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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필요한 한·일 정보협정 왜 절차 논란 자초했나

한·일 간 군사정보보호협정 체결을 둘러싼 정치권의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충분한 여론 수렴과 정치권과의 협의 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정부가 협정안을 국무회의에서 비공개로 의결했기 때문이다. 협정안이 일본 각료회의를 통과하면 이르면 오늘 중에라도 서명이 이루어질 전망이다. 한·일 간에 체결되는 최초의 군사협정이 졸속·밀실 처리 논란에 휩싸인 것은 유감이다.

 하지만 일본과의 군사정보협정은 필요하다. 말할 것도 없이 북한의 위협 때문이다. 이미 헌법에 핵보유국이라고 명시한 북한이 언제 또다시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에 나설지 모른다. 국가안보를 위해 양질의 대북 정보는 다다익선(多多益善)이다. 4기의 정찰위성과 6척의 이지스함, 10기의 공중조기경보기를 운용하고 있는 일본의 대북 정보 능력은 우리보다 한 수 위로 평가되고 있다. 그동안 양국은 미국을 매개로 간접적으로 정보 교류를 해왔지만 신속성과 효율성에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협정이 체결되면 직접적이고 즉각적인 정보 협력이 가능해져 우리의 대북 정보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다.

 국익 차원에서 필요한 일이라면 정정당당하게 절차를 밟으면 된다. 일본과의 정보보호협정이 왜 필요한지, 이를 통해 우리가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당당하게 밝히고, 국민과 정치권을 설득하면 되는 것이다. 김관진 국방장관은 한 달 전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까지 했다. 그랬던 정부가 통상적으로 하는 차관회의 절차도 생략한 채 대통령 외유 중에 슬그머니 국무회의에서 의결하고, 그 사실을 언론에 공개조차 않았으니 탈이 날 수밖에 없다. 미국의 압력에 굴복해 졸속으로 처리한 게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공론화해서 시끄러워지면 통과가 어려워질지 모르니 욕을 먹더라도 꼼수를 쓰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면 그건 정도가 아니다. 이래서 이명박 정부의 일 처리 방식은 늘 당당하지 못하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이다.

 정부는 이미 러시아 같은 옛 사회주의 국가를 포함해 24개국과 군사정보협정을 맺고 있다. 일일이 국회 동의나 여론 수렴 과정을 거치지 않고 독자적 판단에 따라 체결했다는 게 정부 측 설명이다. 과거사, 위안부, 독도 문제 등을 안고 있는 일본과의 군사협정은 신중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지만 과거사나 위안부 문제와 안보 이익은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과거사나 독도 문제는 그것대로 대응하면서 협력할 것은 협력하는 게 옳은 자세다.

 일본과의 정보보호협정 체결을 계기로 한·미·일 3각 동맹이 가시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미국의 견제를 의식하고 있는 중국을 자극함으로써 한·미·일과 북·중·러가 대립하는 신(新)냉전 구도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우려를 감안해 정부는 일본과의 정보보호협정은 그야말로 실무적인 군사정보 교환에 국한된 것으로, 3각 동맹과는 무관하다고 확실하게 선을 그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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