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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전 아프간 수준이던 한국, 교육 가능성을 보여줘"

안드레아 슐라이허: 통계를 활용해 더 나은 교육 시스템 만들기



안드레아 슐라이허는 이렇게 말한다. "학습은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움직이는 것입니다." OECD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를 이끌고 있는 그는 학생과 학습의 수준을 전세계적으로 높일 수 있도록 교육 시스템을 국제적으로 비교한 자료를 가지고 이 행사에 참석했다.



먼저 관객으로 참석한 미국인들을 위해 역사를 간략히 설명했다. 1960년대 세계 최고 수준이었던 미국의 교육 시스템에 비해 일부 국가는 1970년대 혹은 1980년대에 이르러서야 그 수준을 따라잡았으며, 이러한 추세는 아직도 변하지 않았다. 한국과 같은 나라는 교육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슐라이허는 "두 세대 전, 한국의 생활 수준은 아프가니스탄과 비슷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한국의 모든 젊은이들은 고등학교까지 마칩니다"라고 말했다.



성공의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 하는 문제는 교육 시스템 평가에 있어 주요 쟁점 중 하나이다. 이제 이 문제의 기준은 단순히 그 사람이 어떤 학위를 받았는지에 있지 않다. 최근의 젊은이들에게 요구되는 것은 정규 교육을 마친 후에도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기술을 가지고 있느냐 하는 것이다. 슐라이허는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대학 졸업예정자들은 직장을 구하기 어렵다고 하고 고용주들은 필요한 기술을 갖춘 사람을 찾기 어렵다고 토로하는 현재의 이율배반적인 상황을 보세요. 이는 더 좋은 학위가 더 좋은 기술이나 직업, 삶으로 바로 연결되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우리는 PISA에서 이런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일합니다. 우리는 학생들이 본인이 배웠던 것을 바탕으로 추론할 수 있는지, 그리고 자신들의 지식을 새로운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 싶습니다."



2009년에 PISA에서 74개의 교육 시스템을 평가하여 얻은 통계는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그는 "상하이와 칠레에 사는 15세 학생 사이에는 3년의 격차가 있었습니다"라고 밝혔다(사실 가장 심한 경우에는 7년의 격차가 나는 경우도 있었다). 이는 상당한 차이여서 덕분에 관객들은 전반적인 상황을 명확히 이해할 수 있었다.



예상할 수 있듯이 PISA에서는 단순히 결과만 보는 게 아니라 사회적인 형평성 등의 문제를 고려하고 학생의 주변 환경이 교육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는 등 문화 전반의 큰 그림도 함께 본다. 주변 환경은 큰 영향을 끼친 경우도 있었으며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확실한 점은 평가 결과가 좋지 않은 국가 내에서 사회적 격차가 크게 벌어질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이렇게 물었다. "좋은 평가 결과를 내면서 큰 격차를 감수하는 것과 형평성을 유지하면서 평범한 결과를 내는 것, 둘 중 어떤 것이 나을까요?" 슐라이허는 이 질문은 선택지가 잘못 되었다고 말한다. 실제로 탁월한 교육 수준과 형평성을 동시에 보여주는 나라도 많다. 현재 중국이나 한국, 핀란드와 같은 국가에서는 모든 학생이 주변 환경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고 훌륭한 수준의 교육을 경험하고 있다. 이들 국가의 성취도는 학생을 일차원적으로 분류하는 교육 패러다임을 벗어나고자 하는 다른 나라에도 주요한 시사점을 던져준다.



또한 슐라이허는 이 문제가 돈을 들인다고 해결할 수 있는 단순한 성격의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돈을 어떻게 쓰는지가 더 중요하다. 그는 한국과 룩셈부르크의 경우를 대비해 설명한다. 한국은 교사들을 끌어 모으고, 긴 수업 기간을 유지하며 교사들이 전문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데 많은 돈을 쓴다. 그러기 위해 상대적으로 유지 비용이 저렴한 큰 규모의 학급을 운영한다. 유럽의 작은 나라 룩셈부르크도 한국과 비슷한 수준의 예산을 사용하지만 학부모와 정책 입안자들은 소규모 학급을 선호하기 때문에 그들은 여기에 투자해왔다. 규모가 작으면 상대적으로 유지 비용은 비싼 편인데 다시 말해 교사들이 특별히 많은 봉급을 받는 것도 아니고, 학생들이 받는 수업 시간이 길어지지도 않으며, 교사들은 모든 시간을 고스란히 가르치는 것에만 사용해야 한다는 뜻이다.



[사진 = 제임스 던컨 데이비슨]


2000년 이래로 국가들은 교육에 35%나 더 투자했다. 그래서 우리는 더 나아졌는가? 슐라이허는 "가슴 아픈 사실은 그렇지 못한 국가가 많다는 것입니다."라고 밝혔다. 재차 말하지만 이것은 단순한 돈 문제가 아닌 시스템의 문제이다. 2000년 슐라이허의 모국인 독일의 평가 결과가 좋지 않았고 이 때문에 자아 성찰적 공청회를 열었다. 그 결과 연방 정부는 교육에 대한 투자를 늘렸고 이민자에 대한 사회적 차별을 줄이려고 노력했다. "이는 기존 정책 최적화하는 수준이 아니었습니다. 데이터가 독일 교육의 기저에 깔린 믿음을 변화시킨 것입니다."라고 그는 말했다. 수년이 지난 후 그 변화들은 성과로 이어졌다.



그렇다면 형평성과 평가 결과, 두 부문에서 모두 좋은 성과를 낸 국가로부터 우리는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어떤 환경에서 성공적이었다고 해서 다른 곳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을까? 그는 "교육 시스템을 통째로 베껴서 도입할 순 없습니다. 하지만 공통 요소는 굉장히 많습니다."라고 지적했다. "진정한 문제는 교육이 다른 것들에 비해 얼마나 중요하냐는 것입니다. 교사들에게 월급을 얼마나 지불하시나요? 자녀들이 변호사보다는 교사가 되길 원하시나요? 언론매체에서는 교사에 대해 어떻게 말하나요? 우리는 평가 결과가 좋았던 시스템에서는 국민들이 교육을 가치 있게 여기도록 지도자가 잘 이끌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핵심은 모든 아이들이 성공할 능력을 지녔다는 믿음이다. 일본과 핀란드의 학부모는 자녀들이 성공할 것이라 믿으며, 이러한 기대가 아이들의 행동에도 영향을 끼쳤다. 또한 PISA 평가에서 좋은 성과를 낸 국가들은 학습 기회를 개인에 적합하게 맞추고 명확한 기준을 공유하기 때문에 학생들은 모두 자신에게 필요한 사항을 이해하게 된다. 교사에게 가르쳐야 할 내용에 대해 자율권을 주고 그 방법도 교사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그는 "과거에는 교육의 초점이 지혜를 전달하는 것에 있었다면, 이제는 만들어진 지식을 활용할 수 있게 만드는데 것에 초점이 맞춰져야 합니다."라고 밝혔다.



교사들에게 투자하는 것이야말로 결정적인 열쇠이다. 교사의 진보와 성장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그들이 끊임없이 배울 수 있게 지원하도 도와주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 과거 연구 결과를 되돌이켜 보면 세계적으로 높은 성과를 낸 국가들은 일반적으로 교사가 교수법을 혁신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사진 = 제임스 던컨 데이비슨]
아마도 슐라이허의 통계치 중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다음일 것이다. 높은 성과를 내는 국가 내 학교 간 편차는 5%에 불과하다. 그는 "모든 학교가 성공합니다"라고 말했다. "성공은 시스템에서 오니까요."



슐라이허는 이 연구의 한계점도 인식하고 있다. PISA는 각 나라들에 무엇을 해야 할지 알려줄 수 없다. 그 대신 다른 나라가 무엇을 하는지를 보여줄 수 있다 - 그리고 다른 정책 입안자들에게는 교육을 통해 어떤 일들이 가능한지도 보여줄 수 있다. "이 연구 결과는 안주하고 있던 이들의 변명거리를 앗아갔어요. 그리고 모든 학생과 교사, 학교, 또 교장 선생님을 도울 수 있는 의미 있는 방향을 제시하고 측정 가능한 목표를 세웠습니다."라고 말하며 그는 강연을 마무리했다. "가능성은 무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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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 헬렌 워터스(Helen Waters)

번역 : 이미령, 추교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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