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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아마추어 스파이에 뚫린 첨단기술 보안망

국내 첨단기술을 노린 산업스파이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적발된 기술 유출 건수가 2005년 207건에서 지난해 439건으로 배증했다. 이런 터에 엊그제 삼성·LG가 개발 중인 최첨단 기술인 55인치 TV용 AMOLED(능동형 유기발광 다이오드 기술, 일명 아몰레드)도 도둑맞은 것으로 드러났다. 범인은 이스라엘에 본사를 둔 오보텍 한국 지사에 근무하는 임직원으로 밝혀졌다. 오보텍은 평판 디스플레이 패널의 불량 여부를 검사하는 장비를 삼성·LG에 납품하는 외국계 협력업체다. 게다가 범인은 전문적인 산업스파이가 아니라 검사를 지원하는 직원에 불과했다. 그런 아마추어 스파이에게 글로벌 기업의 보안망이 농락당했다는 게 놀랍다.



 유출된 아몰레드는 우리나라가 국가 핵심기술로 지정할 정도의 최첨단 기술이다. 지금은 휴대전화 등 소형기기에 쓰이고 있지만 삼성과 LG가 대형 아몰레드 TV 양산을 시작하면 시장 규모가 급증할 미래의 먹거리다. 2013년 이후 5년간 시장규모가 90조원에 이른다는 전망도 있다. 게다가 디스플레이는 대만과 중국이 무섭게 추격해 오고 있는 시장이다. 검찰은 이 기술이 중국 BOE와 대만 치메이전자 등 경쟁업체에 유출됐을 걸로 추정하고 있다. 이게 사실이라면 삼성과 LG가 차지하고 있는 압도적인 기술우위가 무너질 가능성도 있다. 검찰은 대략 30조원의 매출 손실이 발생할 걸로 보고 있다.



 범인은 당연히 일벌백계해야 한다. 더불어 오보텍에 대한 수사도 진행돼야 한다. 이스라엘 기업이라 본사 압수수색 등은 쉽지 않겠지만 그렇더라도 국제 공조를 통한 수사 가능성을 찾아야 한다. 그래야만 부쩍 늘고 있는 산업스파이 행위를 줄일 수 있다. 국내 기업도 보안인프라를 훨씬 강화해야 한다. 국내 최고 수준이라던 삼성과 LG의 보안망이 일개 아마추어 스파이에게 농락당할 정도로 허술하다면 다른 기업은 말할 것도 없다. 기술은 유출되면 되돌려받기란 어렵다. 피해보상을 받을 길도 사실상 없다. 기업 스스로 보안인프라를 강화하고, 보안 의식을 보다 철저히 하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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