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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아무도 모르는 단군 이래 최대 잔치

박태희
경제부문 기자
일본 우정성(郵政省) 차관을 지낸 우쓰미 요시오(內海善雄·70)는 일본 정보통신업계의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린 인물이다. 2003년 스위스, 2005년 튀니지에서 열린 세계정보사회 정상회의(WSIS)를 그가 주도했다. 일본이 정보통신기술(ICT) 발전이 더딘 동남아 국가들과 돈독한 협력관계를 맺고, 미국보다 뒤늦게 뛰어든 디지털TV 표준화 경쟁에서 일본 업체들이 열세를 만회한 일도 그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우쓰미의 이런 활약은 그가 차관에서 물러난 뒤 4년 임기의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사무총장을 연임한 1998년부터 펼쳐졌다. ITU는 정보통신에 관한 국제 협의와 표준 마련을 위해 1865년 발족한 국제기구다.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둔 10여 개의 국제기구 가운데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이처럼 세계 정보통신업계에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ITU의 사무총장직을 일본인이 맡은 시기와 소니를 비롯한 일본 전자업체들이 세계를 주름잡던 시기가 겹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ITU 사무총장·부총장·표준화국장 같은 요직을 맡을 인물과 이사국을 선출할 ‘제19차 ITU 전권회의’가 2014년 부산에서 열린다. 아시아에서는 역대 두 번째 열리는 행사다. 4년마다 열려 ‘정보통신의 올림픽’이라 불리는 전권회의는 ITU의 최고의결기구다. 3주간의 회의기간 동안 주요 정책방향에 대한 논의와 전시회가 열리는 한편에선 국제무대에 진출할 선거전이 치열하게 벌어진다. 이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전 세계 193개국에서 장관급 대표단을 포함해 3000여 명 전문가들이 몰려올 예정이다. 159개국에서 손님이 찾아온 서울올림픽을 능가하는 단군 이래 최대 잔치인 셈이다. 주최 측은 경제 효과만 3000억원으로 예상한다. 정부는 일찌감치 개최 작업에 들어가 2010년 회원국 만장일치로 부산 회의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유치 뒤 1년 반이 지나도록 실무 준비는 지지부진하다가 이달 들어서야 처음으로 대회 기본계획 보고회가 열렸다. 준비가 덜 됐으니 홍보가 됐을 리 없다. 국민들 가운데 이 행사를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이번 행사는 ICT 강국 코리아의 면모를 세계에 보여줄 좋은 기회다. 정보통신업계의 염원인 한국인 사무총장 배출 가능성도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지금부터라도 차분히 국민적 관심과 성원을 이끌어내고 대회를 성공적으로 이끌 2개년 로드맵을 준비해야 한다. 1994년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열린 일본 교토 전권회의를 성공적인 행사로 이끈 뒤 사무총장에 당선돼 연임까지 한 우쓰미는 좋은 롤 모델이다. 정보통신 선도 국가의 위치를 다질 기회는 자주 오지도, 반복해서 오지도 않는다. 절호의 기회는 다가오는데 아까운 시간만 흐르고 있다.



박태희 경제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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