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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수능일수록 어렵게 공부해야 고득점”

대학 입시는 복잡하다. 지난해 국내 대학 수시전형은 3000여개에 달했다. 학부모들이 각종 입시설명회에 매달리는 이유다. 뿐만 아니다. 고등학교 입시 환경도 변하고 있다. ‘엄마의 정보력이 곧 경쟁력’란 말이 현실이 됐다. 강남 서초 송파&이 3회에 걸쳐 ‘학부모, 입시 전문가에게 길을 묻다’ 시리즈를 기획한 이유다.



학부모, 입시 전문가에게 길을 묻다

입시전문가와 학부모들이 고교·대학 입시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왼쪽부터 학부모 임지원·박수현씨와 신종찬·김혜남 교사


3만명의 회원을 보유한 학부모 커뮤니티 ‘디스쿨’에는 하루에도 수십 개의 교육 관련 질문이 올라온다. 강남 서초 송파&은 이런 학부모들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디스쿨 회원들과 함께 6인의 입시 전문가를 직접 만났다. 처음 만난 전문가는 휘문고 신종찬·문일고 김혜남 교사다. 그들은 ‘고교 선택법’과 ‘2014학년도 대입환경 변화’에 대한 해답을 제시했다.



박수현(42·도곡동, 이하 박)=요즘에는 고교 입시도 복잡한데 현재 숙명여중 1학년인 제 아이가 2년 후 어떤 고교를 선택해야 할 지 고민입니다.



신종찬 교사(이하 신)=고교 유형이 점점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자기주도학습 전형을 실시하는 과학고·영재학교·전국단위모집 자율고의 경우, 중학교 때부터 철저한 내신관리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전과목을 고루 잘하는 전교 1등보다 수학·과학과목에 뛰어난 재능을 보이는 전교 10등이 영재학교·과학고에서 적응을 잘합니다. 아이의 성향을 파악하는 게 최우선 과제입니다. 진로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있어야 면접에서도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어요.



박=아이가 영재학교나 과학고, 전국단위모집 자율고를 가고 싶어 하는데, 내신성적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요.



신=민족사관고·상산고·하나고 등 전국단위모집 자율고는 내신반영 학기와 과목이 학교마다 다릅니다. 특정 교과에 가산점을 주기도 하죠. 하지만 기본적으로 국어·영어·수학·사회·과학 등 주요과목은 1~2등급대를 유지해야 합니다. 아무리 다른 과목을 잘 해도 이들 과목 성적이 1~2학기라도 2등급을 벗어날 경우엔 원서조차 쓰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중2 때 수학·과학 시험 한 번 망치면 영재학교·과학고는 포기해야 한다고 생각하셔야 합니다.



임지원(41·대치동, 이하 임)=첫째 아이가 휘문중 1학년에 다닙니다. 2014년도부터 고교내신에 절대평가제가 도입된다고 하더군요.



김혜남 교사(이하 김)=절대평가제 도입으로 고교 내신 경쟁은 약화될 것입니다. 하지만 절대평가제가 도입된다고 해도 원점수와 과목평균, 표준편차는 여전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석차등급만 A~E로 바뀔 뿐, 대학이 학생부를 평가할 때는 환산점수를 통해 석차등급 뿐 아니라 과목평균과 표준편차까지 고려하거든요. 학력수준이 높은 일부 특목고 학생들의 경우 내신의 불리함은 만회할 수 있는 요소는 있겠지만, 일반고 학생들은 대학입시에서 미치는 절대평가제의 영향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합니다.



임=특목·자율고 열풍이 불진 않을까요.



신=일반고의 내신 우위가 사라집니다. 특목고나 자율고에서도 대학 입시에서 학생부 중심 전형으로 합격하는 게 가능해지겠죠. 또 다양한 자체 프로그램을 통해 입학사정관 전형이나 논술 중심 전형에 대비하고 있는 특목·자율고의 경우 내신의 불리함이 해소되면 진학실적도 당연히 좋아지겠죠. 특목·자율고에 대한 선호도 증가, 충분히 가능한 얘기입니다.



임=강남 학부모들은 어떤 전략을 세워야 할까요.



김=고등학교 입시가 내신 위주고 외부대회를 인정 안 해주기 때문에 교내대회만 줄곧 나가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저는 기본적인 목표를 잡은 뒤 자녀가 즐거워하는 다양한 교내·외 활동을 해 보기를 추천합니다. 자기소개서 등 제출서류를 통해 한 분야를 집중했다고 노력한 흔적은 대학에서도 좋은 평가를 내리기 마련입니다. 길게 볼 필요가 있다는 얘기죠.



박=‘쉬운 수능’에 대비할 방법이 궁금합니다.



신=저는 평소 아이들에게 공부를 어렵고, 힘들게 하라고 얘기합니다. 문제가 쉽게 출제되면서 학생들은 공부를 건성으로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심화된 내용으로 파고들려고 하질 않죠. 모의고사 때는 ‘쉽게’ 공부하는 게 통할 수 있지만, 실전에서는 다릅니다. 특히 언어·외국어 영역은 단 몇 문제만으로 등급이 바뀔 수 있습니다. 깊이 있는 공부가 실수를 줄이고, 고득점을 받을 수 있는 지름길입니다.



임=2014학년도에 수능이 크게 변한다던데요.



김=언어·수리·외국어영역이 국어·수학·영어로 바뀌고, A·B형으로 나눠져 수준별로 시험을 치를 수 있죠. 탐구영역에서의 선택과목도 2과목으로 줄어듭니다. 현 수능처럼 범교과적인 영역이 아니라 교과 중심의 문제가 출제됩니다. 필요이상으로 과도한 시험 준비를 하지 않도록 유도하는 것이죠. 결국은 ‘사교육을 잡겠다’는 정부의 의지라고 보면 됩니다.



임=변화된 수능에 어떻게 대비하면 좋을까요.



신=교과내용을 다양한 방식으로 반영하기에 학교수업에 더욱 충실해야 합니다. 국어와 수학을 동시에 B형으로 선택하는 것이 금지돼 있기 때문에 진로를 더욱 분명하게 설정해야 하죠. 중요한 개념이나 기본적인 원리 등을 분석적으로 이해하면 어렵지 않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이 출제될 것입니다. 또 대학별로 A·B형 반영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미리 전략을 세워둬야 합니다. 



글=전민희 기자

사진=장진영 기자

촬영 협조=갤러리 로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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