있으며 물이 빠지면 독바위까지 걸어가는 재미도 있다.

 영화 ‘섬마을 선생님’의 촬영지인 대이작도에는 큰풀안, 작은풀안 해변이 있다. 벌안해변 등이 유명한 소이작도는 섬 어디에서든 갯바위 낚시를 할 수 있다. 썰물 때면 바다 한가운데에 은빛 모래섬이 형성되는 풀등은 소이작도 관광의 하이라이트다. 풀등이라는 명칭은 예부터 모래가 모여 있는 곳을 모래풀이라고 불러왔는데 그 모래톱의 등성이가 바다 위로 드러난다고 해서 풀등이라 불렀다고 한다.

 승봉도에는 해송이 울창하게 우거진 산림욕장이 들어서 있어 해수욕과 산림욕을 겸할 수 있다. 수심이 얕고 물이 맑은 1.5㎞ 길이의 이일레해변과 낙조 풍경이 아름다운 남대문바위 등이 비경으로 꼽힌다.

 ●장봉도·신도·시도·모도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영종도의 삼목선착장에서 여객선을 타면 10∼30분 만에 닿을 수 있는 섬들이다. 장봉도는 등산로가 잘 정비돼 있는 섬이어서 등산과 자전거를 즐기는 주말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특히 가막머리 전망대에서 바라다 보이는 북서쪽과 강화도 서쪽 사이로 떨어지는 낙조 풍경이 일품이다. 장봉도에는 희고 고운 백사장을 자랑하는 옹암해변, 한들해변, 진촌해변 등이 있으며 썰물 때면 갯벌에서 조개·낙지 등을 잡을 수 있다. 특히 옹암해변에는 백사장 뒤로 노송들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어 아늑한 느낌을 준다. 선착장의 인어상도 장봉도의 볼거리다. 옛날 장봉도 앞 날가지 어장에서 한 어부의 그물에 인어 한 마리가 걸렸는데 불쌍히 여겨 산 채로 놓아주었더니 그때부터 만선(滿船)을 이뤘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당일 여행이 가능한 시도에는 드라마 ‘풀 하우스’ ‘슬픈연가’의 촬영장이었던 수기해변이 있다. 이들 세트장은 인천공항에서 내린 중국인 관광객들이 단체로 찾는 곳이기도 하다. 시도는 화살섬이란 뜻으로, 고려 말 이성계와 최영의 군대가 강화도 마니산에서 이 섬을 과녁 삼아 활쏘기 연습을 했다고 해서 화살섬, 살섬으로 불리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바로 옆의 모도에는 조각가 이일호씨가 개인 작업실을 짓고 그 앞마당 잔디밭에 조성한 조각공원 ‘모도와 이일호’가 유명하다. 에로티시즘을 추구하는 다양한 조형미술 작품들이 바다와 조화를 이루는 해변 갤러리다. 신도에는 인천공항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구봉산이 있어 주말이면 섬 등산객들로 붐빈다.

 ●영흥·선재도 영흥도와 선재도는 시화방조제를 거쳐 대부도를 지나면 선재대교와 영흥대교로 연결되어 있는 섬 아닌 섬이다. 선재도 서쪽에 위치한 측도는 밀물 때는 선재도와 바다로 분리되지만 썰물 때면 다시 이어져 통행이 가능하다. 해변에는 콩알만 한 자갈이 깔려 있으며 섬 곳곳에서 낚시를 즐길 수 있다.

 선재도 바로 앞에 있는 무인도인 목섬도 물이 빠지면 쉽게 건너갈 수 있다. 주변의 다른 바다 밑은 갯벌인 데 반해 목섬 들어가는 길만이 모랫길이다. 목섬은 특히 겨울에 눈이 내릴 때의 설경이 유명하다.

 영흥도에는 물고기를 직접 만지고 느낄 수 있는 해양수산체험학습관이 있다. 십리포해변은 1㎞의 해변에 깔린 왕모래와 콩알만 한 자갈 밭이 유명하다. 해변 위로는 우리나라에서 한 곳뿐인 소사나무 군락지가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다.

 영흥도의 장경리해변은 소나무숲이 펼쳐져 있어 야영을 즐기기에 좋다. 여름에는 해변 한가운데로 해가 떨어지는 일몰이 압권이다. 영흥도와 선재도를 잇는 길이 1.25㎞의 영흥대교는 2001년 국내 최초로 세워진 해상 사장교로 야경이 뛰어나다. 영흥도 국사봉 기슭의 통일사는 한국전쟁으로 북녘 땅에 두고 온 가족들을 그리워하는 실향민들을 위해 지어진 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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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