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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제품이 바로 메시지이고 미디어다

박재항
이노션월드와이드 본부장
지난 17~23일 프랑스에서 열린 ‘칸 크리에이티비티 페스티벌(Cannes Creativity Festival)’에 다녀왔다. 이 행사는 원래 ‘칸 국제광고제’라 했는데, 지난해부터 이렇게 이름을 바꿨다. 명칭만 바뀐 게 아니다. 그에 걸맞게 변화한, 몇 가지 트렌드들이 눈에 띄었다.



 우선 출품 광고들의 메시지 표현 방식이 바뀌었다.



 예전에는 광고하는 제품이나 서비스가 얼마나 좋은지 직설적으로 줄줄이 풀어서 얘기하는 게 주류였다. 그 얘기를 유머스럽게, 혹은 감동을 불러일으키게 포장하는 기술이 관건이었다. 이와 달리 요즘은 호기심을 자극하는 요소만 살짝 던져주는 식의 광고가 많다. 자세한 내용은 소비자 스스로 찾아보도록 유도했다.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통로가 많은 현대의 소비자들은 호기심이 생기면 스스로 찾아 나선다는 특성에 맞춘 것이다.



  메시지를 전달하는 미디어에도 큰 변화가 보인다. 온라인의 영역이 커진 지는 오래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이미 필수 매체로 자리를 잡았다. 입간판이나 전광판에만 국한되던 옥외광고는 디지털 기술과 결합해 홀로그램 형태로까지 진화했다. 물리적 한계를 넘어 거의 모든 공간이 활용 가능해졌다. 앞으로도 새로운 매체는 계속 나타날 것이다.



 뭐니뭐니해도 칸에서 나타난 가장 큰 변화는 제품과 미디어의 결합이었다. 제품 자체가 기업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미디어’로서의 역할까지 했다.



 대표적인 예가 ‘그랑프리 중의 그랑프리’라고 하는 종합마케팅부문 그랑프리를 받은 나이키의 ‘퓨얼 밴드(fuel band)’다. 팔찌처럼 차고 다니면서 운동량과 소모한 칼로리 등을 볼 수 있는 제품이다. 이 퓨얼 밴드는 기기일 뿐 아니라 ‘운동에 대한 열정’이라는 나이키의 브랜드 메시지를 소비자들에게 알리는 미디어이기도 했다. 바로 이런 점을 높이 평가받아 ‘제품’이면서도 종합마케팅 그랑프리를 받게 됐다.



 역시 화제를 모은 작품으로 메르세데스 벤츠의 ‘보이지 않는 차(invisible car)’가 있었다.



 타이어 아랫부분을 제외한 자동차 전체에 LED 디스플레이 패널을 붙이고 특수 카메라를 장착해 반대편의 풍경이 그대로 차체에 나타나도록 했다. 그래서 마치 투명 자동차가 굴러다니는 것과 같은 효과를 냈다. 이를 통해 벤츠가 뽐내려 한 것은 연료전지 기술력이다. 마치 차가 아예 굴러 다니지 않는 것처럼 온실가스를 전혀 뿜지 않는다는 점을 투명 자동차를 통해 나타낸 것이다.



 지난해 칸에서 상영회를 연, 아이폰으로만 촬영한 영화 ’파란만장‘도 비슷한 사례다. 뛰어난 영상기능까지 보유한 스마트폰과 그를 뒷받침하는 통신기술이란 메시지를 실제 영화관에서 상영하는 영화라는 미디어로 보여줬다.



 선구적인 미디어 학자이자 문화비평가인 마셜 맥루한은 일찍이 1960년대 초에 이미 ‘미디어가 메시지다’는 말을 했다. 신문과 TV를 염두에 두고 한 말인데, 매체에 따라 같은 메시지라도 사람들은 다르게 수용한다는 의미다.



 이제는 신문이나 TV 같은 전통적인 매체 말고 하나의 제품이 미디어로도 작용하는 시대가 됐다. 동시에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상품이면서도 말이다. 제품이 바로 메시지이고 미디어가 되는 시대가 열렸다.



박재항 이노션월드와이드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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